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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스트’ ‘프리즌 브레이크’ 만든 한국계 작가 모니카 메이서

“김윤진 염두에 둔 작품 구상하고 있어요”

  • 염희진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salthj@donga.com

‘로스트’ ‘프리즌 브레이크’ 만든 한국계 작가 모니카 메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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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프리즌 브레이크’ 만든 한국계 작가  모니카 메이서

미국 드라마 ‘24’ ‘로스트’ ‘프리즌 브레이크’에 참여해 2005년 최우수작가상을 받은 미국 방송계의 ‘하인스 워드’ 모니카 메이서씨.

“할리우드와 달리 미국 작가 사회에선 어떤 보스를 만나느냐가 중요해요. 폭스에서 교육을 받을 때 제 보스가 든든하게 후원했어요. 프로그램을 이수하자 저를 ‘24’의 시즌 2에 참여하도록 추천했죠. ‘로스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제작자인 J. J. 에이브럼스가 ‘24’의 굉장한 팬인 덕분이었죠. 따지고 보면 저는 행운아예요.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것이 저를 훌륭한 드라마 작가로 자리 잡게 해줬죠.”

메이서씨는 미국 드라마 첫 진출작인 ‘24’에서 보조작가(assistant writer)로 참여한 이래 ‘로스트’에서 정식 작가(staff writer)로,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스토리 에디터(story editor) 겸 프로듀서로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미국의 작가 시스템은 보조작가를 시작으로 정식 작가, 스토리 에디터, 이그제큐티브 에디터(executive editor) 등의 단계로 나뉜다. 이 단계에 따라 수당 또한 철저히 차등 지급된다.

“미국 드라마작가 그룹은 마치 군대 같아요. 군대 조직의 계급체계처럼 일사불란하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치밀한 대본이 나올 수 없거든요.”

2004년부터 정식 작가로 참여했으니 경력이 그리 긴 편은 아니다. 외모도 앳되어 보이는 그에게 나이를 물었더니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인터뷰 내내 모든 질문에 친절히 답해주던 그는 나이에서만큼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미국 작가는 자기 나이를 정확히 밝히지 않아요. 시청자가 어떠한 선입견도 갖지 않길 원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10대 청춘물을 쓰고 싶은데 작가 나이가 마흔 살이라는 게 밝혀지면 시청자는 ‘작가가 너무 고루한 게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또 20대 작가가 40대 중년의 이야기를 쓴다면 ‘인생 경험도 짧으면서 어떻게 쓰냐’고 하겠죠. 뭐, 결국 어려도 문제고 나이가 많아도 문제니 밝히지 않는 거예요(웃음).”



그러더니 “대략 30대 중반”이라고 살짝 귀띔했다.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주인공 스코필드가 탈출하기 위해 칫솔로 감방의 변기를 뚫는 아이디어를 드라마에 넣으려고 작가들이 서로 로비까지 벌이는 거 아세요?”

미국 드라마의 대본이 어떻게 쓰여지는지 묻자 그가 대뜸 이렇게 되물었다. 그가 들려준 ‘프리즌 브레이크’ 제작 뒷얘기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다. ‘프리즌 브레이크’ 작가 7명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회의를 ‘치른다’고 한다. 미국 드라마는 작가 7∼10명의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지며, 매회 에피소드는 수차례 회의와 상호 경쟁 및 합의를 통해 결정된다.

하루 종일 모여서 하는 일은 가령 이런 것들이다. 누군가 화장실 변기를 칫솔로 뚫어 주인공이 탈옥한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이를 다른 작가들의 아이디어와 경쟁에 붙인다. 이 과정에서 작가들은 자신의 생각이 더 그럴듯하고 현실에 가깝다는 것을 설득해야 한다. 식사 시간, 쉬는 시간까지 쪼개가며 기를 쓰고 동료작가들을 설득한다. 결국 최종 투표를 통해 다수의 선택을 받은 아이디어가 드라마에 반영된다.

에피소드 하나가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주. 일주일에 걸쳐 공동회의를 하고, 아웃라인 작업과 집필을 한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통해 걸러진 이야기만이 시청자의 공감을 살 수 있다.

‘24’에서 메이서씨는 보조작가였다. 40대 1의 경쟁을 뚫고 보조작가로 선발된 그가 한 일은 일종의 조사 업무였다. 하지만 단순히 작가를 보조하는 임무가 아니었다. 드라마의 설정이 얼마나 현실성 있고 개연성 있는지를 따져보는 중요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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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희진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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