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호

우리들CC

명문 골프장 탐방 & 한설희 프로의 원포인트 레슨

  • 글│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입력2010-04-02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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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잿빛 안개가 한라산 목덜미를 휘감고 있다. 키 작은 하늘은 금방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다. 만리장성과 같은 거대한 오름들 너머 미지의 바다가 넘실거린다. 계절을 잊게 하는 새파란 잔디에 눈이 부셔 숨쉬기조차 조심스러운 신비의 땅. 머릿속에선 울렁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비워라, 비워라. 간밤에 고통스러웠던 슬픈 인생을 게워내라. 비울수록 강하고 아름다운 것이 골프이거늘. 18홀 내내 입질만 하는 해를 야단이라도 치듯 까마귀가 짖어대고 오리 떼가 그림처럼 하늘을 가른다. 마지막 홀에서 빠져나오자 축복처럼 비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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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번 홀 그린 전경

    한라산 돈내코 코스에 인접한 우리들CC는 제주 지역 골프장들 중에서 가장 따뜻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감귤농사를 짓던 곳으로, 겨울에도 바람이 거의 없어 두꺼운 옷을 껴입을 필요가 없다. 병풍처럼 둘러싼 한라산 능선과 한눈에 들어오는 서귀포 바다가 일품. 홀마다 소박한 자연석들이 울타리를 장식하고 있다.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 도그레그(dogleg) 홀이 많고, 한라산과 바다의 영향으로 그린에서 착시현상이 빚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를테면 오르막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리막인 것이다. 세컨드 샷 지점에서 서귀포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6번 홀(파5)과 서드 샷에서 계곡을 넘겨 그린에 올려야 하는 13번 홀(파5)이 특히 매혹적이다. 15번 홀(파3)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 사이에 위치한 맑은 호수 속에는 주변의 풀과 나무들이 풍덩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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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5번 홀 그린 앞 벙커. (아래) 16번 홀 티박스에서 본 페어웨이.



    한설희 프로의 스텝 바이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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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설 희 프 로

    ● 2002년 KLPGA 정회원.



    ● J골프 라이브레슨70 진행자.

    ● MBC 골프 해설위원.

    도그레그 홀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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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번 홀(파5, 474m)은 오른쪽으로 휜 도그레그 홀이다. 이런 홀에서는 티샷 위치에 따라 코스 공략법이 바뀐다. 페어웨이 왼쪽으로는 여유 공간이 있으나 오른쪽은 OB(Out of Bounds) 구역이다. 이 경우 티잉그라운드(teeing ground) 오른쪽에 서서 왼쪽을 보고 약간 대각선 방향으로 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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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컨드 샷은 통상 그린 쪽으로 보내게 된다. 하지만 이 홀의 경우 그린 앞쪽에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전방에 홀로 서 있는 나무 방향으로 샷을 한다. 장타자라면 과감하게 해저드를 넘기는 것을 시도할 만하지만 아무래도 안전하게 치는 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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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드 샷에서는 핀의 위치에 따라 코스 공략법을 달리해야 한다. 그린 왼쪽으로는 여유 공간이 없이 바로 앞에 해저드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벙커가 있으므로 핀 위치에 상관없이 그린 중앙을 향해 공을 날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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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번 홀에서 바라본 클럽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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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경 대표이사

    김수경(61) 우리들CC 대표이사 회장은 꽤 알려진 시인이다. 남편 이상호 우리들병원 이사장과는 시로 맺어진 사이. 20대 초반 부산의 문학서클에서 만나 결혼에 이르렀다. 두 사람은 2005년 결혼 30주년을 맞아 ‘우리는 함께 시간 속을 걸어가네’라는 공동시집을 내기도 했다. 우리들CC는 휴양과 치료를 함께하는 리조트 병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어졌다. 올해 안에 병원 공사가 시작되고 오름컬렉션이라는 미술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김 회장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메디컬 리조트”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에는 헬스 케어와 문학이 다른 세계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제주에 골프장을 짓고 나서 두 길이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골프실력을 묻자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이제껏 가장 잘 친 게 97개”라고 고백했다. “그날은 신들린 듯 쳤어요. 숏홀 버디를 낚으며. 그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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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클럽하우스 내부 (오른쪽) 세미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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