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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마음 外

  • 담당·송화선 기자

한국인의 마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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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비우고 채우는 즐거움, 절집 숲 _ 전영우 지음, 운주사, 396쪽, 2만3000원

한국인의 마음 外
산과 숲이 학문의 대상이다 보니, 오래전부터 산을 찾는 일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 명산대찰이라는 말처럼, 산을 찾을 때마다 절집의 숲을 만나는 일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절집 숲에는 1970년대 치산녹화(治山綠化)기에 조성된 도회지 주변의 획일적이고 어린 인공림과는 다른 무엇이 있다. 통도사의 들머리 솔숲이나 월정사의 전나무 숲, 백담사의 천연활엽수 숲을 거닐어본 이는 그 숲에서 경험한 경이로움을 잊지 못하리라. 그래서 절집 숲을 찾을 때마다, 들머리 숲의 존재 이유는 물론이고, 그것을 누가 어떻게 만들고 지켜왔는지 궁금했다.

절집 숲이 나의 학문적 대상으로 분명하게 자리 잡게 된 계기는 20여 년 전쯤 통영 안정사의 솔숲에 얽힌 사연을 현장 취재로 확인하면서부터였다. 조선 말, 인근의 양반이 안정사의 솔숲을 강탈하려고 하자, 조정에서 금송패를 하사해 절집 숲을 지키도록 했다는 내용은 새롭고 신선했다. 절집 숲이 자연이 만든 단순한 숲이 아니고, 오래된 절집의 역사만큼이나 숲을 가꾸고 지킨 인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생명 자원임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 덕분에 절집 숲의 기능에 대한 생각도 차츰 다듬어졌다. 성속(聖俗)을 가르는 차폐(遮蔽) 공간, 수행과 명상과 울력의 수도 공간, 구황식량과 산나물과 버섯 등의 임산 부산물과 땔감을 제공하는 생산 공간, 전란이나 화재와 같은 유사시를 대비한 가람 축조용 목재의 비축기지 등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24곳의 절집 숲을 여러 번 순례하며 절집 숲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좀 더 확장됐다. 절집 숲은 경쟁과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마음의 풍요와 안식을 제공하는 치유공간이며, 한국성(韓國性)을 상징하는 전통문화경관(솔숲)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전시장이고,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천연기념물(식물)을 품고 있는 자연유산의 보고이며, 전통 지혜로 발현된 풍토성이 높은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는 현장임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절집에서 농경 사회의 전통문화 경관인 소나무 숲을 철저하게 보전하고 있는 배경에는 조선왕실이 유교적 덕목인 조상 숭배를 불교를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상호보험적 관계가 숨어 있다. 소나무는 조선왕조의 왕목이었기에 원당사, 태실수호사찰, 사고수직사찰로 지정된 절집들은 솔숲도 잘 지켜야만 했다. 사찰림은 국토면적의 약 0.7%에 불과하지만, 사찰이 보유하고 있는 천연기념물(식물)은 전체 천연기념물의 10.7%에 달한다.

물질적 풍요만을 좇아온 현대인들의 마음을 보듬어줄 대안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숲은 그 유력한 대안의 하나이며, 그중에서 절집 숲은 그 개방성, 역사성, 접근성 등에서 가장 탁월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의 평화와 풍요를 제공하는 절집 숲은 우리 현대인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생태소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임에 틀림없다. 이 책을 세상에 선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영우│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New Books

마음의 시계 _ 엘렌 랭어 지음, 변용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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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1979년 외딴 시골 마을에서 실시한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로 일약 심리학계의 스타가 된 인물이다. 실험은 이렇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70~80대 노인 8명을 모은다. 이들은 20년 전인 1959년의 풍경으로 꾸며진 집에 살면서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이 발사되는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고, 카스트로의 아바나 진격 등 1959년 당시의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그렇게 일주일이 흐른 후 일어난 변화는 놀라웠다. 노인들의 신체 나이가 20세 줄어들면서 시력과 청력, 기억력, 악력이 향상된 것이다. ‘마음의 시계’는 당시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가 ‘팩트’임을 증명한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를 ‘노화’의 틀에 가두는 건 신체가 아니라 신체가 한계를 지닌다고 믿는 스스로의 사고방식이다. 사이언스북스. 320쪽, 1만5000원

생수 그 치명적 유혹 _ 피터 H. 글렉 지음, 환경운동연합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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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퍼시픽 연구소장으로 수자원 분야 연구자인 저자는 생수 대신 수돗물을 마신다. 그는 ‘생수’가 공공 급수 체계의 쇠퇴, 안전한 물에 대한 접근의 불공평성, 광고와 마케팅에 쉽게 동화되는 사람들의 성향, 그리고 태어나면서부터 구매와 소비·폐기에 길드는 현재의 사회 현상 등이 종합된 곳에서 나타난 발명품이라고 말한다. “미국 교외에 사는 소비자가 집 안에서 콸콸 나오는 수돗물을 외면하고 생수를 잔뜩 사서 카트를 끌고 돌아오는 그즈음에, 딱히 다른 대안이 없기에 더러운 물을 큰 통에 담아 몇 시간이나 끌고 집에 가는 중노동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여성과 소녀의 슬픈 현실을 그저 풍자의 이분법으로 넘길 수가 없어” 그는 이 책을 썼고, 집필을 통해 ‘맛 좋은 수돗물’을 요구할 우리의 권리를 고찰한다. 추수밭, 279쪽, 1만3800원

새로 쓰는 조선의 차문화 _ 정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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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한시미학산책’ 등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저자는 차 애호가다. 그는 ‘다산 추사 초의가 빚은 아름다운 차의 시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18~19세기 조선의 차 문화를 흥미롭게 되짚는다. 저자에 따르면 18세기 부안현감 이운해는 고창 선운사 차밭에서 찻잎을 따 7종 향차를 만든 뒤 그 방법을 ‘부풍향차보’라는 기록으로 남겼다. 저자가 최초 발굴한 이 책은 조선시대 차 제조법을 생생히 접할 수 있는 사료다. 저자는 이외에도 ‘동다기’ ‘다법수칙’ 등 차 관련 고서적을 여러 권 찾아내고 선인들의 편지글·문집 자료 등에 등장하는 차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골라내 당시의 시대사를 촘촘히 엮어나간다. 다산 정약용, 초의스님, 그리고 추사 김정희 등 차 애호가와 차에 얽힌 다양한 뒷얘기를 풀어내면서 사료와 사진·그림 등을 함께 소개해 읽는 재미를 준다. 김영사, 750쪽,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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