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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미래전략연구원 연중 공동기획 미래전략 토론 ⑩

공기업 개혁의 방향과 전략

“경쟁과 시장에 의한 통제가 해법”

  • 정리·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공기업 개혁의 방향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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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정부의 문제점은?

김준기 세 정부별로 각기 다른 특징을 살펴봤는데 공통점도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역대 정부의 공통점은 ‘시작은 원대했으나 끝은 미미했다’는 겁니다.

곽채기 한마디로 용두사미(龍頭蛇尾)였죠.

박진 공기업 개혁을 중요한 목표로 삼기보다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가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공기업과 관련해서 청와대나 정부가 가진 근본적 문제점으론 어떤 게 있을까요?

곽채기 정부가 가진 문제점은 공기업 개혁이나 공기업 관리를 정권 단위의 시점으로만 본다는 것입니다. 김대중 정부도 그랬고, 노무현 정부도 그랬습니다. 5년 동안 뭘 할 것인지만 고민한 겁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만들어놓은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도 임기 내에 뭘 하겠다는 것만 밝히고 있지 중장기적 관점의 비전과 전략이 없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5년 단위의 계획을 발안해서 추진하다가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새로 시작하니 만날 준비만 하다가 시간을 허비하는 겁니다. 김대중 정부 때는 슬림화 정책으로 일관하더니 노무현 정부는 거꾸로 팽창시키고, 이명박 정부는 아직 물음표인 상황입니다. 정권에 따라서 기조 자체가 뒤집히니 공기업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기 어렵습니다.



박진 청와대나 정권이 재임 기간 무엇을 해보겠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청와대를 보완하는 행정부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청와대더러 너희는 시야가 왜 5년밖에 안 되느냐고 지적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헌법을 탓해야 할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정권마다 특성이 있는데, 왜 너희는 그렇게 가느냐고 꼬집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정권은 국민이 선택한 것입니다. 결국 화살은 행정부를 향해 날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행정부도 한계가 있습니다. 패널들은 행정부가 어떤 구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김현석 공직이라는 게 원래 그렇습니다. 영혼이 없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을 중심으로 몇몇 사람이 인사권을 행사하는데 행정부가 과연 소신껏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까요? 그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전제로 두고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면, 가장 시급한 것은 공감대를 구축하는 겁니다. 공기업 개혁에서 진보·보수의 차이가 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현상을 객관적으로 진단한 뒤 그것을 토대로 공감대를 이뤄내야 합니다.

곽채기 노하우가 전수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공기업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던 김대중 정부의 노하우가 단절돼버렸어요.

김현석 단절됐지요, 맞습니다.

곽채기 정부 차원에서 축적된 것이 없고, 그렇다고 정부 외곽기관에서 지식과 정보를 쌓아둔 것도 아닙니다. 공기업 정책이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도 그래서죠.

조성봉 일본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이유 중 하나가 관료 문제입니다. 한국에서 민영화가 용두사미 꼴이 된 것도 관료의 문제입니다. 규제개혁이 지지부진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볼 수 있고요. 한국은 관료조직이 너무나 큽니다. 공무원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크게 하는 쪽으로 움직이면서 공기업이 커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기업 몇 개를 민영화하더라도 다른 곳이 또 비대해집니다. 관료와 정면대결을 펼치지 않는 한 공기업 개혁은 쉽지 않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진 공기업 개혁을 위해선 정부개혁이 요구된다는 거군요.

조성봉 그렇습니다. 공공기관, 공기업을 개혁해봤자 그것은 작은 틀이에요. 정부개혁이 큰 틀입니다.

박진 공감합니다. 행정부의 문제가 공기업의 문제라는 점에 다른 분들도 공감하는지 궁금합니다.

김준기 그렇습니다.

곽채기 공감합니다.

박진 정치권과 청와대의 문제로 되돌아가겠습니다. 공기업 정책에 정치적 판단이 개입되고 있다는 데에도 패널들이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인사 문제는 어떤가요? 공기업의 자리가 정권 공신들의 자리배분용으로 활용되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물론 그런 구조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 같습니다. 공기업을 망치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 임명돼서는 안 되겠죠.

곽채기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공공기관장의 잔여 임기가 논란이 됐습니다. 임기가 남았는데도 교체할 때는 객관적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고요. 공공기관장이 교체되면서 마찰도 많았습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공기업의 수장은 매우 짧은 기간에 성과를 창출해야만 합니다. 다음번에 정권이 교체된다면 현 정권 임기 후반부에 임명된 사장들도 임기를 보장받기 어렵겠죠. 이런 구조라면 능력 있는 사람들이 정권 말엔 공기업 사장 자리를 피할 수도 있습니다. 임기를 보장받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에 열심히 임할지도 의문이고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떤 합의를 도출해 투명한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유능한 사람을 공기업 사장으로 영입하더라도 자율경영 여건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선 성공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조성봉 지금 말씀 중 두 번째 포인트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포스코는 출발 당시 완벽한 공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포스코의 운영방식은 전혀 공기업답지 않았어요. 박태준 사장이 가진 재량권이 막강했기 때문에 어떤 공무원도 포스코를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사장이 임기로부터 자유로웠고, 완벽하게 자율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포스코가 있는 겁니다. 박태준 사장이 잘했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잘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겁니다. 지금의 공기업 구조를 보면 정말 뛰어난 사람이 사장으로 발탁되더라도 결국은 정부 부처가 그 사람을 길들입니다.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버리죠. 대통령과 관계가 깊은 분들도 공기업 사장에 오른 뒤엔 해당 부처의 장관, 차관, 심지어 담당과장한테도 꼼짝 못하는 게 현재의 구조거든요. 그런 구조에서 어떻게 자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겠습니까.

박진 임기보장과 자율경영이 중요하다는 지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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