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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스위스 IMD에서 배운다

“국가경쟁력 높이려면 대기업 중소기업 틈 메워야”

국가경쟁력 평가 책임자 스위스 IMD 가렐리 교수

  • 스위스 로잔=정현상 기자│doppelg@donga.com

“국가경쟁력 높이려면 대기업 중소기업 틈 메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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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와이 낫(Why not) 자세로 새것 시도하고 상상력 가져야”
  • ● 일과 삶의 균형 갖춰야 선진 사회
  • ● 세계는 기업 자본주의에서 국가 자본주의로 이동 중
  • ● 신흥국끼리 ‘남-남 블록’ 활용해야
  • ● 한국 22위 사상 최고 순위에도 사회적 여건은 하위권
  • ● 경제·경영 분야 세계 최고급 강연자
“국가경쟁력 높이려면 대기업 중소기업 틈 메워야”

스테파니 가렐리 교수<br>● 1951년 스위스 출생<br>● 로잔대 경영학 박사<br>● 세계경제포럼(WEF) 및 다보스 심포지엄 상임이사<br>● 불어판 스위스 신문 ‘르탕’ 이사회의장<br>● 現 로잔대·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 IMD 세계경쟁력센터 책임 교수<br>● 저서 ‘일류 경쟁자들’외

해마다 5월이 되면 정부는 스위스 로잔의 국제경영개발원(IMD·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의 국가경쟁력 순위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이전 정권 때보다 순위가 떨어지거나, 하락폭이 클 경우 정부 인기도에도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올해 이명박 정부는 한국이 사상 최고 순위인 22위에 올랐다는 발표가 나자마자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언론의 관심도 적지 않았다. 거의 모든 언론이 IMD 발표를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그런데 국가경쟁력 22위가 개인에게 뜻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IMD 국가경쟁력 32위였던 2006년에 견주어 개인의 삶이 달라진 것은 또 무엇인가. 1위 국가의 정부와 국민은 지구상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만큼 특별한 무엇이 있는 것일까. IMD 세계경쟁력센터(World Competitiveness Centre) 책임자인 스테파니 가렐리(Stephane Garelli·60) 교수를 만나러 가는 길에 든 의문이었다.

겉보기에 한국은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을 얻었다. 59개국을 조사한 IMD의 ‘세계경쟁력연감(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 2011’에 따르면 한국은 4대 핵심지표 중에서 정부 효율성(2010년 26위→2011년 22위)이 개선됐다. 비즈니스 효율성(27→26위)과 인프라 구축(20→20위)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경제성과(21→25위) 지표 가운데 물가와 국제투자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과학 인프라(2010년 4위→2011년 5위), 고용(4→6위), 재정정책(13→11위), 가계소비지출·정부소비지출·국내총생산·경제의 다양성·경제의 회복력 등을 나타내는 국내경제(10→12위), 국제무역(22→16위) 등에 강점이 있었다. 그러나 정의·정치적 안정·사회고령화·사회통합·평등·소득재분배 등을 나타내는 사회적 여건(Social Framework·49→38위), 국제투자(50→53위), 물가(41→52위), 기업관련 법규(44→44위) 등은 약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 행복 의식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적 여건은 전년보다 향상됐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정부가 잠들어 있을 때



“국가경쟁력 높이려면 대기업 중소기업 틈 메워야”
IMD의 국가경쟁력 평가는 대상국가 가운데 한국 사회의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된다. 그러나 ‘사회적 여건’ 항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겉으로 드러난 순위 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가렐리 교수를 만난 것도 그 때문이다.

가렐리 교수는 IMD에서도 특별히 유명인사다.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매혹적이다. 오랜 경험에서 온 통찰력과 유머로 청중을 휘어잡는다. 복잡한 통계수치를 단순화해 청중의 입에 쏙 넣어주는 재주가 있다. 6월26일 IMD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과정 ‘관현악 연주처럼 성과 이루기’(Orchestrating Winning Perfor-mance·OWP)프로그램에서도 그는 예의 유머 넘치는 강의로 인기를 끌었다.

그 가운데 한 장면이다. 그는 근래의 경기침체 이후 패러다임의 전환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주주가치를 최대로 치는 ‘기업 자본주의’가 정부의 입김이 커지는 ‘국가 자본주의’에 길을 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언론은 조명하지 않았지만 지난 5월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발표 때도 그는 경쟁력과 관련한 전세계적 흐름을 ‘국가의 부상’이라는 한마디로 압축해 표현했다.

“경쟁력 차원에서 보면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재산업화, 수출, 지방색 탈피 강화 등의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신흥 경제국에서 상품과 수출 가격, 높은 인건비 등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현상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가 청중에게 묻는다.

“기업이 가장 일하기 좋은 때는 언제입니까?”

그는 경제가 밤에 가장 활기를 띤다고 알려진 인도에서 교훈을 얻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잠들어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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