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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22

과시에서 개성 표현 수단으로 ‘습관적구매’ VIP 고객 크게 늘어

한국인의 명품 소비 패턴

  • 김애미 |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 한국 소매·유통 및 럭셔리 부문 리더 신재은 | 맥킨지 아시아지역 소매·유통 전문가

과시에서 개성 표현 수단으로 ‘습관적구매’ VIP 고객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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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색가죽에 황금색 루이뷔통(LVMH) 로고가 새겨진 ‘루이뷔통 스피디백’. 100만원 남짓한 가격이지만 한국에서는 ‘지영’이라는 이름만큼 흔하다고 해서 ‘지영이백’으로 불린다.
  • 명품 앞에서 소비자는 이중적이다.
  • 명품을 과시하거나 명품 소비에 열을 올리는 세태를 비판하면서도, 내심 자신도 명품을 갖길 바란다.
  •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가 8월 말 발표한‘한국 명품 시장 보고서’는 “한국 명품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시에서 개성 표현 수단으로 ‘습관적구매’ VIP 고객 크게 늘어
국내시장의 명품 매출규모는 2006년 이후 매해 최소 12%씩 상승해, 2010년에는 약 45억달러(4조8015억원)에 달했다. 2011년 1·4분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백화점 명품 판매가 30% 이상 증가했다.

최근 맥킨지가 한국의 명품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 가계소득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로 최근 수년간 정체 국면에 머물러 있는 일본의 명품시장(4%)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시장 명품 브랜드들의 실적에는 다소 편차가 있다. 예를 들어 루이뷔통 및 페라가모(Ferragamo)는 지속적으로 판매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구찌(Gucci)나 디오르(Dior)의 매출은 2010년 이후 실질적으로 감소했다. 전체적으로는 명품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면에는 불확실성 역시 증폭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액 명품 구매자 지속적으로 늘어

맥킨지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대표적인 명품시장의 추세 및 소비자 행태를 파악하기 위해 매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경우 2011년에 두 번째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한 해 동안 4개 항목(△패션의류 △핸드백 등 가죽류 △제화 △손목시계 및 보석류) 관련 명품 구매에 100만원(약 930달러) 이상을 지출한 한국인 1000명(이하 일반 명품 소비자)을 대상으로 했다.

이 중 200명은 지난해 1000만원(약 9300달러)어치 이상 명품을 구입한 ‘고액 구매자’에 해당한다. 이밖에 해외 명품 브랜드 한국 지사의 임원 2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업계의 목소리도 들었다.



향후 3~5년간 국내 명품시장은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명품시장의 성장 요인을 분석하기에 앞서 먼저 모든 명품 소비자가 동등한 선상에 있지는 않다는 점부터 전제하자. 국내 명품시장 성장의 막강한 ‘견인차’는 다름 아닌 ‘고액 명품 구매자’다. 2010년 롯데백화점의 연 1500만원(약 1만4000달러) 이상 지출 ‘최우수고객(VIP)’ 수는 14.4%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일반 명품 구매자’ 수는 9.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연 지출액 800만원(7400달러) 이상의 VIP 고객 수는 35% 증가한 반면, 일반 고객 증가율은 12%에 불과했다. ‘고액 구매자’ 성향을 이해하는 것이 한국 명품시장의 향후 전망을 예측하는 데 핵심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들에게 명품 구입은 ‘습관’이다. 설문에 응한 ‘고액 구매자’의 33%는 “이전에도 늘 그랬듯이 여전히 명품을 즐긴다”고 답한 반면, 같은 답변을 한 ‘일반 명품 구매 경험자’는 12%에 그쳤다. 이러한 태도 차이는 실제 소비에도 각기 반영된다. ‘고액 명품 구매자’는 “이전 12개월간 4개 항목에서 명품 지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반 명품구매자’의 소비는 좀 더 선별적이다. 시계·피혁관련 명품 지출은 더 늘어난 반면, 의류·제화 관련 지출은 축소됐다. 이는 ‘고액 명품 구매자’는 모든 항목에서 지속적 ‘상향 구매(trade up)’ 성향을 보이고 있으나, 기타 소비자는 굳이 명품이 아니더라도 저렴한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모두 종합해볼 때, 국내 고액 명품 구매자는 여전히 소비를 늘리고 있으며 이들의 구매 욕구는 여전함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이 구매하는 명품을 소중히 여기며, 이와 관련한 지출을 그다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그 자체로 한국 명품시장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다.

젊은층, 지방 명품 소비 증가

과시에서 개성 표현 수단으로 ‘습관적구매’ VIP 고객 크게 늘어

국내 명품 전문가 24명을 대상으로 설문.

한국 명품시장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이따금씩 명품 구매를 즐기는 젊은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전통적 명품 구매층인 40~50대 여성층을 보완한다. 설문에 응한 35세 미만 응답자 중 30% 이상이 “과거보다 명품을 더 많이 사고 있다”고 답한 반면, 이와 같은 답변을 한 50대 이상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국내 명품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005년부터 5년간 20대 소비자의 명품 구매는 무려 74% 늘어난 반면, 50~60대의 명품 구매는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젊은 층 소비자가 점차 명품을 알아가며 선호하게 될 경우, 이는 평생의 구매 성향으로 정착될 수 있다. 남성 명품 고객 역시 늘어나고 있다. 현재 남성용 명품시장은 전체 명품시장의 9%로 일본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향후 그 격차는 분명히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이 여러모로 한국의 경제, 문화, 정치의 중심지인 것은 사실이나, 설문 결과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명품 소비가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3개 대형 백화점이 현재 출점 준비 중인 15개 영업점 중 13개가 수도권 이외 지역에 위치할 예정이며, 서울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응답자가 ‘명품 소비 확대 주요 원인’으로 ‘접근성 확대’를 들었다. 따라서 백화점 지점망이 확산됨에 따라 명품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 명품 구매 규모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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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미 |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 한국 소매·유통 및 럭셔리 부문 리더 신재은 | 맥킨지 아시아지역 소매·유통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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