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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독자들을 위한 이달의 경제보고서 ④

일본 경제의 쇠퇴 현상, 한국 경제에 경고등

  • 이지평│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jplee@lgeri.com│

일본 경제의 쇠퇴 현상, 한국 경제에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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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의 쇠퇴 현상, 한국 경제에 경고등
반면 같은 부품 분야의 강자인 인텔의 경우를 보면 일본 전자업체에 비해 기술특허 건수가 훨씬 적지만 PC의 핵심부품인 MPU(중앙연산처리장치) 기술우위를 활용하는 전략경영으로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인텔은 MPU와 함께 이를 연결하는 PCI(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기술을 개발해 이들을 블랙박스로 숨기는 한편, 연결하는 규격과 마더보드 기술은 공개해 대만기업들이 저렴한 코스트로 마더보드를 경쟁적으로 생산하도록 했다. 이렇게 연합세력을 구축해 비밀기술로 보호된 MPU에 대한 의존도와 수익성이 높아지도록 유도한 것이다.

핵심 기술은 비즈니스 모델의 구상 능력이나 보급화 전략의 성과에 따라서 업계를 좌우할 수 있는 스위트스폿(Sweet Spot·고수익 창출 가능 포인트)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일본 기업의 경우 인텔과 같이 자사의 핵심 기술을 스위트스폿이 되도록 유도하는 비즈니스 구상력이 미약했다.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2000년대 들어서 일본 기업은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의 활용, 정규직의 임금 억제, 각종 경비 및 낭비 제거 등의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개선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현장의 기술적 강점을 약화시킨 요인이 되었다.

그간 일본 기업이 보유한 현장기술의 강점은 청소부를 포함해서 일선 직원을 망라한 강한 참여의식 속에서 꾸준한 개선활동을 실시하는 조직 능력에 뒷받침되었다. 따라서 현장에서 이러한 일체감이 떨어지면 현장 기술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이번 도요타의 품질 불량 문제가 대두되기 이전에도 2000년대 들어서 일본 제품의 품질 저하 문제가 계속 제기되었다. 도요타는 매년 200만대 이상의 리콜을 실시해왔으며,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의 거대 전자업체들도 제품불량 문제로 막대한 대책비를 사용해왔다.

쇠퇴기의 시작?



제조업은 일본 경제의 성장을 견인한 원동력이었으므로 최근 품질문제 등으로 인해 일본 제조업이 고전하고 있는 것은 결국 일본 경제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 제조업 비중이 20% 수준으로 선진국 중에서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데도 독일과 달리 세계시장 수출 비중은 급락세를 보여왔다. 독일의 경우는 10% 전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일본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1993년에 10%대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2009년에는 4%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의 경우 유럽연합(EU) 등 지역통합의 효과를 살린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일본은 지역 분업 전략이나 글로벌 통상 전략이 부진했다. 일본의 수출 점유율 하락세는 오히려 제조업 공동화(空洞化)가 진행된 미국과 비슷한 양상이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각국의 추격이 일본의 수출시장 점유율 하락을 촉진해 일본은 동아시아와 공생적이고 확대 지향적인 분업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본 경제는 1990년대 이후의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엔저(低) 유도 및 초저금리 정책을 통해 기존 제조업을 다시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모노즈쿠리(고품질 제조 능력)’ 전략에 매진했으나 이러한 전략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본 경제는 장기불황기 이후 단기적 정책 과제에 치중하면서 인구고령화 등 중장기적인 과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경제구조의 성숙화에 역행해 저부가가치 제조업까지 유지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경제가 전반적으로 쇠퇴 압력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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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평│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jplee@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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