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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모르는 여성 향락산업

“누나, 춤추고 놀다 ‘초이스’해도 돼요” 예쁜 오빠는 정빠·디빠, 아저씨는 제비방·아빠방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불황 모르는 여성 향락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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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남자마담(보통‘선수’생활을 하다가 20대 중반 이후 선수들을 관리하는 마담으로 전업한다)인 강모(32)씨는 “일반 나이트클럽에서 양주를 마시는 것보다 저렴하다”면서 “외국처럼 여자들이 편하고 싸게 원하는 스타일의 남자와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는 공간”이라고 자랑했다.

“기본세트에 선수 하나면 여자 둘이서 50만원이면 충분해요. 과거 정통 호스트바에서 제대로 놀려면 적어도 200만원은 들었거든요. 그에 비하면 무척 싸죠. 일본의 호스트바가 이것과 비슷해요. 일본 호스트바는 룸이 아니라 개방형 테이블에서 손님들을 접대하기 때문에 비교적 건전한 유흥문화로 자리잡았어요. 또 여기서는 선수를 처음부터 선택할 필요 없이 같이 춤추고 놀다가 멋진 사람이 보이면 그때 ‘초이스’해도 돼요. 나이트랑 똑같은데 남자들이 선수라고 보면 되는 거죠.”

마담 강씨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무대가 시끄러워졌다. 두 명의 남자 라이브 DJ가 무대에 올라가 춤을 추기 시작한 것. 이들은 현란한 음악과 함께 섹시 댄스를 추면서 옷을 하나씩 벗어던졌고 결국 앞만 살짝 가리는 T팬티 하나만 남았다. 이들은 앉아 있던 여자 손님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 뒤 앞뒤로 서서 몸을 더듬으며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춤을 함께 추기도 했다. 매일 이런 쇼가 5회씩 진행된다고 한다.

홍보 포스터를 보고 이곳을 찾았다는 30대 초반의 웹디자이너 심모씨는 파트너인 남성 호스트와 무대에서 계속 춤을 추었다. 댄스 음악이 나올 때는 친구들, 그리고 각각의 파트너와 둥글게 서서 춤을 췄지만 발라드 음악이 나오자 마치 연인처럼 파트너에게 몸을 맡겼다. 부둥켜안은 두 사람은 무대 위에서 서로 몸을 애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심씨는 이런 곳에 온 건 오늘이 처음이라고 했다.

“남자가 술도 따라주고 같이 춤도 춰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분위기도 띄워주니까 좋던데요. 또 술도 한잔 마신 상태에서 처음 본 잘생긴 남자와 껴안고 춤을 추니까 가슴이 두근두근했어요(웃음). 짜릿한 경험이었죠. 친구 4명이 같이 왔는데 호스트 팁까지 100만원 정도 든 것 같아요. 솔직히 이런 곳에 매일 오기는 힘들지만 특별한 일이 있거나 보너스를 받으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고학력, 전문직 여성이 주고객

대부분 20대 중반인 호스트 중에서 대학생 비율은 20% 정도, 졸업생까지 합치면 50%가 넘는다고 한다. 취업 못한 백수나 카드값에 시달리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삼아 뛰는 공익근무요원도 많다. 한 달 수입은 개인마다 다르다. 이른바 ‘에이스’는 1000만원도 넘게 벌지만, 외모나 ‘말발’이 떨어지면 100만원도 벌지 못한다.

기자가 “호스트들이 거의 연예인급 외모”라고 추켜세우자 마담 강씨는 “여기 있는 친구들은 연예인이나 마찬가지”라고 대답했다. 실제 음반 한 장 내고 망한 가수, 백댄서, 드라마 단역 배우 등 현재 연예계에 몸담고 있거나 연예인 지망생이 대다수라고. 한편 이곳을 찾는 여자 중엔 연예인뿐 아니라 방송국 아나운서, 프리랜서MC, 대학생, 의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른바 ‘나가요걸’을 제외하면 이곳에 오는 여자 가운데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가 많아요. 호스트바에 간다고 하면 ‘생각 없는 날라리’로 보지만 실제로는 커리어우먼들입니다. 이들이 당당하게 업소를 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더 평범한 여자들을 고객으로 모시기 위해 나이트클럽을 연 거죠. 하지만 새벽 2시 영업이 끝나면 다시 정통 호스트바로 바꿉니다.”

강씨는 대학가나 유흥가 주변에 포스터를 붙이고,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에서 하듯이 거리에서 여자들에게 손거울, 기름종이(화장이 번들거리는 것을 막아주는 종이) 등 홍보물을 나눠주며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했다. 국가에서 1종 유흥주점 허가를 받은 마당에 대놓고 홍보하지 못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스트바의 경우 단속할 근거가 없다. 우선 접대부의 부(婦)가 부녀자를 뜻하기 때문에 남성은 법적으로 접대부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접대부를 둘 수 없는 단란주점이나 일반음식점이 변칙 호스트바 영업을 해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 2002년 경찰대학 치안연구소가 풍속영업단속을 담당하는 현직 경찰관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4명이 호스트바 등의 남자 접객원을 ‘접대부’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법이 바뀌어 남자가 접대부로 인정된다 해도 업소가 접대부를 둘 수 있는 1종 유흥주점 허가를 냈다면 처벌할 수 없다. 요즘 드러내놓고 호스트바 영업을 하는 업소들은 ‘당당히’ 1종 유흥주점 허가를 받은 곳이다. 일반인들도 남자를 위한 룸살롱이 합법이듯, 여자를 위한 호스트바로 당연히 합법이라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호스트100명, 업소 대형화 바람

이런 가운데 호스트바는 서울 강남지역을 벗어나 서울시내 전역과 수도권 일대로 퍼져나가고 있다. 사실 호스트바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정통 호스트바를 뜻하는 ‘정빠’, 디스크자키가 직접 음악을 틀어주고 여성 고객의 술시중을 들어주는 일종의 가라오케인 ‘디빠(DJ바 또는 정빠가 아니라는 뜻으로 뒷빠라고도 불린다)’, 남성 노래방 도우미를 고용한 ‘노래빠’ 등이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여성전용 나이트클럽’도 새로운 형태의 호스트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자가 남성 접대부를 골라 옆에 앉히고 술시중을 받는 것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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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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