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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에코도시①

일본 기타큐슈

환경오염을 자산 삼아 세계 최고 에코도시로 발돋움하다

  • 글·송화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 사진·기타큐슈시 제공

일본 기타큐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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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타큐슈

재활용 관련 기업이 모여 있는 기타큐슈시 에코타운 전경.

시민,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이룬 환경 혁명

기업에서 배출한 오염물질이 도시환경을 심하게 파괴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시민단체와 기업 간에 소송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기타큐슈시에서도 시민운동이 시작되면서 신일본제철 야하타 제철소와 닛테쓰 화학, 오다노 시멘트, 야하타 화학공업 같은 기업에 공해 유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가장 큰 원인은 당시 기타큐슈시민 대부분이 공해배출 기업에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업을 유지하면서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는 ‘제3의 길’을 찾고 싶어했다. 이때 지방자치단체가 나섰다.

기타큐슈시 환경국 환경감시부의 히가시다 미치코씨는 “기업과 시민 사이를 중재하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당국이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기타큐슈시는 중앙정부에 환경청이 설치되기 전인 1971년 공해대책국을 만들어 전담 공무원 44명을 배치했고, 같은 해 ‘기타큐슈시 공해방지 조례’를 제정해 환경 위반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기 시작했다.

시가 앞장서자 기업도 동참했다. 1972년 기타큐슈 내 47개 회사 54개 공장이 기타큐슈시와 ‘유황산화물에 관한 공해방지 협정’을 체결하며 자발적으로 공해요인 제거에 나선 것. 기업들은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드는 비용도 분담했다. 1972년부터 91년까지 기타큐슈시에서 공해 대책에 사용한 예산은 모두 8043억엔. 이 가운데 68.6%는 행정당국이, 나머지 31.4%는 민간기업이 부담했다.

시민,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이처럼 힘을 합해 환경 개선 노력을 벌이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 기타큐슈시의 성공 이후 이 같은 모델은 아예 ‘기타큐슈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히가시다씨의 말이다.



“일본에는 ‘부끄러움 문화’가 있습니다. 자신이 부끄러운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견디지 못하지요. 야하타 제철소를 갖고 있는 신일본제철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이 강했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자신들이 얼마나 부끄러운 행동을 했는지 알고 난 뒤부터, 이 기업이 앞장서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시가 추진한 ‘유황산화물에 관한 공해방지 협정’에 수십 개의 기업이 참여할 수 있었던 건 신일본제철이 직접 나서서 다른 중소기업을 동참시켰기 때문입니다.”

해외로 수출하는 환경 기술

이런 노력 덕분에 기타큐슈시의 환경은 1980년대부터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하늘과 바다는 제 빛을 되찾았고, 도카이만에는 110종이 넘는 어패류가 돌아왔다. 무라사키강 역시 마찬가지다. 강변에 건립된 물환경관에 가면 강화플라스틱 벽을 통해 강 속까지 살펴볼 수 있는데, 예전의 오염상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맑은 물이 눈앞에 펼쳐진다. 1985년 발간된 OECD 환경백서에는 ‘회색에서 초록색으로 변모한 도시’라는 제목 아래 이 도시의 성공사례가 소개돼 있다.

기타큐슈시의 놀라운 점은 이러한 공해 극복 경험을 도시발전의 계기로 삼았다는 점이다. 1980년 환경오염 문제가 어느 정도 극복되자 지역내 500개 기업과 기타큐슈시, 후쿠오카현은 공동출자해 재단법인 기타큐슈 국제기술협력협회(KITA)를 만들었다. 환경기술을 해외로 전파해 환경오염 문제로 고통 받는 개발도상국을 돕는 게 목적이었다. KITA는 기타큐슈 시내에 환경연수관을 짓고 세계 각지에서 연수생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980년부터 지난 3월말까지 이곳을 찾아온 연수생은 세계 133개국 출신 5366명. 아시아 3114명, 중동·아프리카 1042명, 중남미 933명 등 전세계에서 찾아온 공무원·학자·기업인들은 기타큐슈 시에서 공해방지 기술과 환경오염 물질 생성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절약법 등을 배워간다. KITA는 1986년부터 한발 더 나아가 일본내 전문가의 해외파견 사업도 펼치고 있다. 그동안 KITA를 통해 세계로 나간 일본인 환경전문가는 25개국, 144명에 달한다.

“기타큐슈시의 이 같은 활동은 지원대상국으로부터 전혀 대가를 받지 않는, 원조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기타큐슈시 환경국 환경국제협력실 미토카 요스케씨의 말이다. 기타큐슈시는 이를 통해 ‘세계 으뜸의 환경도시’라는 명성을 얻었다. 200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 기타큐슈시의 해외지원 모델을 ‘기타큐슈 이니셔티브’라 명명하고, 다른 국가들도 이를 따를 것을 촉구했을 정도다.

‘쓰레기 무배출’ 실천하는 에코타운

기타큐슈시 와카마쓰(若松)구 히비키나다(響灘) 지구에 조성돼 있는 에코타운은 환경산업을 통해 미래로 뻗어나가는 기타큐슈시의 오늘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기타큐슈시의 기간산업인 중화학공업은 서서히 위축세를 보였다. 새로운 산업단지를 만들기 위해 히비키나다 지역에 2000ha에 이르는 공업용 매립지를 확보해놓았던 시는 토지 활용 방안을 찾는 데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환경산업. 계기는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과 개발에 관한 유엔 회의’에서 기타큐슈시가 일본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유엔 지방자치단체상을 받으면서 찾아왔다. 스에요시 고이치 당시 시장은 유엔이 기타큐슈시의 공해 극복 사례를 높이 평가하는 것을 보고 “이제 세계의 관심은 환경에 쏠려 있다. 히비키나다 지구 토지를 환경산업을 개척하는 데 쓰자”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타큐슈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재활용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히비키나다 개발 기본계획’을 세웠고, 1997년 7월 마침내 이곳에 일본 최초의 ‘에코타운’이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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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송화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 사진·기타큐슈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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