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금했다. 어떤 연기자인지, 아니 어떤 여자인지….
- 배우 추자현을 만나던 날엔 봄비가 촉촉이 내렸다. 봄을 열어젖히듯, 거침없이 나타난 그녀는 선이 굵고 아름다운 개성파 여배우의 이미지를 풍겼다. 사람과 사물을 탐구하는 듯한, 뚫어지게 맞추는 눈빛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줄 알았다. 즐겁게 만들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묘한 행복바이러스와 리더십이 전해졌다. ‘관계의 달인’이란 생각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추적추적 비가 내려서일까? 이야기가 깊어갈수록, 어두움이 짙어갈수록, 추자현은 몽환의 세계로 들어갔다. 표정은 센티멘털해지고 눈빛은 물기를 머금은 듯 촉촉하게 젖어갔다. 외로움이 물씬 묻어나는 표정과 목소리는 마주 앉은 사람을 빨아들였고 그녀도 점점 허물어졌다.
장소협찬· 동경식당 (서울 용산구 한남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