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 제121호 하회탈의 형상을 류시중씨가 장승에 새겼다. 하회마을은 주민의 75%가 풍산 류씨인 동성마을이다.
안동은 그 자체가 고건축 박물관이다. 도산서원·병산서원·고산서원 등 현존하는 26개의 서원과 270여 개의 정자, 하회마을을 비롯한 퇴계종택·학봉종택·농암종택 등 유서 깊은 종가에 수많은 재실, 봉정사·개목사·광흥사·용수사 등 사찰과 신라시대 이래로 전해지는 전탑(塼塔)들이 묵묵히 역사의 현장을 지키고 있다. 서울을 출발해 중부고속도로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다시 중앙고속도로를 내달려 3시간반 만에 안동에 도착하는 순간, 도대체 다음 행선지를 어디로 할까 어느새 길 잃은 외지인이 된다.

산약을 수확하고 있는 농부. 전국 생산량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안동 산약은 사과, 안동포에 이어 이 지방의 대표적 특산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개인이 세운 정자 가운데 영남 제일이라는 탁청정(濯淸亭· 1541년 건립) 앞에 서자 서글퍼지는 심정을 어쩔 수 없었다. 안동댐과 임하댐은 안동의 지도를 바꾸어버렸다. 옛길은 물 속에 잠기고 유적들은 제자리를 잃었다. 대신 주요 유적지 팻말마다 ‘원래 ○○에 있었으나 댐이 건설되면서 옮겨놓았다’는 문구만 덜렁 남아 있다. 도산서원과 마주하고 있는 시사단(1792년 정조가 퇴계의 학덕을 기려 과거를 보았던 장소) 역시 안동댐 건립으로 물이 차오르자 지금의 자리에 10m 가량 축대를 쌓아 보존했다. 당시 7000여 명의 응시자가 몰려들어 강 모래밭에서 과거를 치르던 장관이 눈에 선하다.

① 나라에 큰 변고가 있을 때마다 운다는 용계 은행나무. 수령 700년의 이 노목은 나무 둘레가 14.5m, 높이 37m에 이른다.<br>② 1000원짜리 지폐에도 그려져 있는 도산서원. 마치 ‘숨은 그림찾기’를 하는 듯하다<br>③ 수은주가 떨어지면서 사과 따는 아낙의 손길도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