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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분석

2년간 미국 통치 받으며 석유자원 헌납한다

이라크전쟁, 그후

  • 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2년간 미국 통치 받으며 석유자원 헌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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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에서 미국 젊은이들도 희생될 게 틀림없다. 걸프전 때 펜타곤(미 국방부) 지휘부의 관심사항도 미군 사상자 규모였다. 당시 많은 군사전문가들이 미군 사상자 규모가 클 것으로 예측했고, 일부는 “수만명선에 이를 것”이라 진단했다. 그러나 실제 사망자는 148명이었다(부상자 460명). 이번 이라크전쟁에서 펜타곤이 예측하는 미군 사망자 규모는 “수백명”이다. 그러나 (미국이 그동안 주장해왔듯) 후세인이 숨겨놓은 것으로 짐작되는 생화학무기를 사용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그것들이 실전에 쓰인다면, 미군 사상자 규모는 훨씬 불어날 것이다.

지금껏 미국은 나라 밖에서의 군사개입으로 많은 사망자를 내왔다. 주요 전쟁만 살펴보면, 제1차 세계대전에서 11만6000명, 제2차 세계대전에서 40만5000명, 한국전쟁에서 3만6000명, 베트남전에서 5만8000명이었다. 이라크전쟁에서는 얼마나 많은 인명피해가 날 것인가. 이는 이라크전쟁이 얼마나 오랫동안 벌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전쟁 초반 미·영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후세인 지휘부가 붕괴돼 이라크군이 이렇다할 저항을 보이지 않은 채 항복하고 바그다드 시가전이 빨리 끝날 경우엔 사상자가 최소화할 것이다.

반대로 도시 주거밀집지역에 포진한 이라크군이 진격해오는 미·영 연합군에게 완강히 맞서면서 도시 게릴라전을 펼친다면(이는 미 중부군사령부 토미 프랭크스 대장이 꼽는 악몽의 시나리오다)? 이때는 전쟁이 단시일 내에 끝나기 어렵고, 양쪽 다 많은 사상자를 낼 것이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면서 비전투원인 이라크 국민들도 큰 희생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문제는 바그다드 시가전이다. 어떻게든 시가전을 빨리 끝내야 미군 사상자를 줄일 수 있다. 사상자에 대한 미국민들의 민감한 반응 때문에라도 미군 지휘부는 바그다드 공방전에서 이라크군과의 접근전을 피하고 공습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이라크 쪽 사상자(특히 민간인 사상자)가 많이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198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영국의 핵전쟁 방지 국제의사의회(IPPNW)는 이라크전쟁이 3개월간 계속될 경우 25만명 정도가 사망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초에 나온 유엔의 한 보고서는 50만명이 넘는 이라크인이 희생될 것이란 우울한 분석을 내놓았다.

세계적 반전여론을 무릅쓰고 이라크전쟁을 밀어붙이는 부시 행정부는 외교적으론 고립된 전쟁을 치른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34개국이 참여한 연합군을 구성, 후세인의 이라크군과 맞섰다. 물론 주력은 미군이었고, 다른 나라들은 소규모 병력 또는 후방지원이었다.



“민주화론과 해방전쟁론은 불법”

이번엔 영국군이 고작이다. 유럽의 반(反)부시 정치평론가들은 “부시가 국제연합을 이루기는커녕 그 반대로 거부(拒否)의 연합(coalition of the unwilling)에 둘러싸였다”고 비판해왔다. 그러나 부시 미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전쟁은 ‘정당한 전쟁(just war)’이라고 주장한다. 후세인이 지닌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자유롭게 하는 이른바 ‘해방전쟁’이란 논리 아래.

해방전쟁론과 더불어 부시의 이라크전쟁 추진 명분 중 하나가 ‘민주화론’이다. 후세인 독재로 신음해온 2400만 이라크 국민들을 전쟁을 통해 구해내겠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 각료들도 저마다 미국 매스미디어에 나와 민주화론을 말한다. 이슬람세계를 민주화하면, 테러도 없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라크는 ‘이슬람 민주화기지’로 떠오르는 셈이다.

더글러스 페이스 미 국방차관은 최근 주간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민주적 제도를 갖춘다면, 중동 전역이 고무될 것”이라 주장했다. “이라크 해방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란 부시 대통령의 주장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이 경우는 팔레스타인 민주화를 말한다. 즉 아라파트를 권력에서 내쫓고 만만한 인물로 교체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에만 중동평화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 강경파 수상 아리엘 샤론의 지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이라크의 이웃이자 친미 왕정 독재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엔 적용되지 않는다. 민주화 논리의 허구가 바로 드러난다.

부시와 그 측근들이 내세우는 민주화 논리는 이른바 미국 신보수주의자들의 이론적 무기다.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해온 것이 바로 이들 신보수주의 지식인들이다. 이들은 미군의 이라크 진군(進軍)을 독려하는 전쟁의 북소리(drumbeat)를 지난 몇 개월 동안 요란하게 울려왔다. 주요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강경론을 담은 책자들도 많이 나왔다. 그 가운데 많이 읽히는 것이 미 강경파 언론인(‘뉴 리퍼블릭’의 편집인 로렌스 카플란, ‘위클리 스탠더드’의 편집인 윌리엄 크리스톨)이 올해 2월 함께 펴낸 ‘이라크전쟁(The War Over Iraq)’이다.

‘사담 후세인의 독재와 미국의 사명(mission)’이란 부제(副題)가 말하듯, 이 책은 이라크전쟁을 준비하는 부시 행정부를 지지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저자들은 9·11테러가 미국으로 하여금 새로운 지도(road map)에 따라 새로운 길을 걷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길이란 미국의 이해관계와 미국적 이상(민주주의)에 따라 세계 질서를 확실히 잡아나가는 길이고, 이른바 미국적 국제주의(American Internationalism)의 길이라는 묘한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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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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