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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15년 태반 연구’이희철 경남제약 회장

“태반이 당뇨로 쓰러진 나를 일으켜 세워”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15년 태반 연구’이희철 경남제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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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태반 연구’이희철 경남제약 회장

이희철 경남제약 회장(가운데)이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김성호 상무 (왼쪽), 이지은 대리와 함께 회의를 하고 있다.

▼ 화성바이오팜의 성과를 기반으로 2007년부터 사세 확장에 나선 것으로 아는데요.

“2007년 4월 코스닥 상장회사인 ㈜테코스를 인수했어요.”

▼ 그 회사는 당시 컴퓨터부품 제조회사였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제약과 무관한 회사를 인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생기업인 우리는 이른 시기에 시장의 신뢰를 얻고 싶었어요. 원래는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너무 비쌌죠. 차선책으로 업종은 다르지만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해 제약회사로 바꾸기로 한 겁니다. 테코스를 사들인 뒤 기존의 주력사업 부문은 원래의 주인에게 재매각했어요. 이어 주력사업을 의약제품 판매업으로 돌리고 회사 이름도 ㈜HS바이오팜으로 바꿨죠.”

이 회장은 2007년 7월 모 제약회사로부터 240억원에 ㈜경남제약을 인수했다. 그는 “인수 당시 우리가 평가한 경남제약의 재무가치는 제로였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에겐 ‘브랜드’가 필요했다. ‘경남제약’‘레모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만 보고 240억원을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8억 투자해 877억 매출

▼ 실사를 해보니 어떠했나요.

“실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경남제약이 굉장히 힘든 상태였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었죠. 자칫하면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어요. 여기에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는 인수 후 파업을 벌였습니다.”

▼ 파업에 어떻게 대처했나요.

“우리는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 인수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 회사를 살리고 더 좋은 이미지의 회사로 성장시키는 게 목적이었어요. 양심에 거리낄 게 없으므로 파업에 굴복할 수는 없었습니다. 직장폐쇄를 단행했습니다. ‘이 회사는 매우 좋은 회사이고 뛰어난 인력을 갖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인내했어요. 내부 불신을 해소하고 R&D(연구개발) 투자를 활성화하면 충분히 정상화 할 수 있다고 본 거죠.”

‘15년 태반 연구’이희철 경남제약 회장

태반 주사제.

▼ 성과가 있었나요.

“직장폐쇄는 6개월간 지속됐어요. 많은 대화가 있었고 노사간 오해와 갈등을 풀고 있어요. 인수 이듬해인 지난해부터 경남제약은 기존 레모나 제품의 유통체계를 정비하고 정제형 신제품인 레모비타와 후레쉬비타를 내놓았습니다. 4, 5월에만 레모나 광고비로 15억원을 투입했어요. 레모나 판매는 호조세로 돌아섰고 태반드링크 신상품인 경남자하생력도 잘나가고 있어요. 이를 통해 이 회사는 완전히 정상화됐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이익을 낼 겁니다.”

태반원료, 태반주사제, 태반드링크 등 태반 제품의 판매 급증과 레모나 등 기존 제품의 선전에 힘입어 HS바이오팜, 경남제약, 화성바이오팜은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HS바이오팜은 437억원 매출에 64억원의 영업이익을, 경남제약은 290억원 매출에 18억원의 영업이익을, 화성바이오팜은 149억원 매출에 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들 3사를 합하면 877억원 매출에 165억원의 이익을 올린 것이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8억여 원으로 회사를 만든 지 불과 4년 만에 877억원 매출 성과를 낸 것은 놀라운 일”로 평가한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의 경기침체에 위축되어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HS바이오팜 김성호 상무는 “태반 연구에 대한 이 회장의 15년 열정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고 했다.

“태반 원료, 부동의 1위”

제약업계에선 ‘태반 의약품’을 ‘인(人)태반 의약품’이라고 한다. 태반 의약품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을 거듭해 2009년 현재 15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가끔 매스컴에 보도되는 태반주사제의 불법유통, 음성거래를 포함하면 그 규모는 2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태반 의약품은 원료와 완제품으로 나뉜다. 원료는 태반과 태반 완제품 사이의 중간단계의 제품이다. 원료 제조업체가 완제품 제조업체에 원료를 공급하면 완제품 제조업체는 이 원료를 주성분으로 삼아 완제품을 만든다. 따라서 원료는 태반 완제품의 효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이 회장 측은 “국내산 태반 원료 시장의 경우 화성바이오팜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완제품으로는 태반주사제, 태반드링크제, 한방조제용이 있다. 전문의약품인 태반주사제의 시장 규모는 1000억원대. 주사제 완제품으로 10여개가 출시되고 있다. 일반의약품인 태반드링크와 한방조제용은 7~8개 제품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들어 경남제약은 태반주사제와 태반드링크 등 완제품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 태반 원료 시장에 주력해오다 완제품 시장에도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료보다는 완제품의 이윤 폭이 훨씬 더 크거든요. 회사의 성장을 위해선 원료에서 완제품까지 생산-판매 체계를 통합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경남제약이 2008년 1월부터 20㎖ 용량의 태반드링크 제품인 경남자하생력을 출시했어요. 광고를 하지 않고도 60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 그렇게 적은 양으로 효능이 나올 수 있나요.

“육체피로, 허약체질, 자양강장, 병후 체력저하, 식욕부진, 영양장애, 발열성 소모성 질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우리는 밝혀두고 있어요. 건강식품이 아닌,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임상실험을 거쳐 효능이 인정된 일반의약품입니다. 광고 없이 60억원 매출을 올린 건 복용해본 사람들에 의한 구전효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 태반주사제의 경우 불법유통이 자주 사회 문제가 되는데요.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화성바이오팜은 태반주사제의 원료 공급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경남제약은 태반주사제인 경남플라젠주(간 기능개선)와 경남플라젠시아주(갱년기 장애)를 내놓고 있죠. 이들 제품은 모두 식약청에서 효능이 인정되어 의약품으로 통과된 것들입니다. 시장 주도 사업자인 만큼 원료나 주사제의 판매에 서는 철저하게 법 규정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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