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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북정책 최초 본격진단

‘한미’ 지렛대로는 ‘남북’ 고비 못 넘긴다

  • 송문홍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songmh@donga.com

이명박 대북정책 최초 본격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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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북정책 최초 본격진단

1월9일 이명박 당선자(가운데)가 서울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왼쪽에서 두 번째)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위의 두 사례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의 한반도 주변 상황을 전망하는 데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뉴욕 필의 평양공연 성사 배경을 설명하는 첫 번째 사례는 북미관계의 최근 동향을,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취임식 참석이 무산된 뒷얘기는 남북관계의 향후 기상도를 점쳐볼 수 있게 하는 재료다.

뉴욕 필 평양 공연은 북미관계 진전이 올해 상반기에 급물살을 타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가까운 시일 내에(심지어는 2월26일 뉴욕 필 공연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에반스 리비어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과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 등도 26일 판문점을 통해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질세라 중국도 1월말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2006년 이후 소원해진 양국 관계의 전면 회복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일본 후쿠다 내각 역시 납치 문제 때문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던 기존 양국관계에 모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다수의 정보통은 전한다.

이런 상황에 이명박 당선인 측은 북핵 폐기를 전제로 한 ‘비핵·개방 3000’ 구상을 공약으로 내놓고, 한미동맹을 남북관계보다 우선순위에 놓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북 경협에 대해선 북핵 진전, 사업 타당성, 재정능력, 국민합의의 4가지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2월1일 동아일보·아사히신문·월스트리트저널의 이명박 당선자 공동인터뷰).

문제는 이처럼 전임 정부에 비해 180도 달라진 대북 자세가 향후 한반도 기상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여기서 남북관계는 새 정부의 대북 자세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일차적인 결과물이다. 이 함수관계의 답을 찾으려면, 정보통들이 전하는 북한 내부의 최근 움직임과 주변국 동향, 북한 지도부와 이명박 차기 정부가 서로를 바라보며 주판알을 튕기는 속계산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영남 서울방문 무산 배경

먼저 북한의 최근 내부 사정. 북한은 지난해 대선국면 내내 한나라당과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왔다. 오히려 올해 신년 사설에서는 “남북경제협력을 다방면으로 추진하고, 10·4선언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대결시대의 잔재를 털어버려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예전 행태와 비교해볼 때 이는 새 정부에 대한 명백한 유화 제스처다.

무엇이 북한의 태도를 이처럼 바꿔놓았을까. 원론적으로 말한다면, 남측에서 10년 만에 이뤄지는 집권세력의 물갈이에 보다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새 집권세력이 어떤 대북구상을 갖고 나오는지 일단 두고 보자는 포석이었던 것. 해마다 받아오던 대규모 식량 및 비료 지원 등에 대한 부담감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이후 선군(先軍) 슬로건을 슬그머니 옆에 제쳐두고 경제 부분에 매진해왔다. 갈수록 커가는 내부 체제 모순을 억누르기만 하는 데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징표다. 그러나 북미관계 등 근본적인 걸림돌을 치우지 않고서는 경제회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른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해부터 대남창구인 통일전선부(통전부)와 그 산하기구들인 아태평화위원회(아태위), 민족경제연합회(민경련),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등에 대한 일대 정비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엔 당 조직지도부와 중앙검찰소가 이들 조직에 대해 강도 높은 부정부패 조사에 착수했다. ‘북측에서도 새 정권의 인적 변화에 대비해 물갈이가 진행되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한 한 북한 전문가의 ‘해설’은 이렇다.

“통전부에 대한 조사는 단순히 부정부패 척결 차원이 아니라 남북 정부 간 단일창구로 기능해온 통전부 및 산하기구들의 역할 및 기능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정으로 읽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과거 대남관계에 관여하지 않던 상위의 당 중앙부서가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 다시 말해 당 중앙부서가 과거 통전부가 보인 행태의 문제점을 찾아 해법을 모색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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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홍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song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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