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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증시 뒷담화 3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는 무엇으로 사는가

스타냐 쪽박이냐, ‘철학’과 ‘발품’이 운명 가른다

  • 박경철 의사, 안동신세계병원장 donodonsu@naver.com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는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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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는 무엇으로 사는가
실적이 20%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이 있다 치자. 어떤 애널리스트는 즉각 주가 목표치 역시 20% 올려 잡지만, 그 20%가 이 기업 실적 개선의 최고점이라고 여기고 오히려 주가 목표치를 낮추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기업의 경영진이 그릇된 판단을 내릴 경우 주가 목표치를 어느 정도까지 할인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그래서 애널리스트마다 목표치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다시 말해 주가 목표치는 애널리스트가 객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에 의한 것과 그것에 다시 주관적 요인이 감안된 것이 동시에 존재하는데, 전자는 차이가 거의 없고 후자는 차이가 크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 차이는 애널리스트의 능력을 평가하는 결정적 잣대가 된다. 결국 이런 예상치가 얼마나 실제와 들어맞느냐에 따라 ‘스타 애널리스트’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이런 사정 때문에 애널리스트가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나치게 주관성을 부여해 다른 사람의 예측과 거리가 있는 예측치를 내놓았을 때, 그것이 맞으면 스타가 되지만 틀리면 업계에서 회복하기 힘든 오점을 남긴다.

그래도 기본 근거는 PER

그래서 요즘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애널리스트의 예측치를 통일화하는 주가예측 모델을 선호한다. 너무 튀는 전망을 했다가 틀리면 리서치센터 전체의 신뢰성에 금이 가기 때문이다. 리서치센터장의 기능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서치센터장은 소속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모아 통일화, 균질화하고, 여기에 자신의 철학을 더해 예측치를 발표한다.

한 기업의 주가를 주당 수익(EPS)으로 나눈 주가수익배율(PER)을 보자. PER은 해당 기업의 주가가 이익에 비해 적정한지를 살피는 도구다. 가령 PER이 10이라는 것은 이 기업에 투자하면(주식을 사면) 투자한 돈(매수한 주가)을 10년 만에 뽑을 수 있다는 의미다. 즉 본전을 뽑는 데 10년이 걸린다는 뜻. 물론 여기서 ‘본전을 뽑는다’는 것은 배당만으로 10년 만에 본전을 뽑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기업이 낸 이익은 배당이 될 수도 있지만 재투자되거나 새로운 투자를 위해 기업 내부에 쌓아두는(유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가의 적정성을 평가할 때 1차적 기준이 되는 것은 PER이다. 건물을 살 때도 임대수익률이 우선이고, 식당에 투자할 때도 얼마 만에 본전을 뽑을 수 있느냐가 투자 기준점이 되듯 주가 또한 마찬가지다.

어쨌든 PER=주가/EPS이니 주가=EPS×PER이 될 것이고, PER을 얼마로 정하느냐에 따라 예상 주가가 달라진다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이때 어떤 애널리스트는 적정 PER을 10(2008년 1월말 국내 기업 전체 PER)으로 잡고, 다른 애널리스트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한 PER인 13~15가 적당하다고 볼 수도 있으며, 또 어떤 애널리스트는 우리도 곧 선진국 수준에 이를 것이라 여기고 15 이상이 적당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리서치센터장이 우리 과거 증시와 비교해 적정 주가를 찾는 게 옳다고 여겨 다른 나라는 무시하고 우리나라 주가지수의 PER 변동폭인 6~15 사이에서 금리와 비교한 적정선을 찾는 게 좋겠다고 기준을 제시하면 그 리서치센터의 PER 기준 목표치는 그것을 근거로 정해진다. 투자자들은 이런 다양한 의견 중에서 어느 것을 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대개는 공신력 있는 리서치센터에서 발표한 의견을 모아 나름대로 공감할 수 있는 수준(컨센서스)을 정하고 그것을 참고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물론 PER은 수많은 잣대 중에서 가장 초보적이고 일차적인 것이며, 실제로 각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자료들에는 그것말고도 수백 가지 다양한 변수와 잣대가 반영된다. 애널리스트의 책임은 여기까지다. 이들의 주 임무는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을 파악하고, 주가 대비 적정 수준을 평가하는 것’일 뿐이다.

이들이 내놓은 자료는 펀드매니저나 일반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 매도하는 데 자료로 이용된다. 대개 신뢰할 만한 증권사의 리포트는 펀드매니저의 책상 위에 올라가고, 외국계 투자자가 한국 기업에 투자하고 싶을 때 어느 증권사와 거래할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즉 애널리스트의 분석보고서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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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의사, 안동신세계병원장 donodon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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