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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푸틴에게 항모·수호이27·디젤잠수함 요구하다 거절당했다

김정일 방러단 선발대가 말하는 북·러 비밀거래 내막

  • 글: 최영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yi@donga.com

김정일, 푸틴에게 항모·수호이27·디젤잠수함 요구하다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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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월23일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은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회담에서 러시아는 철도 연결에 대한 희망을 강력하게 나타냈고, 북한은 과도한 무기제공을 요구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요구를 딱 잘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열흘 전인 8월10일경 북한 보위부 요원 12명이 선발대로 러시아에 파견되었다. 이 선발대 요원 대부분이 40대였고 해·공군의 대좌급 무기 전문가였다. 선발대 책임자는 최진철(가명) 소장(한국군 준장에 해당). 최소장은 북한인 러시아 벌목공 관련 업무 때문에 극동 러시아 지역에 자주 파견되던 인물이다.

이 선발대는 기차를 타고 북·러 국경선에 있는 두만강역을 거쳐 러시아의 하산역으로 넘어왔다. 이후 선발대는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과 함께 김위원장의 방문지를 미리 돌며 안전상태를 점검하고 일정을 조정했다. 기자는 이 선발대와 접촉한 한 인사를 통해 언론에 드러나지 않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러 일정과 북·러 회담의 전말을 상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수호이 27기 공장 견학

김정일 위원장은 8월20일 오전, 북·러 접경도시인 하산역에 도착해서 절친한 콘스탄틴 폴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지구 전권대표의 영접을 받으며 방러 일정을 시작했다. 김위원장은 둘째날인 8월21일 군수산업도시인 콤소몰스크 나 아무르로 향했다. 그는 이곳에서 수호이 27전투기 공장(KNAAPO)을 2시간30분 동안 견학했다. 전투기공장에서 김위원장은 설계-조립-프레스 등 주요 부서를 돌아보았다. 그는 수호이 27기 조종석에 직접 올라 주요 기기 작동 방법과 성능을 묻고 부품을 눈여겨 살피기도 했다.

전투기 공장 견학을 끝낸 김위원장 일행은 아무르스키 조선소를 방문해서 건조중인 디젤 잠수함 바르샤반카를 시찰했다. 일행은 이날 저녁 아무르강 샤르골섬에 있는 보이스카우트, 걸스카우트 야영장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김위원장은 러시아 어린이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그는 러시아 청소년과 기념촬영을 한 뒤, 러시아 어린이 100명을 북한에 초청했다.



김정일, 푸틴에게 항모·수호이27·디젤잠수함 요구하다 거절당했다

지난 8월23일 열린 북러정상회담은 별 성과 없이 끝났다.

다음날인 8월22일, 김위원장 일행은 콤소몰스크 나아무르에서 360km 남쪽에 자리잡은 하바로프스크를 방문했다. 오전 9시 김위원장이 하바로프스크에 도착했을 때 도시 상공에는 수호이 27·31·35기가 곡예비행을 하고 있었다. 김위원장 일행의 방러를 환영한다는 의미였다. 하바로프스크 시내에서 김위원장은 북한에서 공수해온 무장 메르세데스 벤츠를 타고 각 방문지에 들렀다. 첫 방문지는 하바로프스크 화력발전소 옆에 있는 ‘달힘파름’제약회사. 이 회사는 야생 천연물질로 폐결핵과 소화기 질환 치료약을 만드는 기업이다. 김위원장은 이 회사와 기술을 제휴해 백두산에서 나는 버섯 같은 천연물질로 의약품을 생산하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수행단에게 지시했다.

시내로 다시 돌아온 김위원장 일행은 ‘아모르 카벨’이라는 통신케이블 공장에 들렀다. 이곳은 수중케이블을 만드는 곳이다. 이 공장에서 김위원장 일행은 전기 케이블 기술 제휴문제를 협의했다. 아모르 카벨에서는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행은 이어 하바로프스크 시내에 있는 ‘김유경 거리’를 방문했다. 김유경 장군은 항일빨치산 활동을 벌인 독립운동가다. 김위원장 일행은 아무르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는 러시아정교회 성 이노켄트 이르추크 교회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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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영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y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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