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서 있는 여인의 나체화> 1910년, 캔버스에 유채, 개인 소장 (우) <마릴린 먼로가 율리시즈를 읽다> 1952년, 사진
벌거벗은 여자가 두 손으로 책을 움켜쥐고 서 있는 자세로 책을 읽고 있다. 여인의 시선은 책에 집중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한쪽 다리를 앞에 내밀고 있는 자세는 안정감을 준다. 창문은 보이지 않지만 창문 사이로 들어온 햇살은 여자의 벌거벗은 몸을 환하게 비추고 있다.
알베르 마르케(1875~1947)의 이 작품에서 벽에 걸린 그림들은 화가의 아틀리에임을 나타내며 흔들의자와 여인의 서 있는 자세는 그녀가 모델임을 암시한다. 그는 파리에 있는 아틀리에에서 이 작품을 제작했으며 모델은 동거녀였던 이본이다.
미모는 선천적인 것이고 지성은 후천적인 것인데도 풍만한 몸매를 가진 여인은 책은 읽지도 않고 오로지 미모만 가꾸는 줄 알고 있다. 미인이라고 지적 욕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인들도 책을 읽는다. 책 읽는 미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널드의 ‘마릴린 먼로가 율리시즈를 읽다’다.
20세기 최고의 섹스 심볼 마릴린 먼로가 비키니 차림으로 나무 둥치에 걸터앉아 책을 읽고 있다.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와 좁은 나무 둥치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는 먼로의 자세, 그리고 책에 고정되어 있는 시선은 그녀가 책을 집중해서 읽고 있음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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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아놀드(1913~)의 이 작품에서 풍만한 가슴이 드러나는 비키니 차림은 먼로가 섹스 심볼임을 암시하며 또한 그녀가 사진 촬영 중이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먼로는 사진 촬영용으로 ‘율리시즈’를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촬영 중 휴식시간에 짬을 내서 실제로 읽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먼로와 10년 동안 친구로 지내오면서 일상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필름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