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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 통해 본 김선일 사건 미스터리

美, 알 자지라 방송 전 김씨 피랍 인지 가능성 높아

  • 글: 이준규 전 ‘김선일 사건 국정조사’ 특위 예비조사요원

국회 국정감사 통해 본 김선일 사건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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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일 보고서’는 6월21일 알 자지라 방송이 나간 직후 이라크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김천호 사장이 대사관에 와서 대사관 직원들과 면담한 내용을 임홍재 대사로부터 듣고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KBR의 트레일러 3대와 가나무역 김선일씨가 운전기사와 함께 GMC 차량을 타고” 가다가 실종되었고, “6월16일 (이 사실을) 미측에 공식통보”했으며 “행불인원은 KBR 4명, 가나무역 2명”이라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같은 경로를 통해 작성된 ‘무관 보고서’는 김선일씨가 “KBR 직원들과 함께 피랍되었”고 “미측에 공식통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군관련 내용은 어디로 갔나

이 두 보고서의 존재는 김천호 사장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이후 부정하며 내세운 논리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하다. 김 사장은 “(인터뷰 당시) 통화상태가 불량”했고 “경황이 없었다”는 말로 인터뷰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기사화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최초 인터뷰와 같은 내용이 이라크대사관에서의 공식면담을 통해 작성된 정부 공식 보고서에 기재되어 있다는 것은 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게다가 6월22일 아침 외교부는 브리핑을 통해 “김 사장이 어제 오후 이라크대사관을 방문해 임홍재 대사 등과 면담을 가졌으며…김 사장의 진술에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확인이 필요하다”고만 언급했다. 6월21일 면담과 관련해 국방부 라인에 공식 보고된 내용이 외교부 브리핑에서는 일절 언급되지 않았던 것이다.

국정조사 기간 중 처음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혹시 이라크대사관이 6월21일 면담내용에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외교부 본부에 보고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데 조사의 초점이 모아졌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을 통해 6월23일 이라크대사관이 외교부에 보낸 비밀전문의 내용이 폭로됨으로써 의혹은 더욱 증폭되었다. 이 전문에서 이라크대사관은 앞서의 모든 내용을 외교부 본부에 보고하면서 “일단 김 사장에게 납치일자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도록 조치해놓았음” “앞으로 납치일자 문제로 인한 파장이 우려되니 동 문제에 관한 본부 입장 회신 바람”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전문을 통해 의혹은 애초부터 외교부와 이라크대사관이 피랍일자와 미군관련 부분이 알려졌을 때의 파장을 우려해 김 사장의 진술에서 미군 및 KBR 관련 부분을 공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방향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입장은 단호했다. 진술이 엇갈려서 신중을 기한 것이지 “은폐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는 주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NSC 또한 의혹의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과연 NSC는 ‘최종일 보고서’와 ‘무관 보고서’, 6월23일 이라크대사관 전문에 담긴 미군 및 KBR 관련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NSC는 시종일관 보고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참여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사실상 지휘하고 있는 NSC가 외교부와 국방부에 보고된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쉽지 않지만, NSC측은 모든 정보가 NSC에 보고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미군 및 KBR을 언급한 김천호 사장의 초기진술과 관련해 정부당국의 공식입장은 ‘김 사장의 진술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진술을 신뢰할 수 없어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김 사장이 이후 이라크대사관에 제출한 진술서도 그 신빙성을 검증해봐야 옳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감사원과 외교부는 김 사장이 가나무역 직원들과 ‘대책회의’를 한 후 작성·제출한 6월22일 진술서 내용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AAFES 매니저가 보낸 메일

미군 당국이 김선일씨의 실종 혹은 피랍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정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는 가나무역의 사업 상대인 AAFES 관련부분에서도 다시 한번 제기되었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김천호 사장은 6월24일 이라크대사관에서 한 추가진술에서 앞서의 초기진술을 번복하고 ‘진실’을 얘기한다면서 “6월10일 AAFES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타진’했으며” “AAFES측으로부터 ‘우리가 도와주기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고 “6월13일에는 AAFES측이 김선일씨의 안부를 물어왔다”고 진술했다.

이어 김 사장은 7월8일 감사원 조사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했다. “바그다드 국제공항(BIAP) 가나무역 매장의 한국인 매니저인 장계민씨에게 김선일씨 실종 문제를 BIAP AAFES(바그다드 공항의 AAFES) 직원들에게 물어보라고 지시했고 장계민씨가 그쪽 매니저 짐(Jim)에게 ‘우리 직원 1명이 실종되었는데 찾아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으나 짐은 ‘우리로서는 좀 힘들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는 국정조사 기관보고 과정에서 감사원의 ‘김천호 사장 문답서’ 열람을 통해 확인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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