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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고발

진급·보직·파워… 호남군맥 대약진

군 내부자료로 본 ‘국민의 정부’ 군인사 난맥상

  • 글: 조성식 mairso2@donga.com

진급·보직·파워… 호남군맥 대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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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인사의 문제점은 여러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다. 육사 출신에 대한 비(非)육사(갑종, 3사, 학군[ROTC]) 출신의 소외감, 육군의 요직 독식에 따른 해·공군의 불만, 육군 내 병과간 갈등, 특정 인맥이나 사조직에 대한 특혜, 지역편중 인사 등이 그것이다.

‘국민의 정부’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지역편중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역대 정권에서는 몇몇 특정인을 중심으로 한 인맥이 문제가 됐었다. 이는 지역편중 현상이 그만큼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며 “지역편중이 심화되면 인맥은 문제도 안 된다. ‘국민의 정부’에서는 ‘지역’이 ‘인맥’을 덮어버렸다”고 말했다.

‘신동아’는 ‘국민의 정부’ 군 인사 난맥상을 취재하는 과정에 여러 명의 현역 및 예비역 장교들로부터 지역편중 인사를 고발하는 충격적인 증언과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확보했다. 군 수사기관과 군 정보기관, 정치권 관계자의 도움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소문으로만 돌던 군 인사의 지역편중 실태를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대령과 장성 진급에 관한 구체적인 통계치가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증언과 자료에 따르면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국민의 정부’의 군 인사는 지역편중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아니, 명백하고도 노골적인 지역편중 인사였다. 특히 인사 관련 보직과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고위직, 그리고 이른바 힘있는 자리는 특정 지역 출신 인사들이 도맡아왔다. ‘국민의 정부’가 막을 내린 지금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요 보직의 경우 임기가 2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 정부’ 군 인사의 문제점을 살펴보는 것은 곧 현 정부의 군 인사 실태를 파악하고 그 시스템을 점검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고급 정보를 제공해준 군의 한 관계자는 “무모한 지역편중 인사로 군의 사기를 엉망으로 만든 지난 정부의 잘못을 새 정부가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인터뷰에 응한다”고 말했다.



물론 특정 지역 출신들이 진급과 보직에서 우세를 보였다는 사실 자체를 인사비리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누가 보더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 도를 넘어선 지역편중 인사는 필연적으로 부적격 또는 불공정 인사 시비를 낳게 마련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능력이 엇비슷한 경우 호남 출신을 진급시킨 것에 대해선 탓하고 싶지 않다. 문제는 누가 보더라도 자질과 능력이 의심스러운 사람을 단지 그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진급시키고 요직에 앉힌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역편중 인사는 구조적 문제”라며 “‘국민의 정부’ 출범 후 진급·보직 라인이 대부분 호남 출신들로 채워진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지역편중 현상은 영관급 인사보다 장성급 인사와 요직 인사에서 더 두드러진다. 먼저 영관급 인사부터 살펴보자. 도대체 1999년 10월에 있었던 육사 35기 대령 진급심사가 어땠기에 현역 장교가 국회에 진정서까지 보내는 사태가 벌어졌을까. 취재과정에 접촉한 군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진정서 내용은 대체로 사실에 가깝다고 확인해줬다. 진정서 작성자의 주장은 대여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모집단 비율 계산해야

첫째는 “호남 출신은 무조건 진급, 기타 지역은 나눠주되 영남은 최대한 배제했다”는 주장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1999년 대령 진급 대상자는 2700여 명이다. 이는 육사뿐만 아니라 3사, 학군 출신 등을 아우른 숫자다.

그해 대령으로 진급한 사람은 140명이다. 그 중 호남 출신은 46명이고 영남 출신이 33명이다. 그밖에 수도권 33명, 충청권 17명, 기타 지역 11명이다. 이 수치로만 보면 호남 출신이 영남 출신보다 13명 더 진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집단 크기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진급 대상자 중 호남 출신은 약 660명이었고 영남 출신은 900여 명이었다. 이 수치를 감안하면 호남 출신과 영남 출신의 진급률 격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편중 통계를 낼 때 모집단의 크기는 매우 중요하다. 공식 발표를 보면 호남 몇 명, 영남 몇 명 하는 식으로 단순 수치만 공개되기 때문에 실상을 알기 어렵다. 군 관계자들은 “지역편중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모집단의 크기, 즉 진급 대상자 수를 감안해 통계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둘째 주장은 “육사 35기의 호남 출신 장교는 90% 진급했다”는 것. 이 주장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이지만 호남 출신들의 진급률이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해 육사 35기 대령 진급 대상자는 모두 190여 명이었다. 이 수치는 2차 진급 대상자만을 계산한 것이다.

장교 진급심사는 보통 3차에 걸쳐 이뤄진다. 1차 때는 대개 소수의 ‘우수한’ 장교들만 진급 혜택을 누린다. 육사 35기에 대한 대령 1차 진급심사는 1998년 10월에 있었다. 진정서에서 문제삼은 것은 1999년 10월에 있었던 2차 진급심사 결과다.

2차 진급 대상자 190여 명 가운데 호남 출신은 35명이었는데, 그 중 16명이 진급, 50%에 가까운 진급률을 보였다. 반면 영남 출신은 대상자 63명 중 14명이 진급해 20%에 그쳤다. 그밖에 수도권에서는 44명 중 21명이, 충청 지역에서는 33명 중 5명이 대령 계급장을 달았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35기 대령 진급인사에서는 육사 졸업 성적이 1∼10위인 장교들 가운데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진급에서 미끄러졌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졸업 성적은 장교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다. 성적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자질이 뛰어나다는 얘기”라며 “호남 출신이 많이 진급되는 과정에 타 지역 출신의 우수한 장교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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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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