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현대건설을 포함해 울워스, 슈나이더 전기SA, 메드트로닉, 유니크레딧 등은 DJSI 월드에 새로 편입돼 희색이 만면하다. 현대건설 외에도 올해 삼성SDI, 포스코, SK텔레콤, 삼성전자, 롯데쇼핑, 삼성전기, KT, S-OIL, 삼성증권, 아모레퍼시픽, 하이닉스반도체, GS건설, KT·G, LG생활건강, 현대모비스 등 16개 기업이 DJSI 월드 인덱스에서 이름을 유지했다.
DJSI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속가능경영 평가 및 투자 분야에서 공신력을 인정받는 인덱스다. 이는 전세계 2500대 기업을 평가하는 DJSI 월드, 아시아 상위 600개 기업을 평가하는 DJSI 아시아태평양, 그리고 국내 상위 200대 기업을 평가하는 DJSI 코리아로 구성돼 있다.
DJSI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이 인정을 받는다는 뜻이고, 무엇보다 기업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8월31일 현재 DJSI 코리아의 평균 수익률은 연간 8.27%에 달한다. 포트폴리오 분석 결과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 이후 지속가능경영 우수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JSI 발표일인 9월8일 종가 기준으로 DJSI 월드에 편입된 기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전일 대비 2.53%나 됐다. DJSI 월드·아시아태평양·코리아에 새로 편입된 모든 기업의 평균 주가는 1.23% 상승했다. 이는 KOSPI 지수 평균보다 0.51% 높은 수치다.
한국생산성본부 김동수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지속가능경영 성과가 높은 기업은 기업 펀더멘털이 좋아 위기 후 회복속도가 빠르다. 또 이 분야 선도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3.68% 이상 초과수익을 내고 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이 곧 그 기업의 재무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 결과는 또 국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해 흥미롭다. 평가 결과 국내 기업의 평균점수는 67.2점으로 DJSI 월드 기업평균인 75.4점과는 12.2%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기업이 분발해야 할 상황이다. 산업별 지속가능경영 경쟁력을 보면 내구재, 반도체, 유·무선통신, 일반소매 분야에서는 월드 베스트의 90% 수준이지만 금융서비스 미디어 운수 항공운송 등은 70% 이하 수준이다. DJSI 월드 편입 기업은 미국이 60개로 가장 많고, 영국이 50개, 일본이 25개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16개 기업으로 8위를 기록했다.
한국생산성본부 이춘선 상무는 “우리 기업들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때 지속가능경영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소 정보 공개도 긍정적 효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한 여러 평가 가운데 영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CDP)도 최근 글로벌 500대 기업의 탄소배출 정보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LG화학, 신한금융지주, KB국민은행 등 7개 기업이 자사의 탄소정보를 적극 공개했고,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우수기업에 편입됐다. CDP 정보도 주식시장의 성과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DP에 따르면 2005년 1월부터 2011년 5월 사이 글로벌 500 기업을 분석한 결과 기업의 탄소정보를 적극 공개한 기업이 글로벌 500 평균보다 두 배 정도 높은 투자 총수익(total return)을 보였다.
이렇듯 기업 이익 측면에서만 봐도 지속가능경영(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요즘 공생발전이니 상생이니 하는 말들도 CSR과 연결돼 사용되고 있다. 기업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커 생긴 말들이다. 글로벌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데 아직도 유수의 H기업은 협력업체로부터 자재 무단 편취, 하도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 고발을 당하는 것이 국내 현실이다. 대기업이 CSR 경영을 통해 스스로 공정한 룰을 지키고자 할 때 우리 사회도 더욱 지속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