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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노무현 그 후

노무현 서거와 이상득 2선 후퇴, 여권에 후폭풍

당·정·청 요직의 이상득계는 지금 좌불안석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노무현 서거와 이상득 2선 후퇴, 여권에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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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서거와 이상득 2선 후퇴, 여권에 후폭풍

김주성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왼쪽). 장다사로 청와대 민정1비서관(오른쪽).

이 의원의 실각 조짐이 나타난 것은 4월29일 치러진 경북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였다. 정종복 전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다가 ‘친박근혜’를 표방한 무소속 정수성 후보(예비역 육군대장)에게 졌다. 다른 선거구에서도 한나라당은 참패했다. 자연스럽게 책임론이 일었고 그 여파로 당내에 원희룡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쇄신특위가 설치됐다.

특히 경주 패배를 놓고 당내에서 ‘SD(이상득) 책임론’이 제기됐다. “지난해 4·9 총선에서 친박연대 후보에게 패했던 정종복 전 의원을 재공천하면 승산이 희박하다”는 당내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상득 의원이 공천을 밀어붙였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정수성 후보가 “이상득 의원이 이명규 의원을 내게 보내 후보사퇴를 종용했다”고 폭로하면서 진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큰 후유증을 남겼다.

노무현 서거와 이상득 2선 후퇴, 여권에 후폭풍

1월20일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맨 왼쪽)이 임명장을 받은 뒤 이명박 대통령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제 확실해졌잖아요”

쇄신특위 차원에서 ‘SD 퇴진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적은 없다. 다만 ‘지도부 퇴진론’에는 실질적으로 당무에 영향을 미치는 이 의원의 2선 후퇴도 포함되는 것으로 비쳤다. 소장파 일부에선 논의 과정에서 그의 이름을 거명하기도 했다. 5월21일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 의원은 결정적 타격을 입는다. ‘친박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에도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던 그는-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당시 안상수 원내대표 후보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과 최경환 정책위의장 후보가 제기한 ‘보이는 손’ 논쟁에 휘말렸다.

김성조 정책위의장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나선 안상수 후보는 자기들이 우세한 위치에 있던 경선에 갑자기 황우여 원내대표-최경환 정책위의장 후보조가 뛰어들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을 겨냥한 말이다. 이 의원은 당내 화합을 최우선으로 여겨왔다. 이 때문에 친이 강경파인 안상수 후보가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것을 바라지 않아 중립성향인 황우여 후보와 친박 계열인 최경환 후보 조합을 선호한다는 얘기와 함께 황우여-최경환 조합을 직접 구상했다는 분석까지 떠돌았다. 이 때문에 한때 황우여-최경환 조의 승리가 확실시된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경선 1차 투표 결과 황우여-최경환 조는 47표에 그쳤다. 최경환 후보는 2차 투표를 앞두고 “어제, 그제부터 ‘보이는 손’이 움직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오더 내리는 ‘보이는 손’은 잠시 외면하고 심사숙고해달라”고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2차 결선 투표에서 황우여-최경환 조는 전체 출석 의원 159명 중 62표를 얻는 데 그쳤고 안상수-김성조 조가 95표를 획득해 당선됐다. 최 의원이 주장한 ‘빤히 보이는 손’은 누구일까. 최 의원은 경선 뒤 “할 말이 엄청나게 많지만 지금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선거 다음날 청와대 핵심 인사에게서 전화가 와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되레 묻더라. 또 박근혜 전 대표는 ‘그쪽(친이)이 원하는 게 뭔지 확실해졌잖아요’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재오-정두언 제휴설

당내에선 ‘보이는 손’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상득 의원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지목한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 계열로 꼽히는 인물이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SD가 정종복 전 의원을 무리하게 경주에 공천해 힘이 떨어진 상태에서 이재오-정두언 라인에게 맥없이 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둘 사이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 (SD를 실각시키는) 일에는 손을 잡은 것 같다”고 정리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정부 요직 인사, 지난해 총선 공천 과정 등에서 이상득 의원과 몇 차례 권력투쟁을 벌인 바 있다.

‘보이지 않는 손’과 ‘보이는 손’이 각각 어떻게 작용했기에 선거 결과가 여권 주류의 권력지형 변화까지 몰고 왔다는 해석이 나올까. 당시 경선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친박 계열 관계자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상황은 이렇다.

박희태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례회동을 통해 마련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가 “원칙이 아니다”며 일축하자 이상득 의원이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섰다. 강성(强性)인 안상수 의원에게 원내대책을 맡기면 사사건건 야당과 부딪칠 가능성이 높고 당내 친박 진영과의 갈등도 깊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중립성향에 온건론자인 황우여 원내대표 후보를 낙점했고, 친박 계열의 지원을 받기 위해 같은 경북 출신 최경환 의원에게 “황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달라”고 설득해 수락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최 의원이 박 전 대표에게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박 ‘좌장’이라는 김무성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에 반대했던 박 전 대표가 측근인 최 의원의 정책위의장 도전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짐작만 가능할 뿐이다.

이상득 의원은 자신의 의중이 황우여-최경환 조에 있음을 계파 의원들에게 넌지시 알렸고 이 조합의 지지세가 단번에 쑥 올랐다. 이에 안상수-김성조 조는 발끈하며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을 경고했다. 특히 안 의원은 귀국 후 중앙대 강의에만 전념하며 암중모색하고 있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에게 ‘SOS’를 쳤다.

경선을 앞두고 잠시 일본을 방문했던 이상득 의원이 경선 사흘 전인 18일 귀국했다. 황우여-최경환 진영에서는 “그 다음날부터 표가 날아가기 시작해 이틀새 40표가량이 빠졌다”고 말했다. 황우여-최경환 조를 지원하는 이 의원이 귀국했는데 왜 표가 늘지 않고 오히려 대거 달아났을까. 경선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모종의 작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상득계’도 무너지나

“친이계 특정 라인에서 SD에게 ‘자꾸 그러면 우리가 후보를 사퇴하는 대신 (SD를 상대로)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안다. 그러자 가뜩이나 쇄신특위 활동으로 위기를 느끼던 SD가 황우여-최경환 조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던 계보 의원들에게 회군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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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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