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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탄두 소형화 능력 추적

“리튬6 확보해 폭발력 강화 시도 확인… 노동미사일 탑재는 이미 가능”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북한 핵탄두 소형화 능력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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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탄두 소형화 능력 추적
두 차례 핵실험에 사용된 북한 핵폭발장치의 제원은 전혀 알려진 바 없기 때문에, 초보적인 수준의 플루토늄 핵폭탄으로 흔히 거론되는 ‘팻맨(Fat Man)’, 즉 1945년 미국이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한 핵폭탄의 설계를 원용해 추산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팻맨의 길이는 5m, 직경은 1.2m였다. 덩치만 놓고 볼 때, 직경이 90cm가 안 되는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에 탑재하긴 어렵지만 길이 15m 직경 1.3m가 넘는 노동미사일에 싣는 데는 무리가 없다. 팻맨의 중량은 4.5t가량이었고 이 가운데 미사일 탄두에는 필요 없는 부속장치를 제외하면 순수 폭탄 중량은 3.5~4t으로 추정된다. 노동미사일을 변형해 탑재할 수 있다는 최대중량보다 1.7~2배 무거운 셈이다.

이라크가 구했다면 북한은?

플루토늄을 이용해 만드는 내폭형 핵폭탄은 중성자 발생장치와 핵물질, 이를 감싸고 있는 반사체(reflector), 그 외곽의 탬퍼(tamper), 그 바깥의 고폭장약으로 구성된다. 고폭장약이 한꺼번에 폭발해 내부의 플루토늄 핵물질을 압축하여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놓으면, 여기에 중성자 발생장치가 만든 중성자가 투입돼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켜 엄청난 폭발력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주변의 반사체는 이때 만들어진 중성자가 안으로 다시 반사되도록 함으로써 핵분열을 계속 일으키는 구실을 한다. 반사체와 같은 물질로 만들어지는 탬퍼는 고폭장약이 폭발할 때 핵물질이 흩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핵분열이 충분히 일어나게 만든다.

핵폭탄을 만드는 기술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게 핵공학자들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60년 이상 된 기술인만큼 첨단기술로 볼 만한 부분이 드문데다 구체적인 내역도 대부분 공개돼 있다. 다만 1945년 이후 이뤄진 기술적인 진보는 크기와 무게는 줄이면서 폭발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미국이 가장 많이 보유한 B-61 계열의 핵탄두는 중량을 540kg까지 줄였지만 위력은 500~3000kt로 향상됐다. 요컨대 북한이 소형화를 이룰 수 있느냐는 지난 60여 년간 핵 강국이 이룬 기술진보를 얼마나 따라잡느냐에 달려있다.

핵폭탄 구성요소 가운데 중성자발생장치와 핵물질은 무게가 매우 작다. 플루토늄의 무게는 통상 5kg 내외에 불과하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고폭장약으로 전체 중량의 60% 내외에 달한다. 금속으로 만들어지는 반사체와 탬퍼가 25%가량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케이스와 점화기, 충전기 등 기계장치의 무게다. 팻맨을 기준으로 본다면 총 4.5t 가운데 장약이 2.7t, 반사체와 탬퍼가 1.1t, 나머지가 0.7t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먼저 고폭장약부터 살펴보자. 핵무기 설계의 가장 어려운 과제로 불리는 고폭장약 기술은, 핵물질을 에워싼 폭약이 동시에 플루토늄을 향해 폭발하게 하는 게 관건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충격파가 한꺼번에 핵물질의 중앙으로 집중되어야만 충분한 고온·고압이 발생해 플루토늄이 핵분열을 제대로 일으킬 수 있다. 극히 작은 오차로 한쪽에서 먼저 폭발이 일어나면 대부분의 플루토늄은 폭발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 피시식 꺼져버리고(fizzle) 만다. 북한이 1차 핵실험에서 예상했던 출력을 내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듯 충격파를 동시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폭약을 렌즈 형태로 만들어 핵물질 주위의 구형 조립체에 부착해야 한다. 각각의 고폭렌즈는 안경알을 가공하는 정밀도의 밀링기계로 가공해야 하고 구성성분도 순수하고 균일해야 한다. 팻맨의 경우 총 32개의 고폭렌즈를 사용했지만, 이후 효율성을 증가시킨 40, 60, 72, 92개 등 다양한 개수의 고폭렌즈를 쓰는 디자인이 개발됐다.

고폭렌즈에 쓰이는 폭약은 재래식 폭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전용할 수 있다. 미국이 초기 핵무기에 사용했던 고폭약 RDX의 경우 초속 6000m 수준의 충격파를 만들어냈다. 그 후 폭약기술의 발달과 함께 훨씬 적은 분량으로도 같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됐고, 1960년대 이후 사용된 HMX나 PETN 폭약은 같은 폭발력의 RDX에 비해 무게가 40% 미만에 불과하다.

이들 폭약이 RDX에 비해 고가이긴 하지만, 그 제조나 관리가 어렵지 않아 고체 로켓추진체 등 군사용으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이라크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강제사찰을 받는 과정에서 이들 폭약을 대량으로 구비하고 있었던 게 확인된 것만 봐도 북한이 입수하기 어려운 물건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들을 고폭장약으로 활용하면 팻맨에 비해 장약의 중량을 40% 이하, 즉 1.1t 내외까지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폭실험 140회의 비밀

고폭장약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핵물질의 양을 늘리면 된다. 핵공학 박사인 강정민 스탠퍼드대 객원연구원은 “고폭장약의 양이 같을 경우 플루토늄이 늘어나면 핵분열 연쇄반응이 증가하므로 폭발력이 커진다. 뒤집어 말해 고폭장약의 양을 줄이고 플루토늄을 늘리는 방식으로 핵폭탄 전체 무게를 줄여도 폭발력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말했듯 핵폭탄의 무게에서 플루토늄 핵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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