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호

파인스톤CC

명문골프장 탐방

  • 글│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입력2011-07-22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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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고기처럼 퍼덕거리는 새벽 공기만으로도 만족할지니. 안개의 뒷걸음질에 시나브로 드러나는 나무와 바위와 잔디의 알몸들. 마음은 연둣빛으로 물든다. 드넓은 염전 간척지가 단단한 잔디밭과 싱그러운 소나무 숲으로 바뀌었다. 억새와 갈대가 우거진 코스 주변은 산책길로도 그만이다. 실개천을 따라 늘어선 고급 빌리지에는 창조의 열정으로 꿈틀거리는 서해의 꿈이 알알이 박혀 있다. 편안해 보이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절묘한 코스 디자인. 아이언을 휘두르자 조각난 풀 사이로 이슬이 튀어 오른다.
    파인스톤CC
    충남 당진에 있는 파인스톤CC는 18홀 대중 골프장이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반 거리. 서해대교만 건너면 금방이다. 이곳은 원래 염전이었다. 자갈을 깔고 모래 300만t을 쏟아 부어 다지고 다졌다. 매립지 골프장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경이 화려하다. 호수 한가운데에 바위가 떠 있고 바위 위에 소나무가 앉아 있다. 널찍한 평지에 펼쳐진 시원시원하고 아기자기한 코스는 이국적 정취를 발산한다. 116개의 벙커가 자못 위협적이다. 32개동 112실의 빌리지는 숙소이자 휴양시설이다. 차로 15분만 달리면 바다와 해수욕장이 있다. 취재진이 찾은 이날 올 들어 첫 야간경기가 열렸다. 트랜스포머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조명탑들이 스르릉 길게 고개를 빼내면서 인공 달빛을 쏟아낸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파인스톤CC
    파인스톤CC


    파인스톤CC
    옅은 안개가 감도는 스톤 코스 1번홀(파4, 347m). 물기가 있는데도 그린이 빠르다. 5번홀(파4, 326m)에 들어서자 황소개구리들의 거친 합창이 들려온다. 그린이 호수로 둘러싸인 8번홀(파3, 110m)의 절경에 잠시 넋을 잃다. 파인 코스 1번홀(파4, 347m)은 6번홀(파4, 327m)과 그린을 공유한다. 이른바 가로 피넛형 그린. 그린 위에 지렁이가 기어 다닌다. 실개천을 중심으로 페어웨이가 둘로 나뉜 3번홀(파4, 356m)에선 우측으로 치는 게 안전하다. 투 그린인 8번홀(파5, 443m). 드라이버를 치는데 옆에서 까치가 물끄러미 쳐다본다. 세컨드 샷은 해저드 앞까지 끊어 치는 게 좋다. 구력 3년을 두 달 앞두고 처음으로 90 안쪽의 타수를 기록하다. 멀리건을 쓰거나 컨시드(OK)를 후하게 받거나 첫 홀과 마지막 홀을 파로 적지 않고 정확히 계산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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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쏭달쏭 골프상식

    2벌타를 먹는 경우 _ 골프규칙을 위반하면 1벌타, 2벌타, 실격 세 가지 벌을 받는다. 그중 2벌타를 받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티잉그라운드 밖에서 칠 때, 움직이는 볼을 칠 때, 남의 볼을 칠 때, 그린에서 다른 볼이 움직일 때 퍼트한 경우, 워터해저드에서 모래나 물에 접촉한 경우 등이다.



    파인스톤CC

    장해석 사장

    “골프는 자연과 친숙해지는 운동이다. 사람들에게 자연을 가깝게 느끼게 해주고 즐거움을 준다. 사교장으로도 이만한 데가 없다.” 파인스톤CC 장해석 사장의 골프 예찬론이다. 삼성 출신인 그는 에버랜드에서 리조트 개발에 참여했고 오크밸리 골프장에서 관리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파인스톤 경영을 맡은 후 골프장 분위기를 확 바꾸었다. 인조매트를 걷어내고 OB티를 없앴다. 거친 조경도 새롭게 단장했다. 휴양지 개념의 고급 빌리지를 지어 가족 단위의 내장객을 끌어들였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지난해 서울경제신문이 선정한 ‘10대 뉴코스’에 포함됐다. 지난 2월 말엔 그린을 싹 갈고 페어웨이 잔디도 바꿨다. 장 사장은 동아일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1974년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광고 탄압을 받을 때 대학생이던 그는 ‘동아 살리기’에 동참했다. 광화문 사옥에서 신문을 받아 명동이나 종로 길거리에서 경찰의 눈을 피해 시민들에게 팔았다. 뜻있는 시민들이 1000원, 2000원의 웃돈을 얹어 사줬다. 판매대금과 남은 신문은 동아일보에 반납했다. 일본인 매춘관광 반대시위가 벌어지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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