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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삶

중국동포 인권 지킴이 최황규 목사

“재외동포법 개정해 자유왕래, 취업 허용해야”

  • 글: 이계홍 언론인·용인대 겸임교수 khlee1947@hanmail.net

중국동포 인권 지킴이 최황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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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성교회라 이름 지은 이유는 무엇인지요.

“우선 교회의 고유 명칭부터 밝혀야겠군요. 중국성교회가 아니라 ‘서울 중국성교회’입니다. 앞으로 지방에도 중국성교회가 세워질 예정이라 서울 중국성교회로 명명한 것이죠. 저는 1999년 말부터 중국인 난민문제와 관련된 활동을 해왔습니다. 당시 서울 조선족교회에서도 일을 하고 있었는데, 조선족 동포를 돕는 일과 중국 한족을 돕는 일이 겹치니까 감당하기 힘들더군요. 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한족 중국인을 돕는 일이 더 의미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는 안정적인 곳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은 사목의 본질로 보지 않는다. 즉 아무나 그 자리에 가도 안정되게 업무가 꾸려지는 곳에는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래서 그는 신도수가 3000명이 넘어 어느 정도 안정 단계에 들어선 조선족교회에서 나왔다.

-가리봉동에 사는 중국인들의 실태는 어떻습니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8000명에서 1만명 정도 살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인 집단 거주지입니다. 이곳으로 모이는 이유는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죠. 조선족과는 대화도 통하고 같은 중국 인민이니까요.”



-가리봉동은 중국동포와 한족 중국인이 함께 살아가는 중국 동북3성(요녕성, 흑룡강성, 길림성)의 축소판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겠네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중국 동북3성과 달리 조선족이 아니라 한족 중국인이 소수민족이죠. 즉 조선족이 주류사회를 형성하고 살아가는 공동체입니다. 이들은 한족 중국인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어요. 자신들이 살아가기에도 벅차니까요. 그저 통역이나 해주는 정도죠. 조선족에게는 이곳이 조국이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돌아가는 혜택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족 중국인은 그렇지 않지요. 그래서 제가 나서기로 한 것입니다.”

-중국인과 중국동포 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한족 중국인은 다분히 대륙적입니다. 한마디로 사고의 틀이 크고 범위가 넓죠. 그러면서도 실용적이고 낭비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중국이 예로부터 상업이 발달했는데 아마도 이런 기질 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에 비해 중국동포는 대체로 순박하고 어질지요. 정이 있고 눈물이 있어요. 기분파적인 면도 있어서 한족 중국인보다 씀씀이가 커요. 어떤 때는 헤프다 싶을 정도로 쓰죠. 아마도 춤과 노래를 즐기는 한민족의 후예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중국인은 신의와 의리를 존중하고 단결을 잘하며 지도자에 대해 순종적입니다. 조선족 동포들은 낭만성과 저돌성, 진취성을 갖고 있어요. 이들은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비애를 이야기하면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국 내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서는 차별을 덜 받는다고 하더군요.”

-이곳에서 목회활동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사연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죠.

“막상 중국인 교회를 열었지만 저는 중국어를 거의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했던 이순덕 집사님이 통역을 해주고 있죠. 종종 이집사님이 제 말을 제대로 통역하지 못해 중국인 신자들이 잘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어요. 설교가 오해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친근하게 느껴져요. 중국인 신자들이 사무실로 찾아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통역도 없어 손짓발짓으로 의사소통을 시도하죠. 그런데도 의사전달이 됩니다.”

-중국인들이 겪는 애로사항은 중국동포가 겪는 것과 많이 다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애로사항으로는 체불임금, 사기 피해, 산재 피해, 여성인 경우 성희롱과 성폭행이 있습니다. 중국인의 경우 언어소통의 문제가 있을 뿐 조선족과 특별히 다른 것은 없습니다. 저는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면 한중 친선의 다리가 되어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의 단점보다 장점을 더 많이 배우고 있어요. 중화주의에 근거해 무턱대고 인접국이나 주변지역을 패권적으로 보거나 지배하려는 의식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고요. 이들의 출신 성분을 보면 1960년대 우리의 대학졸업자들이 서독 광부로 가던 때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한국에 온 중국인들 중 상당수는 지식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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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계홍 언론인·용인대 겸임교수 khlee19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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