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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리스크

그리스발(發) 도미노 사태, 전세계 금융시장 뒤흔들까

  • 안남기│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 부장 nkahn@kcif.or.kr│

소버린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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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그리스 신정부가 2009년 한 해 재정적자 추정치를 종전 GDP 대비 5%에서 12.5%로 대폭 상향조정하면서 한 차례 불안이 높아졌으며 올 들어 재정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정책의 실현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올해 재정적자 및 만기 도래하는 국채 상환을 위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가세하면서 위기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그리스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이와 비슷한 수준의 재정적자로 어려움을 겪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부유럽 전체로 위기가 확대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확산된 것이다. 또한 이들 국가의 위기로 인해 유로화를 통용하는 16개국 유로존 전체가 자칫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낳았다.

개별 기업이 채무불이행을 한 경우에도 해당 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데 국가가 빚을 못 갚는 소버린 리스크가 커질 경우 그 영향은 훨씬 심각하다. 특히 이러한 소버린 리스크가 한 국가가 아닌 다수 국가에서 발생하면 외환시장, 자본시장, 은행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먼저 외환시장을 통한 영향을 보면 환율변화는 주식 및 채권시장 등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소비, 수출 등을 통해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크다. 특히 올해에는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소버린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당분간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약세 기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달러화는 강세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소버린 리스크는 주요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에는 재정적자 충당을 위한 주요국들의 대규모 국채 발행 경쟁, 소버린 리스크의 부각, 투자자들의 국채 발행시 프리미엄 요구 등으로 인해 주요국 채권금리가 종전 예상보다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소버린 리스크가 커진 유럽 국가들의 경우 올해 조달금액이 GDP의 19%에 해당하는 2조2000억유로로 예상되어 공급증가와 재정 우려가 커지는 만큼 투자자에게 줘야 하는 금리를 더 높여야 하는 등 국채 발행이 매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과 독일의 국채는 안전자산 투자처로 인식되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으나 불안심리가 확산될 경우 이들 국가의 국채금리도 단기간에 큰 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쳐 소버린 리스크가 높아진 국가가 국채 발행시 참여를 주저하는 것 외에도 종전 투자분에 대한 대규모 매도에 나설 수도 있다. 특히 해당국 국채시장에서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외국인의 매매에 상대적으로 취약한데 유럽 국가 중에서는 독일(50%대), 이탈리아와 스페인(40%대), 영국(30%대) 등이 상대적으로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다. 이러한 국채 매도 현상은 소버린 리스크가 부각된 지난해 말 이후 나타나고 있는데, 이미 남부유럽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거나 유입이 둔화되고 있다.

그리스는 지난해 12월 재정위기 이후 채권자금 위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큰 폭 유출되었고 스페인도 12월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이 10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되었으며 이탈리아도 11월 이후 외국인포트폴리오 자금이 2개월 연속 큰 폭 유출되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12월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장기채 주도로 일부 둔화되는 데 그쳤으나 주식자금은 4개월 연속 순유출됐다. 이러한 자금 유출이 향후에도 장기적으로 지속되지는 않고 유입으로 회복되기는 하겠지만 올 한 해 전체적으로 유럽 내 안전투자처와의 차별화 현상은 죽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버린 리스크는 은행권을 통해서도 그 영향이 전파될 수 있는데, 통상 주요 선진국의 은행들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거나 위기가 발생할 경우 대출 등 해외부문 익스포저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유럽발 소버린 리스크로 인해 유럽 등 주요 은행들이 해당국에 대한 대출 등 투자를 줄일 뿐만 아니라 신흥국 등 전반적인 해외 익스포저를 줄일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외화 유동성이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례로 최근 위기감이 고조된 그리스에 대해 해외 은행권이 보유한 익스포저는 2009년 9월말 기준 3026억달러이며 그리스 외에 포르투갈 스페인을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1조7000억조달러에 달한다. 이 중 약 80%를 유럽은행들이 갖고 있는데, 특히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은행이 많아 이들 은행의 해외 대출 축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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