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저신용자의 신용카드 대출은 늘어만 간다. 2010년 말 전체 카드론 대출자 중 소득분위 7~10등급의 회원 비중은 26.9%로 2009년(26.1%)에 비해 증가했다. 하위 신용등급자에 대한 신용카드 발급건수도 2009년 64만건에서 2010년 100만건으로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 신탁 및 우체국예금 등)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카드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 이자부담이 가중된다. 2010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보면 은행(5.4%)에 비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16.4%)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신용카드 대출은 2010년에 21.0% 증가(카드론은 36.0%)해 비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을 상회했다. 신용카드 대출금리는, 은행 가계대출금리는 물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금리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신용카드 대출이 증가하면 이자부담이 급증한다.
신용카드 대출이 전체 카드 이용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신용카드 연체율 등으로 판단하면 신용카드사의 건전성은 표면적으로는 양호한 상태다. 카드론을 포함한 신용카드 대출은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 카드 이용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내외에서 안정됐다. 2003년 카드사태 당시와 달리 신용카드사가 연체율이나 손실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판매를 동시에 확대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1%대로 낮으며 조정자기자본비율(이 비율이 높을수록 손실에 대비한 자본여력이 높아 자본적정성이 양호)은 2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카드 대출이 크게 늘었던 2010년에도 신용카드 연체율은 1.7%로 낮아지는 등 자산건전성이 양호했다.
건전성 지표 흐름은 악화되고 있다. 신용카드사의 카드 대출이 급증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레버리지(차입, 총자산÷자기자본)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건전성이 악화되는 환경이다. 차입 또는 시장성 수신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의 특성상, 외형 경쟁이 확산되면서 레버리지가 크게 상승했다. 2011년 1·4분기 레버리지는 4.1배로 2010년 같은 기간(3.8배)에 비해 상승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레버리지가 7배를 넘어 자본건전성이 악화됐다.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론 잔액이 급증한 것도 자산건전성 악화 신호다. 마케팅 비용도 크게 늘었다. 2010년 신용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4조3000억원으로 2009년(3조3000억원)에 비해 30.3%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률(마케팅비용÷카드 총수익) 역시 2010년 25.4%를 기록, 2009년에 비해 4.8%p 상승했다.
결론적으로 신용카드 대출 부실화가 심화됐다는 것. 다중채무자와 복수카드론 보유자가 늘었고, 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나는 등 신용카드 대출 사용자의 신용도 구조도 악화 추세다. 2003년 카드사태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2001~02년에도 이와 같이 신용카드 대출 급증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신용카드사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위험성도 크다. 레버리지를 이용해 카드론을 확대하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신용카드사 자본과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레버리지 비율이 상승하면서 자본건전성이 악화되고, 부실 가능성이 높은 카드론 잔액이 증가하면서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카드사 영업비용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도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신용카드 대출 부실화 가능성에 비해 현재 대손충당금은 부족하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2002년처럼 5.5%p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예상 손실액은 4조8000억원이다. 2010년 12월 기준 신용카드사 전체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2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예산 손실액이 대손충당금의 2배 가까운 수준인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