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외모의 회춘’에 급급한 사람일수록 정작 몸속 나이엔 둔감하다는 사실. 외모로 표출된 노화 징후는, 따지고 보면 내부 장기의 기능이 떨어져 나타난 흔적임을 자각하는 이는 적다. 신체 나이를 젊게 유지하려면 겉모양보다는 노화의 근본원인이라 할 수 있는 몸속 건강부터 체크해야 한다.
얼마전 항노화클리닉을 찾아온 중년남성 L씨는 전형적인 ‘젊은 노인’의 유형에 속했다. 갓 50대에 접어든 그는 중견기업을 경영하는 사업가. 그는 경제적으로 안정되자 사업을 일궈내면서 남겨진 ‘고생의 흔적들’을 벗겨내는 일에 몰두했다고 한다. 결과는 대만족. 시술받기 전보다 10여 년은 젊어보였다. 손아래 임원들이 머쓱할 정도였지만, 이는 곧 ‘빛 좋은 개살구’임이 밝혀졌다. 회사 야유회에서 겉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형편없는 체력 탓에 금세 탈진하고 만 것. 진찰 결과 그는 심한 골다공증에다 내분비계에도 문제가 있었다. 내부 장기의 나이는 이미 환갑을 넘겼다.
진정 젊게 살려면 몸속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 한의학에선 노화 속도의 열쇠를 신장에서 찾는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성욕 감퇴와 함께 성기능이 저하된다. 또 뼈와 근육에도 영향을 끼쳐 근육량이 급감하고 뼈 밀도도 성겨진다. 이럴 때는 장기는 물론 피부, 내분비계, 뼈 등의 기능을 살펴 삐꺽거리는 부분을 파악한 후 항노화치료를 해야 한다.
한의학의 항노화치료는 양방의 호르몬치료와는 다르다. 전통 의서를 토대로 천연물질을 투약, 자연스럽게 신체 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음양기혈을 조화롭게 맞춘다. 그러면 점차 틀어진 몸의 균형이 맞춰지면서 노화 속도가 늦춰진다. 단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항노화치료는 노화의 유형과 체질별 특징에 따라 맞춤처방이 기본. 개인별로 치료방법에 차이가 많다.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항노화치료제는 신장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육공단이다. 공진단에 보음제를 합방한 것으로 장·심장·신장 기능을 돕는다.
세월과 함께 노쇠하는 장기들을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급격한 노화를 피할 수 없다. 가장 바람직한 항노화치료는 장기 기능이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절제하는 생활을 실천하는 양생술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