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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등훈련기 T-50, 왜 수출 늦어지나

UAE는 국익 위해 늦추고 싱가포르는 국익 위해 서둔다

  •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한국 고등훈련기 T-50, 왜 수출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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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국가의 방어전략

한국 고등훈련기 T-50, 왜 수출 늦어지나

MB는 대선 출마의사를 밝힌 2007년 1월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방문해 T-50 조종석에 앉아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UAE에 T-50 선정을 요청하는 편지도 보냈다.

서울과 수도권을 지키는 전투기는 수원기지나 충남의 서산기지, 충북의 청주기지와 중원기지, 강원의 횡성기지 등에서 이륙한다. 대한민국은 싱가포르에 비하면 국토가 월등히 넓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 방어에 투입되는 전투기를 서울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배치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공군은 이렇게 할 수가 없다. 싱가포르의 창이공항은 한국의 인천공항 구실을 한다. 싱가포르 공군은 창이공항 동쪽에 급유기(KC-135)와 수송기(포커-50) 초계기(포커-50ME)를 운용하는 공군기지를, 서쪽에 F-16 전투기를 배치한 공군기지를 두었다. 그리고 파야레바 기지에 수송기(C-130 등)와 요격기(F-5)를 배치하고, 셈바왕 기지에는 헬기를, 텐가 기지에는 경보기(E-2C)와 전투기(F-16)를 두고 있다.

이것이 싱가포르가 보유한 공군기지의 전부다. 싱가포르의 공군기지는 한국 공군기지보다 작다. 한국 공군기지는 한 개 비행단이 머물 정도로 규모가 크지만, 싱가포르 공군기지는 면적이 좁아 두세 개 비행대대만 배치돼 있다. 서울과 면적이 비슷한 싱가포르가 창이공항과 별개로 다섯 개의 공군기지를 가진 것은 사실 ‘무리’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북한과 대립한 상태에서 4강에 둘러싸여 있어 안보 수요가 많은 편이다. 싱가포르는 한국 정도는 아니지만, ‘안보 수요’가 큰 나라다.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 싱가포르 역시 말레이시아의 일부가 돼 함께 독립하지 않고 영국의 직할 식민지로 남았다.



이후 1963년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말레이시아 연방에 들어갔다. 싱가포르에는 중국인이 많이 사는데 이들과 말레이인 사이에 갈등이 일어났다. 그리고 ‘잘산다’는 이유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많은 세금을 부과하자 싱가포르는 반발해 1965년 독립을 선언했다. 이때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가 무력으로 강제합병을 하려고 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래서 영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영국은 수에즈 운하에서 철수하는 부대를 보내 1971년까지 싱가포르를 지켜주었다. 이러한 역사 때문인지 싱가포르에는 아직도 영국 색채가 강하게 남아 있다. 그 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관계는 아주 좋아졌다. 하지만 싱가포르 지도자들은 말레이시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턱밑인 남쪽에 있는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2억2261만명)가 많다. 지금은 가난하지만 풍부한 자원과 인구가 있어 대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싱가포르로서는 인도네시아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는 싱가포르항을 무대로 자유무역을 강화하고 국제금융을 도입해 빠르게 발전했다.

제3국에 전투기를 배치

싱가포르 공군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가하는 무언의 압력에 대항해 자유 수호를 국가 제일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한국은 4강에 둘러싸여 있지만, 540여 대의 전투기를 포함해 800여 대에 달하는 공군기와 600여 대가 넘는 헬기를 보유한 ‘항공 강국’이다. 한국군은 9개 전투비행단에 1개 전술공수비행단, 1개 혼성비행단, 1개 훈련비행단, 그리고 양으로는 세계 3위인 헬기 전력을 갖고 있다.

대국 사이에 있는 만큼 싱가포르도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강한 항공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면적이 좁아 89대(F-16 44대, F-5 45대)의 전투기와 10대의 수송기, 8대의 급유기, 5대의 초계기, 4대의 경보기, 57개의 헬기만 배치해놓았다. 이것이 싱가포르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항공력인데, 이를 한국식으로 정리하면 전투비행단 한 개에 혼성비행단 하나, 헬기 항공여단 하나가 된다.

이렇게 미약한 항공력으로는 싱가포르의 자유를 지킬 수 없다. 하지만 지갑이 두툼한 싱가포르는 새로운 개념의 방어 전략을 도입했다. 첫째, 싱가포르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항공력은 3국에 배치해 훈련시킨다는 것이다. 군사력에서는 종종 질(質)보다는 양(量)이 중요하다. 그러나 공간이 부족한 싱가포르는 ‘양보다는 질을 중시한다’는 것을 두 번째 전략으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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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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