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호

조선 사회사 강연한 한국학 전문가 마티나 도이힐러

  • 글·이남희 기자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2004-11-25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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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사회사 강연한 한국학 전문가 마티나 도이힐러
    “그아름다운 기와집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물질적으로 빠른 성장을 이룬 이 나라가 정작 진정한 한국적 가치는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영국 런던대 한국학센터 소장을 지낸 마티나 도이힐러(69) 교수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주최한 ‘조선왕조 사회사’ 강연을 위해 지난 10월6일부터 한 달간 한국에 머물렀다. 성성한 백발의 도이힐러 교수는 심한 감기로 고생하면서도 한국학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스위스 취리히 출생인 그가 한국학과 인연을 맺은 건 40여년 전.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였던 존 페어뱅크 교수가 중국사를 공부하던 그에게 “조선의 개항기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라며 연구를 권했다. 1967년 그는 한국으로 건너와 ‘조선왕조실록’과 법전, 각종 고문서들과 씨름하며 조선시대 역사를 공부했다.

    도이힐러 교수가 평생을 바쳐 연구한 분야는 ‘17세기 조선 중엽의 재지사족(在地士族)’과 ‘한국사회의 유교적 변환’. “재지사족(지방 양반)이 향촌사회의 지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유교문화를 발전시켰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과도한 도시화로 점차 잊혀져가는 지방의 의례(儀禮) 문화가 그에겐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학 불모지인 유럽에 한국을 알린 학자답게 그는 한국학의 발전을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현재 한국학을 공부하는 해외 학자들은 대개 교포예요. 중국이나 일본을 연구하는 서양 학자가 많은 것과는 대조적이죠. 한국학이 세계 속의 학문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많은 서양인이 한국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한국학 연구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도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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