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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겸의 낯선 땅, 낯선 사람

인도의 영광 간직한 낭만의 도시

‘동양의 베니스’ 우다이푸르

인도의 영광 간직한 낭만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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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러하듯 도시도 첫인상을 갖고 있다. 우다이푸르는 한눈에 ‘로맨틱한 도시’라는 느낌을 주었다. 언덕 위의 궁전과 도시 한가운데 있는 피촐라 호수는 ‘낭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라자스탄주에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가 있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호수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니 빨래하는 여인들이 보였다. 빨강, 노랑, 파랑, 보라 등 형형색색의 사리를 입은 여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은 광경은 이방인의 시선을 붙잡는다. 빨래하는 방식도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마치 농부들이 도리깨질을 하듯 돌이나 콘크리트 바닥에 옷을 팽개쳐 두들긴 후 물에 한 번 담그면 그걸로 끝이다. 빨래를 마친 여인 가운데 몇몇은 호기심 어린 이방인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큰 가슴을 드러낸 채 목욕을 한다. 물은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지만 수도 시설이 없는 가난한 이들에겐 호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선물인 듯했다.

구시가지 한복판에 있는 자그디슈 사원 앞에선 걸인들이 구걸하고 있었다. “박시시(적선)!”를 외치는 이들의 얼굴에 여행객들이 던져주는 몇백원으로 겨우겨우 이어가는 삶의 피로가 역력하다. 필자가 말을 붙인 젊은 걸인 옴프리카스는 두 다리를 쓸 수 없는 장애인이었다. “적선을 받지 못해 며칠을 굶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에게서 처연한 슬픔이 묻어났다. 필자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고작 몇 푼의 돈을 쥐어주는 것뿐이다. 카스트 제도의 굴레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인도에서 신분 상승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걸인들이 다른 삶의 기회를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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