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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를 만드는 사람들 ⑥

乘風破浪! 아이디어로 바람타고 R&D로 파도 헤친다

오토바이 헬멧 세계 1위 홍진크라운 홍완기 회장

  • 글: 장인석 CEO전문 리포터 jis1029@hanmail.net

乘風破浪! 아이디어로 바람타고 R&D로 파도 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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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지만 강한 기업. 홍진크라운은 ‘强小기업’의 전형이다.
  • 연 매출 1200억원의 중소기업이지만, 세계 오토바이 헬멧 시장에서 10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신속히 상품화하는 기동성, 해마다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술제일주의 덕분이다.
乘風破浪! 아이디어로 바람타고 R&D로 파도 헤친다
11월1일, 한적한 시골마을인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시미리에서 자그마한 연구소 준공식이 열렸다. 대지 555평, 3층짜리 건물 두 동뿐이지만, 준공식에 참가한 사람들의 열기는 뜨겁기만 했다.

“지금은 세계 1위 제품이 한 개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두 개, 세 개, 나아가 다섯 개가 나올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이 연구소를 세웠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연구와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비록 중소기업에 불과하지만, 이익금의 거의 대부분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좋은 제품은 우리의 미래이며, 후손에 물려줄 유산입니다.”

박수가 쏟아지자 홍완기 회장(洪完基·62)의 눈시울이 어느새 붉어졌다. 이를 바라보는 임직원과 하객들도 숙연한 분위기에 젖었다. 이 조그만 중소기업이 그간 기울여온 노력, 그리고 이를 이끌어온 홍회장의 집념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직원이 300명 남짓한 홍진크라운이 어떤 회사인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HJC’ 브랜드 헬멧도 오토바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른다. 하지만 HJC가 한국 브랜드로는 드물게 세계시장을 석권한 1위 제품이라면 ‘그런 게 있었나’ 하고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된다.

그것도 그냥 1위가 아니다. 세계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북미시장에서 점유율이 35%나 되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다.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15% 정도. 하지만 2위인 이탈리아 ‘놀란(Nolan)’의 점유율이 그 절반 수준인 7∼8%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선두주자인 셈이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오토바이 전문잡지 ‘모터사이클 인더스트리 매거진’은 지난해 12월 ‘올해 최고의 인기 헬멧’으로 홍진크라운의 HJC를 꼽았다. 미국 상인 2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HJC 헬멧이 56%의 선호도를 기록, 2위인 일본의 ‘쇼에이’(13%)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미국 시장에서 HJC가 차지하는 위상을 실감케 하는 일화가 있다. 미국 중북부 지역에 HJC를 공급하는 바이어 캐슬씨는 얼마 전 자신이 사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를 방문한 홍완기 회장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대접했다. 캐슬씨는 홍회장에게 한국 음식을 대접하려고 주(州) 경계를 넘어 한국 슈퍼마켓이 있는 일리노이주의 시카고까지 자동차로 4시간을 달려 장을 봐왔다고 한다. 홍회장은 그에게 평생의 은인이다. 캐슬씨는 HJC 덕분에 큰돈을 벌었는데, 다른 바이어들이 HJC 판매권을 1000만달러에 사겠다고 해도 일언지하에 거절할 정도다.

이에 반해 ‘로키 사이클’이란 회사를 운영하는 한 바이어는 지금도 땅을 치고 있다. 홍회장이 미국시장을 개척하던 시절에 이 바이어를 찾아갔는데, 그는 HJC의 시장성을 내다보지 못해 굴러들어온 복을 제발로 차버렸다.

요즘 HJC 제품은 미국의 어느 오토바이 헬멧 가게에서든 가장 눈에 잘 띄는 코너의 중앙에 진열돼 있다. HJC가 품질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재작년 수출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받았습니다. 삼성전자 등 4개 업체 대표가 상을 받았는데, 제가 삼성전자 임형규 사장보다 먼저 받았어요. 그랬더니 나중에 임사장이 묻더군요. ‘저희는 수출액이 171억달러나 되고, 홍회장님은 5500만달러밖에 안되는데 어떻게 저희보다 먼저 상을 받았습니까?’라고.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말했죠. ‘사장님네 제품이 미국 매장 한가운데 있습니까? 우리 제품은 늘 정중앙에 있지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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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인석 CEO전문 리포터 jis1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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