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A씨는 OO신문 서울취재본부 취재부장이었다. A씨는 피해자 B씨가 운영하는 법무사 사무실에서 취재수첩을 꺼내놓고 취재내용을 설명한 다음 “취재에 응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내가 조사한 내용을 그대로 신문에 보도하겠다”라고 말했다. 며칠 뒤 다시 B씨를 찾아가 “지금부터 하는 모든 대화는 녹음된다”며 취재 내용을 설명하고는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다음주 월요일까지 시간을 주는 데 응하지 않으면 불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검사는 A씨를 협박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에서는 뒤집혔다. 취재 요구의 과정과 방법, 피해자와의 관계, 취재대상의 내용에 비춰 정당행위라고 할 수 없다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신문은 헌법상 보장되는 언론자유의 하나로서 정보원에게 자유롭게 접근할 권리와 그 취재한 정보를 자유롭게 공표할 자유를 가진다. 따라서 그 종사자인 신문기자가 취재원에게 취재에 응해줄 것을 요청하고 취재한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설령 협박죄에서의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해도 일상적인 업무 범위에 속하므로 무죄라는 것이다. [대법원 2011.7.14 선고/ 2011도639 판결]
■ 전자회사 주부 판매사원은 근로자가 아닌지
부녀사원으로 일컬어지는 주부 판매사원들이 전자회사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건. 이들은 팀장 직책을 갖고 OO전자회사의 제품을 판매하고 회사로부터 그에 따른 수당을 지급받아왔다. 회사는 이들에게 집기류와 사무실을 제공하고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지시했다. 또 평가제도를 통해 실적이 저조한 주부사원에게는 경고 조치와 약정 해지 등 징계권을 행사했다. 회사에서 나온 주부사원들은 회사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노무를 제공하게 했다며 퇴직금 청구 소송을 냈다.
1심은 다음 이유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들이 받은 수당은 근로의 내용이나 시간과 관계없이 판매실적에 따라 지급액이 결정됐다 ▲피고(회사)로부터 최소한의 업무 안내나 업무실적 독려 외에 어떤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취업규칙 등 복무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세법 및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2심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 취지도 같았다. 원고의 상고는 기각됐다. [대법원 2011.7.14 선고/ 2009다3792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