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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유영철, 충격의 엽기행각 추적기

오, 신이여, 이 자가 진정 인간입니까? “토막낸 사체 믹서에 갈고, 간과 뇌수 먹었다”

  • 글: 강지남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layra@donga.com

‘살인마’ 유영철, 충격의 엽기행각 추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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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유영철, 충격의 엽기행각 추적기

7월20일 피해자의 부인이 현장검증 도중 오열하고 있다.

유영철은 마포에 위치한 기동수사대 3층 조사실로 붙들려 갔다. 하지만 경찰에겐 유영철이 납치범이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5834’의 전화를 받고 나간 3명의 여성으로부터 연락이 끊겼다는 보도방 업주들의 첩보가 있을 뿐이었다. 당시 유영철이 소지한 물건이라고는 휴대전화와 여성용 ‘아바타’ 손목시계, 그리고 1800원이 전부였다. 휴대전화에 대해 캐묻자 “주웠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이틀 전에 창문 열린 차에서 꺼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들에게 통사정을 했다.

“지금 서대문경찰서에 찜질방 절도 건이 걸려 있어요. 여기서 절도로 또 걸리면 특가법에 걸려 최소 5년은 살아야 해요. 저, 더는 교도소에서 못 삽니다. 그냥 ‘점유이탈’로 하죠, 네?”

형사들과 말꼬리를 잡는 승강이도 벌어졌다. 사라진 여성들의 행방을 추궁하자 유영철은 “대체 누굴 찾는 거야?”라고 되물었다.

“어디로 팔아 넘겼어?”

“납치사건이라면 나는 아니네.”



“그럼 넌 뭔데?”

“나? 나는 죽였지….”

“이 자식이 지금 장난치는 줄 알아?”

기동수사대 강대원 대장은 “그때까지만 해도 유영철을 납치범 이상으론 생각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휴대전화도 주운 것이라고 계속 우기면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난감해하던 차에 최진하 경장이 강 대장을 조사실 밖으로 불러냈다. 최 경장은 유영철의 지갑에 달려 있던 금색 줄을 강 대장에게 건넸다. 여성용 발찌였다. 강 대장은 ‘감이 왔다’.

“엄마, 나 사람 많이 죽였어”

“너 이거 어디서 났어?”

“청계천에서 1000원 주고 샀어요. 그냥 장식용이에요.”

“야, 이거 안 보여? ‘18K’라고 써 있잖아. 이거 여자들이 하는 발찌 맞지? 이게 진짜 1000원짜리면 나랑 같이 이거 사러 가자. 100개쯤 사다 팔아서 떼돈 한번 벌어보자. 나 이제 너 덕분에 경찰 관두고 봉이 김선달이나 할란다.”

강 대장의 추궁에 유영철은 고개를 푹 숙였다. ‘이제 이놈이 슬슬 불겠구나’ 싶었다. 휴대전화의 진짜 주인, 사라진 여성들의 신원, 유영철의 전과기록 등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유영철의 입에서 뜻밖의 얘기가 튀어나왔다.

“발찌는 나중에 설명하고요, 신사동 살인사건부터 얘기할게요….”

유영철은 “지난해 9월 신사동 노부부부터 이틀 전 사라진 보도방 여자까지 모두 26명을 죽였다”고 털어놨다. 자백대로라면 유영철은 경찰이 1년 가까이 골머리를 썩여온 4건의 노인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었다. 또 여성 출장마사지사 11명을 살해한 전대미문의 살인범이었다. 경찰로서는 생각지도 않은 ‘대어’를 낚아올린 셈이었다. 유영철은 “모든 범행을 자백할 테니 1시간만 달라. 어머니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엄마, 나 사람 많이 죽였어….”

어떤 어머니가 아들의 이런 고백을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유영철의 어머니 김모(57)씨는 울음을 터뜨렸다. 유영철이 말을 하려고 하면 아들의 입을 틀어막으며 “너, 형사들이 무서워서 거짓말하는 거지?”라며 흐느꼈다.

4시간 대화 나눈 후 살해하기도

김씨가 돌아간 후 유영철은 본격적인 조사를 받았다. 흐느끼던 어머니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렸는지 진술은 오락가락했다. 온몸이 뻣뻣하게 굳으면서 게거품을 무는 간질발작도 세 차례나 일으켰다. 그러다 자정 무렵 유영철은 “죽인 여자들을 봉원사 근처 야산에 묻었다”며 현장에 가보자고 제안했다. 조사실을 나서는 순간, 유영철은 경찰관들을 따돌리고 도망쳤다. 발작을 염려해 수갑을 풀어준 상태였다.

12시간 후인 16일 정오 무렵 유영철은 영등포역에서 불심검문에 걸려 체포됐다. 강 대장은 “다시 잡혀온 이후 자포자기한 심정이 됐는지 범행 일체를 순순히 자백했다”고 말했다.

유영철은 치밀하고도 잔혹한 ‘살인기계’였다. ‘5834’ 번호의 휴대전화는 유영철이 지난 6월 살해한 우모(28)씨의 어머니가 사용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씨로부터 자신의 어머니가 석 달 전 사망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이 휴대전화로 윤락여성들을 ‘살인의 방’으로 불러들였다. 경찰 관계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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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지남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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