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호

조선의 공신들외

  • 담당: 김진수 기자

    입력2003-03-26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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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공신들 신명호 지음

    조선왕조 500년간 역사적 격동기마다 공신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전쟁, 쿠데타, 내란과 같은 혼돈 속에서 나타나 그 혼돈을 헤치고 새로운 질서의 축이 됐다.

    이 책은 조선 태조 때의 개국공신부터 영조 때의 분무공신(奮武功臣) 책봉에 이르기까지 총 28회의 공신 책봉과 함께 성균관에 모셔진 공신까지 1000여 명이 넘는 공신 가운데 ‘공신 중 공신’인 1등공신 150여 명에 관한 이야기다. 공신들이 역사적 혼돈의 와중에서 어떻게 고민하고 결단하며, 상황에 떠밀려 말하고 행동했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가람기획/ 352쪽/ 1만2000원)

    각주와 이크의 책읽기 이권우 지음



    도서평론가로 활동중인 저자의 두 번째 독서 에세이. 전작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에서 미처 다 못한, 독서란 행위 자체의 즐거움을 들여다보는 법을 가르쳐준다. ‘각주와 이크의 책읽기’라는 독특한 독서법의 세계에 대한 통찰과 함께, 문학작품에서 인문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시각의 70여 작품을 명쾌한 문장으로 소개하며 ‘독서 예찬’을 펼쳐보인다.

    저자는 독자가 스스로의 가치관이나 감성을 옹호하고 보충해주는 책을 읽을 때 그것은 곧 ‘각주(脚註)의 책읽기’이며, 책을 읽다 알게 된 새로운 사실에 지적 충격을 느껴 무릎을 치며 감탄할 때 그것은 곧 ‘이크!의 책읽기’가 된다고 명명(命名)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376쪽/ 1만원)

    리오리엔트 안드레 군더 프랑크 지음/ 이희재 옮김

    ‘리오리엔트(ReORIENT)’는 유럽중심주의 일변도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잡는다는 뜻과 동양이 세계사의 중심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뜻을 이중으로 담은 말이다. 이 책은 현재 우리가 배우고 있는 세계사가 19세기 이전엔 존재하지도 않았던 유럽중심주의적 관점으로 쓰여졌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보편적 사회과학이란 것 역시 단순히 유럽중심적 발명으로서 새롭게 탄생한 것이라 지적한다. 유럽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발명’된 이데올로기가 유럽중심주의란 것이다.

    저자는 기존의 역사서술과 사회이론에 이의를 제기하며, 유럽중심주의에 함몰된 시각을 수정하고 세계사와 현대경제에 관한 사고의 틀을 완전히 재정립할 것을 요구한다. (이산/ 608쪽/ 2만5000원)

    서울대 동문들의 삶과 수행 이야기 송호봉 외 지음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초반 학번의 서울대 동문 6명이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 있는 삶을 찾아 겪어온 도전과 좌절, 희망의 기록. 또한 그들이 하늘수행을 만나 스스로 존엄한 존재임을 체득해가는 과정이자 기존의 많은 가치관들을 수정해가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살면서 세속적 성공을 이뤘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진정으로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삶의 지혜로운 대안을 발견해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스스로를 존엄하게 여기면 나를 구성하고 있는 역사와 관계들이 모두 존엄해진다는 것이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다. (홍익미디어플러스/ 289쪽/ 9500원)

    퓨전시대의 새로운 문화 읽기 김성곤 지음

    서울대 김성곤 교수(영문학)의 문화평론집.

    낡은 패러다임이 사라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문화적 전환기에 생겨나는 문화현상들을 빠르고 정확히 읽어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면 다른 국가에 처지고 홀로 고립되는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제는 현재 학문 분야와 문예 장르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변화를 어떻게 접근하고 파악해야 하며, 또 어떻게 읽어나가야 하는가다. 이런 주제의식 아래 판타지문학과 추리문학의 문화적 의미, 전자매체와 영상매체 시대의 글쓰기,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른 인식의 전환 문제 등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문학사상사/ 318쪽/ 9800원)

    내가 직업이다 구본형 지음

    2002년 5월 한국노동연구원이 낸 ‘경제위기 전후 노동시장 유연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남성 근로자 기준으로 15년 이상 근속자가 전체 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2.5%에 불과하다. 18.5%인 미국에 비해서도 낮다. 한 직장에서의 평균 근속 연수 역시 5.17년(미국 7.16년)에 그쳤다.

    이 책은 ‘평생직장’의 개념이 깨진 상황에 직면한 직장인들에게 제시하는 ‘평생직업 패러다임’이다. 변화경영전문가인 저자는 현재의 직장을 떠나는 게 현명한가, 그대로 남는 게 합리적인가부터 진단하라고 충고한다. 또한 먹고 살고, 즐길 평생직업과 만날 수 있는 9가지 제안을 권한다. 부제는 ‘아무도 나에게 직업을 주지 않는다.’ (북스넛/ 240쪽/ 1만2000원)



    제16대 대통령선거 투표행태 한국갤럽 펴냄

    2002년은 대통령선거의 해였다. 후보 경선, 후보자들의 이합집산, 열기 띤 TV토론, 정몽준씨의 노무현 후보 지지 철회….

    이 책은 ‘격동과 흥분’ 속에 진행된 2002년 대통령선거 과정의 순간순간을 여론조사라는 척도로 재음미할 기회를 제공하는 선거여론조사 자료집이다. 대통령선거 판도가 짜여지고, 선거운동이 이뤄지고, 그 결과가 밝혀지는 일련의 과정을 여론조사라는 과학적 도구를 통해 추적했다. 또 중요 시기마다 선거에 영향을 준 쟁점들을 함께 제시하고 이와 관련한 여론 동향까지도 분석, 선거 전 과정의 종합적 분석을 가능하게 해준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 388쪽/ 3만원)

    한국군의 비전 대양해군 이정훈 지음

    군사안보 전문기자(시사월간지 ‘신동아’ 차장)인 저자의 한국 해군에 관한 심층보고서. 대한민국의 활로가 대양해군 육성에 있다는 주장을 전제로, 그간의 취재경험과 자료를 총합했다.

    ‘이순신도 이루지 못한 꿈 대양해군을 위하여’ ‘한국 해군 어떤 장비로 편성할 것인가’ ‘통일한국의 해군을 위하여’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 이 책엔 현재 연안해군에 머물고 있는 한국 해군이 대양해군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시스템과 방안이 망라돼 있다.

    항공모함, 고속정, 상륙지휘함(AGF), 공기부양정(LCAC), 기뢰와 기뢰제거함, 해군특수전여단(UDT)과 해양전술정보단 등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수록했고, 독자들이 대양해군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쟁사례도 곁들였다. (동아일보사/ 370쪽/ 1만4500원)

    21세기 知의 도전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태선주 옮김

    과학기술의 진보라는 관점에서 20세기가 과연 어떤 시대였는지를 되돌아보고, 21세기는 어떤 시대가 될 것인지를 전망한 책. 20세기 과학 영역에서 일어났던 혁명적 변화에서 시작해 21세기 첨단 생명공학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과 쟁점들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거쳐 우리 시대 과학의 올바른 존재방식에 대한 철학적 고민으로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어두운 미래를 말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인간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근거해 우리 시대의 과학과 인류의 미래 역시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청어람미디어/ 288쪽/ 1만3000원)

    나도 아이와 통하고 싶다 김정명신 지음

    ‘서초강남시민교육모임’을 구성해 교육운동가로 활동중인 저자의 에세이. 전형적인 모범생인 첫째(아들)와 길들여지지 않는 둘째(딸)를 키우며 모범생과 부적응아가 ‘한끗 차이’임을 절절이 체험한 그는 아이들과의 적당한 거리 두기가 오히려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임을 강조한다. 교육운동을 하면서 쌓아온 현장 체험이 풍부하게 담겨 있어 자녀와의 소통으로 갈등을 겪거나, 체벌이나 촌지문제로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동아일보사/ 264쪽/ 8500원)

    한국인을 바보로 만드는 엉터리 책 비판 미즈노 순페이·오키타 쇼리 지음/ 유준칠 옮김

    10여 년에 걸쳐 일본의 역사·문화·언어 등을 다룬 한국 책 수백 종을 연구한 저자가 그 중 대표적인 엉터리 책 34종을 선별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책이 엉터리 책의 대표격으로 꼽은 것은 ‘일본은 없다’(전여옥 저), ‘노래하는 역사’(이영희 저), ‘일본대란’(이규형 저) 등이다. 또 한국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오류에서부터 한국의 3대 기서인 ‘환단고기’ ‘규원사화’ ‘단기고사’가 모두 조작된 위서(僞書)라는 점, 일제강점기의 일본 학자들과 비슷한 한국 사학자들의 엉터리 역사관 등을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타당성 있게 지적했다.

    저자는 “엉터리 책들로 인한 한국인의 안이한 만족이나 도취는 진정한 극일(克日)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아이디오/ 284쪽/ 9500원)

    바람난 노처녀 중국 유상철 지음

    중국이란 거대 대륙은 끊임없이 급변한다. 이 책은 중국 변화의 현장을 직접 지켜본 저자가 보고 느낀 것을 종합한 중국문화 보고서다. 중국의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를 한 권으로 묶은 작은 백과사전 성격을 띤 데다 소개된 사건이나 인물들이 저자가 직접 보고 듣고 취재한 것들이어서 현장감이 넘친다. 개방 이후 변해가는 중국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 그럼에도 대인의 기질을 살려 약진해나가는 중국을 통해 중국의 과거와 미래, 나아가 아시아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국내 언론사 최장기 중국특파원인 저자는 초등학교 때 타이완 유학을 시작으로 30여 년간 중국이란 화두를 붙들고 씨름해온 ‘중국통’이다. (중앙M&B/ 351쪽/ 9800원)



    만남, 죽음과의 만남 정진홍 지음

    삶의 도처에 자리한 죽음과의 만남. 그 당혹스런 만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책은 종교학자인 저자가 물 흐르듯 담담하게 들려주는 죽음에 관한 담론집이다. 1994년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에서 했던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썼던 것을 한번 더 다듬고 보충해 책으로 냈다. 죽음의 진정한 의미, 죽음의 사회성, 제사와 추모의 의미, 죽음의 윤리 등 죽음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음을 사랑한다고 전한다. (궁리/ 312쪽/ 1만3000원)

    간다라 미술 이주형 지음

    간다라 미술은 인더스 강 중류지방인 간다라에서 기원 전후부터 수세기에 걸쳐 번성했던 특이한 성격의 불교미술. 이 책은 간다라 미술의 역사적 배경, 문화적 콘텍스트, 그 현재적 의미 등을 유기적·입체적 시각에서 본격적으로 조망한 미술서다.

    간다라 미술의 개별 사항에 관한 파편적이고 백과사전적인 기술이 아닌, 하나의 틀로 엮어지는 유기적인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미술사학적 측면에서만 주로 평가되던 불상을 종교적·사회적 기능으로까지 확장시켜 분석하는 등 충분한 배경설명을 곁들여 간다라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사계절/ 416쪽/ 3만2000원)

    왜 사냐면, …웃지요 김열규 지음

    만인 공통의 언어인 웃음, 그 중에서도 한국인의 웃음의 미학과 그 내력에 대해 다뤘다. 과연 한국인에게 웃음은 어떤 의미가 있고, 우리는 과연 어떤 웃음의 문화를 만들어왔을까?

    한국인만큼 웃음을 다양하게 표현해온 민족도 없다. 홍소(哄笑), 대소(大笑), 가가대소(呵呵大笑), 파안대소(破顔大笑), 폭소(爆笑), 비소(鼻笑), 기소(譏笑), 조소(嘲笑), 냉소(冷笑), 가소(假笑), 실소(失笑) 등 웃음의 종류는 많기도 많다.

    저자는 이런 갖가지 웃음들의 유형과 그 역사를 훑는 한편, 낙천성을 겸비한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웃으며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풀어내 웃음에 감춰진 심미적 세계를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다. (궁리/ 308쪽/ 1만2000원)

    사대부 소대헌·호연재 부부의 한평생 허경진 지음

    이 책의 출발점은 대전 송촌동에 있는 소대헌(1682∼1764)·호연재(1681∼1722) 부부의 옛집이다. 고전문학의 보물창고로 알려진 이곳에서 발견된 생활사 관련기록들이 책의 모태(母胎)가 됐다.

    조선 후기 사대부와 안방마님의 일상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손때 묻은 유물과 기록으로 재구성한 부부의 한평생이 주요 내용을 이루지만, 자부심과 시대를 앞선 정신을 지녔던 안방마님 호연재의 행적을 통해 진정한 부부관계에 대한 메시지도 전해준다. 혼인부터 집 장만, 가족 구성, 교육, 놀이, 관직생활, 문학생활, 죽음과 문집에 이르는 11개 장으로 부부의 삶을 정리했다. (푸른역사/ 292쪽/ 1만3000원)

    다치우의 반란 블루스 질리 지음/ 김정서 옮김

    중국 톈진 남쪽 허베이(河北)성의 황량한 평야에 자리한 가난한 농촌마을 다치우(大邱莊)에서 1977년 이후 엄청난 기적이 일어난다. 마을 서기 유주오민이 회의를 통해 마을에 공업을 일으키기로 결정하고 조그만 압연공장을 설립한 것. 이를 시작으로 마을엔 4개의 공장이 들어서고, 이는 다시 각종 공산품을 생산하는 200여 개의 공장으로 불어난다. 1992년엔 총생산액 45억위안(약 7200억원)에 5억위안의 이윤을 남기는 거대그룹으로 자랐다. 다치우는 중국 최고의 부자 마을이 됐다. 그러나 도를 넘은 유주오민이 마을의 독재자로 군림하면서 다치우는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 이 책은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유명한 ‘다치우 사건’의 전모를 밝힌 책이다. (금토/ 280쪽/ 9000원)

    우리 옛 학교, 그 현장을 찾아서 보인회(輔仁會) 편역

    보인회는 우리 유교문화유적 찾기에 뜻을 같이한 성균관대 직원들의 모임. 이 책은 보인회 회원들이 1995년부터 2002년까지 50여 회에 걸쳐 탐방한 경상북도와 강원도지역 향교의 기문(특별히 드러낼 만한 중요한 일을 기술하는 문장의 한 가지로, 주로 건물의 설립·보수 등을 끝내고 그 경과나 관련사실을 기록한 것)을 채록해 발간한 첫 책이다.

    교궁(校宮, 중국 역대 황제들이 천자와 같이 예우한 문선왕 공자를 모신 곳, 즉 향교를 달리 일컫는 말)의 기문을 모아서 기록한 교궁기집록(校宮記輯錄)에 대한 국역과 함께 향교 탐방기도 곁들였다. (성균관대 출판부/ 490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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