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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연구 해운대

한국의 골드코스트? 어정쩡한 여름 휴양지?

  • 이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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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층에서 바다를 느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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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만 매립지에 조성된 ‘마린시티’는 동백섬과 마주하고 있다.

지난 1월30일에 찾은 마린시티. 정체 모를 천막 20~30개와 서류를 손에 들고 길가를 서성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전날인 29일 아이파크 분양권 당첨자가 발표되자 전국에서 ‘떴다방’들이 몰려든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 아파트가 나왔어요. 그만큼 부산 부동산이 침체돼 있었던 겁니다. 어제 당첨자가 발표됐고, 오늘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서 전매제한이 풀렸잖아요. 그러니까 분양권을 매매하려고 벌떼처럼 몰려든 거 아닙니까. 떴다방, 복부인들이 전국에서 엄청나게 왔습니다. 딱 보면 보통사람들이랑 ‘포스’가 달라서 압니다. 그런데 한사코 아니라고 잡아떼면 그만이라 단속하기는 힘듭니다.”

막 단속작업을 끝냈다는 해운대구 토지정보과 박정식 토지관리팀장이 가쁜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아이파크에 대한 관심은 극도로 침체된 부산 부동산시장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아이파크 1592가구 가운데 65가구 외에는 청약이 마감됐고, 바닷가 쪽과 전망이 빼어난 가구는 이미 3500만원에서 최고 2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지금 사두지 않으면 계속 값이 오른다”며 방문자를 부추겼다.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안도 사정은 마찬가지. 원래 고급 마케팅을 하느라 예약제로 손님을 받았다는 이곳은 분양권 추첨이 끝난 뒤여서인지 지금은 출입이 자유로웠다. 한 공인중개사가 다가와 “물건은 내가 다 갖고 있다”며 서류를 흔들어 보이자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던 이 몇몇이 물건의 조망권과 가격을 꼼꼼히 따져 물었다.



아이파크 청약이 이렇게 호황을 구가한 것은, 해안가를 낀 신도시를 능가하는 입지조건을 내세워 부산이 아닌 전국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인 덕분이다. 전국의 재력가들이 ‘수십 층 높이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남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기분을 느껴보시라’는 꼬드김에 홀라당 넘어갔다.

두 빌딩의 인기몰이에 마린시티와 인접한 기존 아파트와 마린시티 내 다른 건물들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오르듀부동산 남영우 소장은 “마린시티 지역 내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500만원씩 올라 대부분 1000만원 선을 넘겼다. 마린시티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대우마리나, 경남마리나, 경동아파트 등도 1년 전에 비해 5000만원~1억원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실수요가 아닌 떴다방들이 의도적으로 형성한 가격이라 거품이 빠지고 나면 피해가 속출할 수도 있다는 것. 아이파크 4층에 당첨됐다는 40대 주부 김모씨는 “당첨됐지만 계약할 마음은 없다. 조망권도 별로인 데다 구조도 안정감이 떨어져 그 돈을 내고 들어가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같이 당첨된 엄마들 가운데 비슷한 의견이 많다”고 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마린시티 내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해서 “형성된 가격이 오른 것이지, 저층 또는 오피스텔형에는 여전히 미분양 가구도 많다”고 했다.

“서울에도 이런 곳은 없다”

두 초고층빌딩 외에도 마린시티에는 2000년 즈음부터 30~40층 높이의 아파트들이 착착 들어섰다. 현재 우신 골드스위트(37층), 현대 하이페리온(41층), 포스코 아델리스(47층), 두산 위브 포세이돈(45층), 대우 트럼프월드(42층) 등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10개 단지 3800가구가 조성돼 있다.

이곳 주민들은 “부산은 물론 전국에서도 수도권과 견줄 만한 지역으로는 마린시티가 유일하다”고 말한다. 서울에도 고급 고층 주상복합빌딩이 10여 개나군집한 곳은 없다는 것. 특히 단순한 부촌이 아니라, 평생 몇 번 찾을까 말까 한 해변 휴양지를 집앞에 두고 산다는 자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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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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