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권두인터뷰

“부시는 교만 버리고 DJ는 기죽지 말라”

‘악의 축’ 발언 예고한 크리스찬아카데미 설립자 강원용 원로목사

  • 안기석 <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 daum@donga.com

“부시는 교만 버리고 DJ는 기죽지 말라”

2/6
-9·11테러 사건이 터진 것을 보면서 왜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리라고 생각한 겁니까.

“1960년대에 하비브 전 주한미대사관 참사관이 주베트남대사로 떠나면서 한 말이 생각났어요. ‘미국이 반독재와 인권만을 옹호하는 나라로 생각하는데, 미국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지금 미국의 국익은 베트남전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런데 베트남전이 백인종 대 황인종의 대결처럼 인식되고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한국군의 참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당시 저는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9·11테러 사건이 터지는 것을 보면서 기독교 대 이슬람의 대결구도를 피하기 위해서는 비이슬람국가를 끌어들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 겁니다. 미국이 비이슬람국가 중 불량국가로 지목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인데 쿠바의 일부 땅은 포로수용소로 활용하기 때문에 결국 북한을 목표로 삼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그래야 순수하게 반테러전쟁을 한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을 것 아닙니까.”

-부시 정권의 의도야 어찌됐든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나아가 이 기회에 미국이 대량살상무기를 생산, 수출하는 북한을 제압하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견해도 우리 사회에 있는데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좋은 일을 많이 했지만 못마땅한 점도 있어요. 한반도 문제에 미국이 늘 개입해 왔는데 한번도 우리와 의논한 적이 없어요. 북한을 공격한다면 북한만 타격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이 타격 받으면 가만히 앉아서 당하겠습니까. 남한을 선제공격합니다. 실제로 1994년에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물을 폭격하려고 하니까 북한이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북한을 공격하면 중국과 러시아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중국은 향후 올림픽 개최와 경제성장을 위해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죠.

이 두 강대국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것을 가만히 구경하고만 있겠습니까.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가 전쟁상태가 됩니다. 미국은 최첨단 무기로 공격만 하겠지만 결국 피를 흘리는 것은 우리 민족입니다. 아프카니스탄에서도 미국은 폭탄만 퍼부었지 피를 흘린 것은 아프카니스탄 사람들 아닙니까. 테러에 대해 반테러라는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키면 폭력의 악순환은 끝나지 않습니다. 피해를 입은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반테러전쟁도 역시 테러로 여겨지지 않겠습니까. 부시는 세계를 테러와 반테러 진영으로 양분했는데 그런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미국만 고립되는 자가당착에 빠지고 맙니다.”



-목사님의 발언은 반미주의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미국과 대립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반미도, 그렇다고 지나친 대미 의존도 모두 반대합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억제할 수 있는 평화적인 방법이 있는데 우리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쟁을 왜 받아들여야 합니까. 평화를 원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해서 판매하지 않아도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경제를 재건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주변 4대 강대국과 남북 당사자가 참여하는 2+4회담을 통해 대화를 하면 충돌을 피할 수 있습니다. 지금 지식인이나 정치인들 중에는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안일하게 생각하거나 이 기회에 아프카니스탄처럼 북한을 쳐부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두 경우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전쟁 가능성은 단 1%라도 있으면 막아야 합니다.”

-이번에 방한하는 부시 대통령에게 2+4회담을 제안할 의향이 있습니까.

“내가 제안한다고 들어주겠어요? 미국이 주장하는 것은 평화를 지키자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부시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는 한 이 지역의 평화가 유지될 수 없으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모두 힘을 합해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과도 대화를 하겠다, 우리가 MD를 전력 추구하는 것도 이 지역 국가들이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니까 협력해달라’고 한다면 저부터도 발벗고 나서 지지하지요.”

2/6
안기석 <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 daum@donga.com
목록 닫기

“부시는 교만 버리고 DJ는 기죽지 말라”

댓글 창 닫기

2021/04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