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두아 변호사.
이 총재는 ‘시사IN’에 대한 고소 취하에 대해서는 “추후 잡지사에서 사실과 다르다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기자도 마감에 쫓겨 그랬다며 취하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사IN’의 반응은 달랐다.
‘시사IN’은 이 총재 측의 고소 취하 이후(1월30일)에 발행된 기사에서 “이수연과 서정우를 조사해야 한다”면서 의혹의 강도를 오히려 더 높였다. 이 기사는 “이회창 총재 측의 반론을 들어줬을 뿐 기사의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한 적은 없다. 고소 취하를 종용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고재열 기자는 “이회창 총재 측이 갑자기 고소를 취하한 것은 이 총재의 차남 이수연씨와 대선자금 담당자였던 서정우 변호사에 대한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 때문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총재는 2월12일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해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 총재는 “검찰이 참고인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특보를 지냈고 대선 후 한나라당의 전국구 공천을 받는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모 인사(이두아 변호사를 지칭)이며…”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고재열 기자, 이수연씨를 소환조사했으며, 12월12일부터 1월 초순까지 총 5회에 걸쳐 이두아 변호사를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판도라의 상자’ 열렸다
이두아 변호사는 2004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으로 구속된 서정우 변호사를 위해 일했으며,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 캠프의 인권특보로 임명됐다. 이 변호사는 “내가 2002년 이회창 후보의 대선자금 사용 내역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8일 이회창 총재 대선자금 폭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한 바 있다.
‘이회창, 대선잔금 유용’ 의혹 보도, 이회창 총재 측의 고소, 검찰의 이례적인 고소인 측(이수연씨, 서정우 변호사) 출국금지, 이회창 총재 측의 이례적인 고소 취하, 이회창 총재 측의 정치탄압 주장, 검찰의 침묵이 이어지면서 ‘이수연-서정우 출금’ 사건은 4월 총선 정국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신동아’는 왜 이러한 이상한 일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법조계와 정치권을 대상으로 총력 취재한 결과, 몇 가지 중요한 자료와 증언을 입수했다. 또한 취재 과정에서 2002년 한나라당 대선자금 문제 전반을 아우르는 세세한 스토리를 확보했다. 2002년 대선자금 의혹의 구체적 실체를 담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다.
우선 ‘신동아’는 ‘이수연-서정우 출금’의 계기가 된 정모(39)씨의 2004년 3월10일자 검찰 진술조서를 입수했다. 정씨는 최근 검찰에 한 차례 소환된 뒤 이수연-서정우 출국금지 조치 직전 중국으로 출국해 귀국하지 않고 있다.
진술서에서 정씨는 “2002년 11~12월 경 서정우 변호사로부터 부탁을 받고 국민주택채권 액면금 7억5000만원을 현금 5억원을 주고 매입했다가 2003년 여름 경 지인인 윤모씨, 이모씨, 박모씨, 유모씨, 차모씨 등 5명 명의의 계좌를 통해 매각해 현금화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씨는 모 회사의 차장으로 근무 중이었는데 검찰 진술조서에서 ▲서정우 변호사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법무법인 광장에서 일하는 이두아 변호사를 통해 2002년 가을 무렵 같은 법무법인 소속인 서정우 변호사를 소개받아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두아 변호사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저는 약 10년가량 증권회사, 무역회사 등에서 회사원 생활을 하던 중 2000년경부터 프랜차이즈 제빵 회사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는데, 회사설립을 준비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던 중 2002년 가을 무렵 법무법인 광장에 소속된 이두아 변호사를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