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호

나의 중국어학습 체험기

  • 입력2004-11-08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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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 유학생과 매일 10분씩 대화 / 임통일 (한중국제법률연구소 변호사)
    • 문법 버리고 읽고 외우기로 성공 / 성재우 (SK텔레콤 중국팀)
    • 6개월 현지연수로 결정적 효과 / 문성용 (LG상사 식량팀)
    • 스타TV, CCTV 청취로 듣기 마스터 / 장도성 (고려대 4학년)
    ‘니 하오(안녕하세요)’를 배우면서 시작한 중국어 학습이 벌써 6년째를 맞이했다. 1996년 원단에 결심한 계획이 바로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중국어 회화책과 테이프를 구입해 공부를 시작한 지 두 달 남짓 지났을까, 대만 청년회의소 방문단을 김포공항에서 마주할 기회가 있었다. 아내가 보는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폼을 잡고 자랑 삼아 중국어로 말을 건넸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니 하오’라는 인사말 외엔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게 아닌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한 중국어가 웃음거리가 되자 실망이 매우 컸다.

    그 사건이 있은 뒤에 중국인 교환교수 한 분을 저녁마다 집으로 모셔 부부가 함께 중국어 회화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만든 외국인을 위한 중국어 교재 2권을 갖고 10개월 동안 공부했더니 중국어 문어 표현의 대강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책에 나온 표현을 그대로 되새김하는 게 아니라 내 입으로 말을 지어내는 것과 글로 중국어를 쓰는 능력이었다.

    한동안 아침마다 중국인 유학생과 전화로 10분 정도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병행했다. 재미있는 중국민담을 소재로 질문을 주고받고 대답하는 식이었다. 중국어를 입에 걸치는 정도에 만족하지 않고 잘한다는 말을 들으려면 애당초 이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중국어를 마스터하겠다는 일념으로 1997년 여름 두 달 동안 중국 베이징외국어대학 중국어 연수과정에 참여했다. 일본, 홍콩과 유럽 각국에서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온 사람들과 중국어를 함께 배우며 지낸 기간은 매우 즐거웠다.





    중국에 대한 호기심


    연수기간 중에 가족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관광을 함께 했는데 머쓱한 일이 또 벌어졌다. 중국에 와서 나름대로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중국어로 쓰여진 차림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가족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만 골라 주문한 것이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중국어 연수과정은 변호사 개업 이후 5년 남짓 쉬지 않고 일에만 매달린 필자에게 오래간만의 좋은 휴식이 됐다. 하지만 목적은 중국어 학습에 잊지 않았던가. 소정의 연수과정이 모두 끝났을 때 애초에 내가 중국어를 완성하겠다고 덤벼든 게 얼마나 무모했던가를 절실히 깨달았다.

    중국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것은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사람이 되는 방법 외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학습하면 외국인으로서는 손색없는 중국어 사용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중국에서의 경험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역사박물관과 각종 유적지를 둘러보면서 5000여 년 동안 우리가 영향을 받아왔고 교류해왔던 문화의 용광로 중국의 거대한 무엇에 대해 두려움이 일기도 했다. 이젠 단순히 말공부가 아니라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중국, 문화대혁명의 나라, 개혁개방의 나라 등 중국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겼다.

    그래서 최근 중국임시정부 시절 항일전쟁시기에 만들어진 한중교류단체인 한중문화협회에 가입해 이사로 활동하면서 한중교류사업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중국이 우리나라의 3대 무역국의 하나인데도 중국 법률에 대해 체계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한중국제법률연구소’를 설립했다. 1998년에는 중국법률전문 인터넷사이트(www.lawyer21. co.kr)를 개설했다. 최근엔 연구소에서 중국법률에 대한 상담도 하고 중국의 경제관련 법률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필자의 중국어 공부가 이쯤 되면 어느 정도 수준에는 이르렀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도 필자는 중국어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들과의 송년회 모임을 마련해 한국에 와 있는 많은 중국인을 사귈 기회를 마련하고 있고, 매년 베이징대 학생들을 초청하는 협회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해 중국인들과 교류하면서 중국어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중국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로부터 ‘니더 한위 진뿔러 헌 뚜어(중국어가 많이 늘었군요)’라는 말을 듣는데, 행여 중국어 실력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해 승용차를 타고서도 항상 오디오 테이프 교재를 듣고 우리 드라마를 중국어로 더빙한 비디오 교재, 잡지를 한 달에 한 번씩 받아보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덕분이다.

    중국어를 잘하려면 우선 중국의 법이나 정치·경제·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풍부한 독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중국어 단어를 익혀야 한다. 필자는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중국어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한국인들도 많이 사귀게 돼 식견을 높일 수 있었고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위치를 가늠하는 안목도 갖게 됐다.

    ‘텃밭을 경시하고 산 너머 밭에만 공들였던’지난 반세기를 반성하고, 많은 사람들이 중국어를 배워 무섭게 떠오르는 우리의 텃밭, 중국을 무대로 미래를 개척해 나간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중국은 국가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중국어는 우리의 미래를 열어주는 열쇠다.

    “중문과 나왔어요?” “어떻게 중국어 공부를 시작할 생각을 했습니까?”

    중국사업팀으로 자리를 옮기고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심심치않게 받는 질문이다.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 것은 대학시절 우연히 초급중국어를 수강하고부터. 한 한기 동안 열심히 공부했지만, 대학 교양수업이 대게 그렇듯이 아쉬움이 많았다. 수업 들은 것이 아깝기도 해서 계속해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엔 미국어학 연수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고시공부를 하던 친구들과 달리 따로 시험준비를 하고 있지 않던 필자도 어학연수를 다녀와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 중국이다!’ 필자의 눈에는 누구나 가는 미국보다는 중국이 더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 당시의 선택이 삶의 방향까지 바꾸어놓은 셈이다.

    지금도 중국어를 아주 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겪은 크고 작은 시행착오 탓에 중국어 학습법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할 말이 많다. 중국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 중국어에 대해 선입견을 많이 갖고 있었다.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하고, 영어를 배울 때처럼 문법을 줄줄이 익혀야 하고, 단어를 많이 외우고….

    이러한 편견을 갖고 있던 탓에 영어를 처음 배울 때와 같은 방식으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 교양수업용 중국어 교재를 갖고 문법 단어를 암기하고 외운 문법에 단어를 짜 맞추는 식으로 공부했다. 그런 식의 방법으로 공부하는데 중국어가 늘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원에 등록했고, 운 좋게도 훌륭한 방법으로 강의하는 강사를 만나게 됐다.



    “한자는 중요하지 않다”


    학원 수업은 학교와는 크게 달랐다. 학원에선 중국어 공부하면 떠오르는 한자와 문법은 강조해 가르치지 않았다. 지겹게 많은 한자와 난해한 문법으로부터 해방되면서 공부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강사는 성조와 발음에 대해 무척 강조했는데(성조가 발음보다 더 중요하다. 실제 대화에서 중국인들은 발음이 정확해도 성조가 틀리면 알아듣지 못한다. 반대로 발음이 어색해도 성조가 정확하면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한 달 남짓 한자는 한 번도 구경할 수 없었고 영어로 쓴 중국어 발음기호를 갖고 중국어를 배웠다.

    발음기호대로 따라 읽고 성조를 익히는 과정은 매우 지루했고 이런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지 회의가 들기도 했지만 강사를 믿고 밀어붙이기로 했다. 성조와 발음에 대한 강의가 끝나면 문법 설명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초과정을 마친 뒤에도 문법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수업은 교재의 문장을 읽고 외우고 발음 성조를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문법=어학이라는 등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강사의 능력에 의심을 품고 학원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었다. 3개월 정도 그런 방식의 수업을 듣고 나선 ‘이런 기막힌 방법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독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물론 문법습득과 한자 암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어 학습은 회화를 배우는 것부터 시작해 독해·작문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 중국에 건너가 6개월 동안의 어학연수 과정을 이수하면서 내가 배운 학원의 학습법이 절대적으로 옳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공부했더라면 중국어를 마스터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중국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문법 한자에 얽매이지 말고 되풀이해 읽고 외우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중국어엔 문법이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중국어도 영어와 마찬가지로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외국어일 따름이다.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언어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다.



    ▲ 6개월 현지연수로 결정적 효과 / 문성용 (LG상사 식량팀)


    중국과 중국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군대 시절부터다. ‘20세기 중국사’란 책을 읽고 중국의 문화와 역사에 푹 빠져 지냈다. 무역학 전공자로서 중국어 습득이 경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지만, 중국어 학습을 시작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중국에 대한 소박한 동경 때문이었다.

    제대하고 복학까지 10개월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중국어 학원에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기초 단계에서 잘못 익힌 발음은 아무리 노력해도 바로잡기 힘들다는 것을 영어공부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터라 발음에만 한 달을 꼬박 투자했다.

    학원수업은 교과서를 통째로 암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험에 따르면 가장 좋은 중국어 체득법은 암기다. 발음에 주의하면서 한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소리 내어 읽으면서 문장을 암기했다. 자신의 발음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발음교정에도 도움이 됐다.

    중국어 뼈대가 어느 정도 잡혀가던 1997년 2월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중국에선 책에 매달리기보다 어학연수를 온 외국인과 중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들과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면서 실력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배운 표현을 실제로 사용하고 반복하는 것보다 언어 습득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몸으로 체득한 중국어 ‘위에 라이 위에’는 ‘점점 ~해진다’는 표현인데, “식당 밥이 점점 맛이 없어진다”부터 시작해 “날씨가 점점 따뜻해진다” “여자들이 점점 예뻐진다” 등의 표현을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실제로 사용하면 저절로 암기가 됐다. 이러한 방식으로 몸으로 중국어를 배우다 보니 같은 반 친구들보다 훨씬 앞서 갈 수 있었다.

    학교에서 시안, 뤄양 등지로 일주일 동안 단체 수학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데 돌아오는 길에 중국 동남부로 10일 동안 따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런데 학교에선 수업일수가 모자라니 고급반으로 진급시켜줄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연수원 부원장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저는 C반 학생입니다. C반 학생 중에 이렇게 중국어 잘하는 사람 보셨나요?” 부원장도 내 중국어 실력을 인정했는지 D반으로 승급할 수 있었다.

    매년 5월이면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는 HSK(한어수평고시) 때문에 한바탕 열기에 휩싸인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목표는 6급(중국에서 1년 정도 학습한 사람이 취득할 수 있는 수준). 중국에 온 지 석달 남짓 된 필자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목표였다.

    5월 한달 동안 거의 미친 듯이 공부에만 매달렸다.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부족한 문법과 단어를 익혔고 시중에 나와 있는 HSK관련 문제집 모두를 풀었다.

    결과는 물론 합격이었다. 시험준비를 하면서 익힌 문법과 단어는 중국어 실력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책상에 앉아 머릿속에서만 외운 단어는 쉽게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필자는 익힌 단어들을 의식적으로 대화중에 사용하면서 체화할 수 있었다. 6월 이후 나도 모르게 중국어가 술술 나오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갓난아이가 처음 말문을 터뜨리고 하루가 다르게 언어를 배워가는 것처럼 내 중국어 실력도 나날이 발전해갔다.

    중국어 실력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중국에서 일어공부를 해보자는 기상천외한 생각을 했다. ‘일본어 첫걸음’이란 한국책을 들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친구가 “중국어 교재로 일어를 공부하면 중국어와 일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지 않느냐”고 충고했다.

    ‘외국어로 외국어를 배운다.’ 한국인들이 외국어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 얼마나 잘못돼 있는지 인도네시아 친구의 말을 듣고 깨달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세상이 열리는 느낌이었다. 미련 없이 ‘일본어 첫걸음’을 팽개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인도네시아 친구의 말은 옳았다. 그렇다면 중국어 학습을 영어로 하면 어떨까. 중국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방식을 한 번 추천해 보고 싶다.

    9월초 5개월 남짓의 중국연수를 끝내고 한국에 돌아왔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중국어는 물론이고, 중국과 중국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잠재력을 몸소 체험했다는 것은 직장생활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주변에 중국과 중국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용기와 시간을 내 6개월 정도 중국연수를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다.



    ▲ 스타TV, CCTV 청취로 듣기 마스터 / 장도성 (고려대 4학년)


    중국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군 생활을 끝내고 복학을 앞둔 시점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뤄가는 중국에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됐고, 그들의 언어인 중국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중국어 교재를 구입해 혼자서 공부했다. 영어를 거의 독학으로 마스터한 경험이 있는 터라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곧 성조와 한자에 대한 기초지식을 갖추지 못하면 절대로 실력이 붙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고선 10년을 공부해도 습득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 독학을 포기하고 학원에 등록했다. 지금 중국어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독학보다는 학원이나 학교강의를 권하고 싶다.

    중국어는 다른 어떤 언어보다도 기초가 중요하다. 또한 다른 언어와 달리 기초단계부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공부를 시작한 지 한두 달 만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기초 단계를 넘기면 재미도 붙고 빠른 시간에 실력도 는다. 처음에 성조와 발음을 잘 배워둔다면 중국어의 절반을 끝낸거나 다름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초기에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2000년 1월부터 두 달간 학원에 다니면서 중국어 기초과정을 배웠다. 욕심을 내서 여러 책을 동시에 공부하기보다는 학원교재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의욕만 앞세워서 여러 교재를 보다가 싫증을 내느니 학원 교재에 나온 내용만은 내 것으로 만든다는 자세로 교재를 반복해서 공부했다. 특히 교재에 나온 실용문장이나 간단한 문장을 통째로 암기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3월 복학하고 나서는 학원비도 절약할 겸 학교 강의를 활용해 실력을 쌓았다. ‘교양 중국어’ ‘교양 중국어 회화’와 중문과 전공과목 등 한 학기에 세 개의 중국어 강의를 신청해 수업을 들었다. 3명의 교수님들로부터 중국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또 별도의 투자 없이 주 9시간 동안 수업을 집중해서 들은 것이 크게 도움이 됐다.

    암기과목 공부하듯이 몰아서 하는 공부보다는 아무리 바빠도 하루도 빠짐없이 1시간만 중국어 공부에 투자한 것도 좋은 공부 방법이었던 것 같다.

    등하교 시간을 이용해 중국어 테이프를 들었고 강의가 없는 시간엔 학교 어학실습실을 찾아 스타TV, CCTV 등의 중국방송을 시청했다. 듣기연습을 할 때는 테이프 하나를 골라 50번씩 되풀이해 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3개월 정도 공부하자 방송 내용의 80% 정도를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쌓였다.



    자투리시간의 활용


    중국어를 어느 정도 듣고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중국방송을 매일 시청하다 보니 중국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져 중국문화와 관련된 책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30여 권에 이르는 중국관련 서적을 읽었으니 적지 않은 양이다. 중국 관련 도서뿐만 아니라 중국신문도 탐독했다. 기사를 접하면서 중국을 좀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은 중국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절호의 기회였다. 다시 학원을 다니면서 하루 5~6시간을 중국어 공부에 투자할 수 있었고, 중국어권 학생들과의 언어교환(Language Exchange)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국으로 연수온 중국학생들을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중국어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그들에게 질문하고 한국어를 가르쳐 주면서 중국어 과외도 받았다. 중국어권 친구들과 중국어로 이메일을 교환하면서 작문실력도 키울 수 있었다. 한국에 체류중인 조선족에게 중국어 과외를 받은 적도 있다.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가장 절실히 느낀 것은 언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1~2개월 중국어를 공부하다가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다며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공부를 하고자 결심했으면 평생 공부한다는 자세로 시작하는 게 좋다. 또 언어습득은 문화에 대한 공부가 반드시 병행돼야 효과적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중국어를 배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물론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것이다. 하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고 결과가 꼭 좋은 것도 아니다. 필자처럼 주변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활용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지금 중국어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라면 하루에 1~2시간씩 2년만 꾸준히 투자하겠다는 각오만 갖고 있으면 바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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