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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4·11 총선

‘SNS 지목 낙선희망 후보’ 10명 중 7명 당선

SNS로 분석한 총선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SNS 지목 낙선희망 후보’ 10명 중 7명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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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후보는 지지, 당은 불신…
이번 선거기간 SNS를 가장 뜨겁게 달군 정당은 민주통합당이었다. 미디컴과 웹서비스 전문업체 유저스토리랩이 SNS 분석 솔루션 트렌드믹스를 통해 SNS 영향력 지표 중 하나인 ‘버즈량(언급횟수)’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SNS 여론은 60% 이상이 야권 관련된 글이었다. 정당별로는 민주통합당이 54%, 새누리당이 37%, 통합진보당이 9%를 차지했다. 민주통합당에 대한 SNS 여론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후보자는 지지하지만 민주통합당은 불신한다”다.

2월 25일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의 “민주통합당, 웬만하면 고쳐서 써보려고 했더니 구제불능이다. 이명박 심판과 노무현 추모 정서에 기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고만장하다. 이대로는 집권해도 또 말아먹겠다”라는 내용의 글은 6896회 RT됐고, 서영석 서프라이즈 기자(@du0280)가 4월 6일에 올린 글 “김용민 놓고 민통당 하는 짓거리 보면 왜 정당투표는 4번 통합진보당 찍지 않을 수 없는지 답이 나온다”는 368회 RT됐다. 반면 김용민, 문재인, 정동영, 이해찬, 신경민 등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서는 긍정적 여론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SNS 이용자들이 민주통합당 각 후보에 대해서는 지지하지만 민주통합당 선거전략에 대해서는 불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통합당은 선거 초기 ‘민간인 사찰’ 문제를 이슈화하며 선거 주도권을 잡았지만 4월 3일 김용민 후보 막말이 공개된 이후 민간인 사찰보다 김 후보가 화제가 되면서 관련 이슈가 SNS 내에서 희석됐다. 이 역시 민주통합당 전략의 실패로 볼 수 있다.

한편 SNS 여론은 새누리당에 대해서 △한미FTA 심판론 △정수장학회 논란 △나경원 전 의원 남편 수사권 참여 여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대성 후보 논문조작, 김형태 후보 성폭행 미수 파문 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주로 내놓았다. 통합진보당에 대해서는 △이정희 대표 서울 관악을 후보 사퇴 이후 지지 △야권연대 경선 승복 등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3월 14일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손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하고 이어 박 위원장과 손 후보의 카 퍼레이드가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SNS 여론은 손 후보에게 등을 돌렸다. 3월 23일 손 후보가 ‘3000만 원 선거’ 공약을 포기하고 나흘 후 선관위가 손 후보의 카퍼레이드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결하면서 SNS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특히 이 시기에 ‘레인메이커’(@mettayoon),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kennedian3), 고재열 시사iN 기자(@dogsul) 등 파워 트위터리언들이 손 후보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트위터 영향력이 센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patriamea)는 손 후보의 ‘3000만 원 전셋집’에 대한 의문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문 후보에 대해서는 지지 의사를 밝히는 트윗이 대다수였다. 4월 2일 문 후보가 정부가 제기한 ‘참여정부 사찰 논란’에 적극 대응했을 때와 4월 8일 문 후보 자택 일부가 무허가 건물이라는 논란이 일었을 때, 그의 해명 트윗이 급속히 RT되며 방어 여론이 형성됐다. 투표 결과 문재인 후보가 55.0%를 득표하며 승리했다.

손 후보는 개인 블로그에 ‘선거 가계부’를 올리고 SNS를 통해 관련 이슈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등 SNS를 활발히 이용했지만, SNS 영향력이 큰 사용자들의 집중공세를 받으면서 방어 및 대응 의지를 잃었다. 단순히 후보자가 SNS 열혈 이용자라고 해서 SNS 여론을 이끌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 강남을의 경우 새누리당 김 후보가 3월 18일 공천되면서 SNS 경쟁이 시작됐다. 3월 19일부터 2주간 정 후보에 대한 트윗은 6만5971건에 달했고, 김 후보에 대한 트윗은 4만622건에 이르렀다. SNS에서 김 후보와 정 후보는 ‘선과 악’ 구도가 명확했다. 김 후보 관련 트윗 중 RT 상위 30건에 29건이 비판 트윗이었고, 정 후보에 대한 RT 상위 30건 중 29건이 긍정적인 여론이었다. 특히 소설가 이외수(@oisoo),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mindjj), 책 ‘88만원세대’ 저자 우석훈 씨(@Retiredwoo) 등 파워 트위터리언들이 김 후보 낙선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 이정희(@heenews)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서기호 전 판사(@gihos1) 등 통합진보당 측 인사들도 정 후보에 대한 강한 지지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투표 결과 김 후보가 59.5% 득표하며 승리했다.

김 후보는 손 후보에 버금가는 ‘부정적 트윗 공세’의 대상이었으나 SNS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50대 이상 유권자의 절대적 지지 덕분에 당선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장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손 후보와 김 후보는 모두 젊은 ‘SNS 이용자’ 계층의 지지를 받지 못했지만, 김 후보는 50대 이상의 표를 확실히 확보한 데 반해 인지도가 없는 손 후보는 50대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SNS만으로 선거의 판세를 뒤엎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열세 천호선 선전은 SNS 덕

‘SNS 지목 낙선희망 후보’ 10명 중 7명 당선

노회찬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은 이번 총선에서 트위터를 가장 잘 이용한 정치인 중 한 명이다.

SNS 여론의 한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선거 기간 올라온 트윗 중 ‘낙선’이라는 단어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후보 10명은 김종훈, 김희철, 김진표, 남경필, 정몽준, 이재오, 홍준표, 구상찬, 김태호, 나성린 후보다. 이 중 김희철, 홍준표, 구상찬 후보를 제외한 7명이 당선됐다. 부산 북·강서을 민주당 문성근 후보, 대구 수성갑 민주당 김부겸 후보, 서울 서대문갑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 등은 각 상대 후보보다 SNS에서 활발히 거론됐으나 모두 낙선했다.

SNS의 선택과 실제 선거 결과가 차이를 보인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선거가 지역선거였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구 유권자들이 아무리 SNS로 지지해봤자, 지역구 유권자의 표로 이어지지 않은 것. 하지만 대선의 경우 모든 유권자의 ‘정보 대상’과 ‘투표 대상’이 일치해, SNS의 영향은 더욱 크게 작용할 것이다. 또한 SNS 정치 여론을 형성하고 소비하는 계층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20~40대로 한정됐고, SNS 특성상 1개의 글은 수만 번 RT돼 퍼질 수 있지만 유권자가 행사하는 표는 단 한 표라는 점도 SNS 여론 신뢰성의 한계다. 4월 11일 작가 공지영이 올린 “타워팰리스 투표율 78%” 트윗이나 부산 사상구청장이 손 후보 지지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의 트윗 등 허위 사실이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손 후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사건은, 허위 사실도 여과 없이 퍼뜨리는 SNS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SNS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결과도 발견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은평을 새누리당 이재오 후보와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다. 두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천 후보가 앞섰으나 결국 1.1%p 차이로 이 후보가 승리했다. 한편 3월 28일 중앙일보와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엠브레인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 후보가 39.1%로 천 후보(24.2%)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5%p 가까운 지지율 차이를 보였던 두 후보가 이처럼 팽팽한 접전을 벌인 것은 천 후보에 대한 SNS 지지 여론이 한몫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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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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