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는 장기투자가 기본이고, 장기투자는 펀더멘털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 장기투자론이다. 주식투자는 배당과 주가 차익이라는 두 목적이 있다. 우리 증시에서 배당금은 현재 주가가 아니라 액면가에 대한 비율로 결정되며, 배당 투자 수익률이 은행 이자율에 미치지 못하는 주식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주식투자는 차익을 주된 목표로 할 수밖에 없다. 수익이 나려면 주가가 올라야 하며, 주가가 오르려면 펀더멘털이 좋아야 할 것이다.
장기투자론은 장기적으로 펀더멘털이 좋아진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미국 증시는 대세 상승의 주기가 긴 편이다. 2000년 초에 대세 상승의 고점을 치기까지 30년간 대세 상승이 전개되었다. 장기투자론이 미국에서 확립된 것은 자국 증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증시 현실은 다르다. 대세 파동의 주기를 보면, 시장 전체의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종합주가지수는 1989년 4월 고점 1015를 치고 1992년 8월 459에 이르기까지 3년 4개월간 하락했으며, 다시 1994년 11월 고점 1145까지 2년 3개월간 상승하였다가 대세가 하락하면서 IMF를 겪었다. 1998년 6월 지수 277까지 대세의 바닥을 치고 반등해, 2000년 1월 초 1066까지 상승했다 하락을 시작했다. 2001년 9월11일 미국의 비행기 테러 직후 463까지 하락한 뒤 반등해 2002년 4월 943까지 상승하고, 1년 이상 다시 하락하고 있다.
이렇게 대세 파동을 분석해보면 대세 때문에 일시적으로 하락 파동 주기가 일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상승 파동과 하락 파동의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4년부터 대세 상승의 고점은 점점 낮아지고(1145> 1066>943) 저점은 높아지면서 대세 파동의 축도 지수 700선 부근에서 등락하며 파동을 수렴하고 있다. 대세 파동의 고점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주식을 장기 보유하여 수익을 내기가 어려웠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펀더멘털을 믿고 장기투자하라는 식의 가치투자론은 올바른 투자이론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장기투자는 경험적으로 수익을 주지 않았다. 또한 펀더멘털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일반 투자자가 시차 없이 입수할 수 없다는 기술적 문제도 있다. 증시의 대세 파동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펀더멘털은 증시에 6개월 선행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펀더멘털에 기초한 장기투자로는 돈을 벌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기투자가 우리나라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단기투자를 했던 대다수 개인 투자자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 증시를 지탱하는 개인 투자자의 대부분은 생업이 따로 있는 사람들인데, 주식 매매를 전업으로 하지 않는 투자자는 주가의 단기적 움직임을 수시로 확인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결국 대부분의 투자자가 하고 있는 단기투자 역시 현실적으로는 문제점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펀더멘털을 기초로 하는 장기투자론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투자전략은 가능하다. 장기투자는 대세 상승을 노리는 것이다. 대세 상승의 초기에 주식을 보유해 대세가 끝나면 주식을 처분하는 전략을 취하면 된다. 문제는 ‘상승세의 초기’를 포착하는 방법이다.
시중에는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주가 추세를 분석하면 앞으로의 주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기술적 분석법(technical analysis)이 여럿 나와 있고, 그 가짓수만큼이나 다양한 투자전략 수립이 가능하지만, 역시 핵심은 추세 분석이다. 이렇게 올바른 투자전략은 주가 자체의 분석을 기초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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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의 움직임을 랜덤워크(randomwalk)라 보고 예측할 수 없다는 이론도 있으나 주가는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움직인다. 주가의 움직임은 파동이고, 파동은 일정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가는 상승할 수도 있고 하락할 수도 있다. 상승의 반대가 하락이고, 하락의 반대가 상승이므로, 파동의 원리는 상승 원리 반대가 하락 원리이고, 하락 원리 반대가 상승 원리가 된다.
주가 파동은 주가 움직임의 단위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월별 움직임을 단위로 하는 월 파동, 주별 움직임을 단위로 하는 주 파동 등은 대세 파동을 분석하는 데 적합하고, 일별 움직임을 단위로 하는 파동이나 분별 움직임을 단위로 하는 파동은 단기나 초단기 파동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대세 분석에는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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