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기원’ 1866년, 캔버스에 유채, 45×55cm, 파리 오르세미술관 소장
남자에게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는 여성의 음부는 여성이 남성을 지배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남자는 여성의 음부를 떠나서는 죽음보다 더 깊은 섹스의 쾌락을 느낄 수 없으며 음부가 받아들인 한 마리의 정자는 인류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단지 남자가 섹스를 하면서 인류를 염두에 두지 않을 뿐, 인류는 섹스를 통해 영원히 이어진다.
여성의 음부를 인류의 기원으로 본 작품이 쿠르베의 ‘세계의 기원’이다. 이 작품은 여자의 얼굴과 육감적인 육체는 생략한 채 도발적인 자세로 두 다리를 벌리고 누워있는 여자의 음부를 중심으로 복부와 가슴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자의 검은 음부는 흰색 옷 때문에 더욱 강조된다.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가 사실주의 모토 아래 여성의 음부를 클로즈업해 파격적으로 화면 가득 그려 넣은 이 작품을 제작한 것은, 1866년 에로틱한 그림을 수집하고 있던 파리 주재 터키대사 칼릴 베이가 세상에서 가장 외설스러운 그림을 그려달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아리스’ 1890~91년, 청동, 95×87×540cm, 파리 로댕미술관 소장
금기를 깨고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펼친 이 작품은 1995년, 129년 만에 오르세미술관에서 대중에게 공개됐다. 쿠르베의 ‘세계의 기원’이 오랫동안 일부 소수의 감상용으로 떠돈 반면, 여성의 성기를 강조한 로댕의 조각 ‘아리스’는 처음부터 대중에게 공개돼 비난을 샀다. 당시 사진의 발달로 춘화를 대신해 여성의 음부를 강조한 포르노 사진이 유통됐고, 사진의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은 여성의 음부를 과감히 클로즈업해 표현했다.
옷을 입지 않은 여인이 거룩하다고 생각한 로댕은 작업실에서 모델을 비롯한 여인들과의 섹스를 즐겼으며, 눈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느낌을 중요시했던 그는 그들의 알몸을 만지면서 인체를 관찰했다. 특히 로댕은 여성의 몸 중에서도 음부에 관심이 많았다. 여자의 몸을 그린 후기 작품을 보면 80% 이상, 여성이 다리를 벌리고 있는 모습이다.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후기 드로잉 대부분이 모델의 성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처음 작업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작품을 보고 비난했지만 로댕은 개의치 않았다.
‘폭포’ 1946~66년, 레디메이드, 242×177×142cm, 필라델피아 필라델피아미술사박물관 소장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이 작품에서 음모 없이 갈라진 부분만 보이는 여자의 음부와 인적이 없는 숲속은 성폭행을 연상시키면서 남자의 성욕을 암시한다. 손에 든 가스램프는 검은색의 구멍을 강조한다. 뒤샹은 이 작품을 20여 년 동안 뉴욕에서 비밀리에 제작했다. 당시 미술계는 그가 작품을 완성하지 못할 거라고 여겼다.
‘위대한 아메리칸 누드 NO 91’ 1967년, 캔버스에 유채, 151×263cm, 뉴욕 시드니 재니스갤러리 소장
여자는 한쪽 다리를 들고 대담한 포즈로 침대에 누워있다. 흰색의 비키니 자국은 여자가 벌거벗고 있음을 나타내며 입술 밖으로 나온 혀와 붉은 유두는 여자가 성적으로 흥분한 상태임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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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음부 밑에 깔려 있는 표범 무늬 양탄자는 남자를 상징하고, 탁자 위에 놓인 꽃은 섹스의 환희를 의미한다. 붉은색의 유두는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비키니 자국과 대비되지만, 표범 무늬 양탄자는 밤색의 음모와 조화를 이룬다.
이 작품은 다양한 성적 일탈을 그리고 있는 대중문화에서 이미지를 가져온 팝아트로, 성적인 부분만 강조했다. 탐 웨슬먼(1931~)은 이 작품에서 만화 그래픽 같은 효과를 주어 여성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