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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천안함, 그후 ①

정밀취재 - ‘안보태세 재정비’ 둘러싼 청와대 파워게임 전말

특보 역할설정부터 후임 국방장관 인선까지 주도권 둘러싼 동상이몽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정밀취재 - ‘안보태세 재정비’ 둘러싼 청와대 파워게임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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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점검회의는 일단 위원들의 발제와 토론으로 안보 분야의 개혁과제와 새로운 군 혁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2개월 남짓의 짧은 활동기간이 갖는 한계로 인해 그간 청와대 주변에서 논의돼온 국방개혁 방안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 문제 등 현안을 집중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방예산 문제와 무기체계 소요검증을 주제로 국방부를 압박한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실과 ‘국방경영 효율화’를 주문해온 기획관리비서관실, 군에 대한 총괄적인 개혁방안을 긴 시간 준비해온 미래기획위원회 등의 검토자료가 우선적으로 이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기사 말미 상자기사 참조).

총괄점검회의 첫 모임에서 이 대통령은 특히 합동성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할 과제로 강조해 언급한 바 있다. 천안함 대응과정에서 육해공군의 작전 협조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고 삐걱거린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것. 그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방안 등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을 중심으로 검토된 바 있지만,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아이디어는 합동참모대학의 강화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국방대학교 산하에 있는 합참대를 독립시켜 명실상부한 합동작전 수행교리의 연구·교육 산실로 발전시킨다는 것이 그 골자다.

군 관계자들은 주로 육·해·공군의 일정 직위 이상 장교들이 합참대에서 각군 이기주의를 넘어서는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거나, 국방부·합참에 배속되기 전에 이 과정을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거론하고 있다. 사관학교 기수가 아니라 합참대 기수로 동질감을 갖게 하자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 등 군 간 합동성을 강조해온 서방국가에서 이미 가동하고 있는 시스템. 합참대를 합동작전 연구와 기획의 중심고리로 만들어 관련 역량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되면, 궁극적으로는 합참대를 미국의 합동전력사령부(JFCOM) 같은 조직으로 격상해 명실상부하게 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천안함 가라앉자 떠오르는 우려

천안함 사태의 충격이 군 구조 개편이나 합동성 강화처럼 미뤄져오던 과제를 단행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바람직한 일이지만, 걱정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다. 먼저 시간의 문제다. 일련의 논의과정이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도출되고 인사와 시스템 재편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임은 당연한 일. 청와대는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이를 바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을 통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대응 방안을 설정한 후에야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 인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군 개혁 과제는 당연히 그 이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최소 2개월을 잡고 있는 총괄점검회의의 논의가 마무리돼야 하는 만큼 갈 길이 먼 셈이다.



더욱이 안보특보 등 신설된 직위와 새로 입성한 인물들이 업무에 적응해가며 기존의 안보라인과 손발을 맞추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앞서 살펴봤듯 그 과정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첨예하게 이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보니 여기서도 지연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논의과정을 설정하는 데도 적잖은 논란이 빚어졌다면 이를 실행하는 데 얼마나 많은 충돌이 있을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것.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동안 지금까지 논의돼왔던 국방예산 문제 등 각종 개혁방안은 올스톱될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도 국방예산만 해도 한창 국가재정전략 차원에서 논의돼야 할 시점이지만, 천안함 사태 이후 군사력 분야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보니 한 발짝도 나가기 어려운 형국이다. 여기에 향후 군 수뇌부 인사를 둘러싸고 예비역이나 정권 실세들의 ‘입김’이 구설에 오르기 시작하면 상황은 극단적으로 복잡해질 수 있다. 어떻든 임기 절반 동안 운영돼온 안보 시스템을 백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대선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안보 분야 참모로 관여했던 한 인사는 선거가 끝난 직후 기자에게 “‘국방은 군의 전문영역’임을 주장하는 예비역 인사들과 ‘군사 분야의 경영적 합리화’를 추구하는 학자 출신 참모그룹 사이의 대립이 근본적인 갈등구조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대통령이 국방 분야를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미뤄두는 동안 이 같은 대립은 상당부분 수면 아래 잠복해 있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천안함이 가라앉으면서 당시의 우려는 극적인 형태로 부활하고 있다. 안보 시스템의 효율성이 이전에 비해 도리어 후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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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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