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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의 브랜드 스토리 ④

W 서울

“새롭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 신정원| 월간 기자 gardennew@design.co.kr

W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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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같은 W 서울 로비

W 서울

국내에서 가장 긴 18m 바인 W 서울의 우바(Woo bar).

W 서울의 로비는 마치 잘 꾸며놓은 갤러리를 보는 듯하다. W 서울에 들어서면 감각적으로 꾸민 로비인 리빙룸과 W 서울의 마스코트, ‘우바(Woo Bar)’가 한눈에 들어온다. 우바는 국내에서 가장 긴 18m의 바로도 유명하다. W 서울의 전체 구조와 공간은 뉴욕의 스튜디오 가이아(Studio Gaia)와 홍콩 RAD(Research Architecture Design)의 애론 탄(Aaron Tan)이 설계했으며, 레스토랑 ‘나무’와 ‘키친’은 토털 인테리어 디자인 그룹인 토니 치 앤 어소시에이츠(Tony Chi · Associates)에서 디자인했다. 또한 직원들의 유니폼은 제일모직의 상무이자 남성복 브랜드 ‘준지(JUUN.J)’의 디자이너 정욱준의 작품이다.

리빙룸 한쪽 벽면에 자리한 ‘나무 거울(The Wooden Mirror)’은 1500개의 나무조각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W 서울의 대표적인 예술 체험 코스다. 작가 다니엘 로진(Daniel Rozin)은 나무 거울 가운데 센서를 통해 사람의 형상을 표현했는데, 가장 아날로그적인 소재 중 하나인 나무에 디지털 요소를 가미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키친 입구에서는 조각가 이재효의 작품 ‘미로’를 만날 수 있다. 이재효는 개울가의 돌이나 벌목장의 마르고 빛바랜 나무토막 등 사람들이 지나치기 쉬운 일상 속 자연 재료를 활용해 탁자나 의자 등을 디자인하기로도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최근 두바이 아트페어에서 선전하는 등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우바와 리빙룸의 디지털 아트 큐레이팅은 아트센터나비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W 서울에는 새로운 트렌드를 경험하고자 방문하는 고객이 많은 편이다. W 서울은 지난해부터 디자인하우스에서 주관하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도 참여하는 등 디자인 요소를 중시한다.

W 호텔은 디자인뿐 아니라 음악과 패션을 통해 W 호텔만의 행사인 ‘W 해프닝스(happenings)’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뮤직 디렉터인 미켈란젤로 라쿠아(Michaelangelo L′Aqua)는 전 세계 W 호텔의 모든 음악을 총괄한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Tom Ford)가 발굴한 그는 지금껏 150개가 넘는 패션쇼와 200개의 광고음악 작업을 해왔다. W 호텔 공간의 이미지를 음악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그의 역할로 수영장, 라운지 등의 장소에 어울리는 각각의 음악을 선별한다.



아만다 로스에 이어 W 호텔의 글로벌 패션 디렉터로 선임된 제니 롬바르도(Jenne Lombardo)는 W 호텔과 비슷한 철학을 가진 브랜드를 연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는 전 세계 W 호텔이 주관하는 지역 패션 이벤트를 진두지휘한다.

W 호텔의 타깃은 트렌드 선두주자다. 전통적인 의미의 커플이 아닌 게이 커플도 W 호텔의 타깃이 된다. 성별과 연령으로 타깃을 구분하는 인구학적 분류는 W 호텔에서 통용되지 않는다. 바에 앉아 칵테일을 즐기는 60대 노인, W 호텔만의 시각에 동의하는 20대 여성 등 W 호텔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는 고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W 호텔의 슬로건은 ‘왓츠 뉴 앤 넥스트(What′s new and next)’. W 호텔은 이미 누군가 하고 있는 것, 어디선가 본 듯한 것을 해서는 차별화할 수 없음을 명백히 알고 있다. W 호텔 측은 “샤넬, 루이비통, 티파니 등 기존 명품 브랜드보다 메종, 마르틴, 마르지엘라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와 닮았다”고 스스로를 평가한다. W 호텔이 디자인, 음악, 패션 분야에서 신진 작가를 발굴해 상을 주는 이유는, W 호텔이 그 분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브랜드라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다. 감각 있고 실력 있는 작가를 찾아서 유명세를 타게 하는 것이 ‘W’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대개 호텔에서 컨시어지 업무(Concierge·호텔 로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는 고객의 레스토랑 예약을 돕는 등 일상적인 서비스에 국한된다. 반면 W 호텔은 ‘아무나 올 수 없지만(exclusively), 일단 발을 들이면 인사이더(insider)로 받아들이고(inclusive)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객이 언제, 무엇을 원하든 경찰이 출동하지 않는 이상 모든 것을 들어주는 서비스 정신을 의미한다. W 서울 총지배인은 “스웨덴에서 온 고객이 공항에서 짐을 잃어버려 당장 입을 옷을 살 곳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늦은 시각이라 동대문의류상가밖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혹시라도 외국인이라고 비싼 가격을 부르지 않을까’ 싶어 남자 직원이 직접 고객을 모시고 동대문 쇼핑을 갔다”고 전했다. 쇼핑 장소 소개뿐 아니라 가이드와 통역, 에누리까지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얘기다.

W 호텔만의 라이프스타일 패키지

W 서울

리빙룸 한쪽 벽면에 자리한 ‘나무 거울(The Wooden Mirror)’. 1500개의 나무조각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W 서울의 대표적인 예술 체험 코스다.

오픈 당시 세련된 감각의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던 외관과 실내 디자인은 거의 그대로지만 여기에 담기는 콘텐츠는 끊임없이 새로 개발된다. 국내에 샴페인 브런치 열풍을 선도한 ‘버블리 선데이’는 W 서울의 레스토랑 키친에서 시작됐다. 현재 W 서울의 F·B(food·beverage) 총괄 디렉터인 키아란 히키(Ciaran Hickey)는 총주방장 시절 ‘죽기 전에 맛봐야 할 101가지’ 행사를 열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우바의 W 믹스테일(mixtails)은 2011년 월드 클래스 바텐더 대회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한 바텐더가 선보이는데 6가지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이 중 ‘어보브 더 클라우드(above the clouds)’는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구름 이미지를 연출해 향뿐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어 인기다. 보통 커플을 위한 행사를 많이 여는 밸런타인데이에는 싱글만을 위한 파티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W 호텔다운 파티였던 것.

계절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오는 가격 할인 패키지는 흔한 호텔 마케팅 방법 중 하나. 하지만 W 호텔에는 가격 할인 패키지가 없다. 대신 라이프스타일 패키지로 통용되는 ‘브랜드 경험 패키지’가 있다. 여자친구 4명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걸스 겟 어웨이(Girls Get Away)’ 패키지는 독특한 디자인의 침대가 있는 쿨 코너 객실에서 샴페인을 즐길 수 있다. 임산부를 위한 ‘베이비 미(Baby Me)’ 패키지 역시 임산부들 사이에서 “아이 낳기 전에 꼭 누려야 할 호사 중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다. W 호텔 측은 “서울 시내 호텔 중 패키지 종류는 W 서울이 가장 적지만 패키지 상품 판매율은 2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W 호텔만의 스타일이 있다. ‘W 링고(lingo)’는 W 호텔만의 용어로, ‘탤런트’는 W 호텔의 직원을 뜻하며 유니폼은 ‘아웃핏’이다. 리빙룸이나 우바처럼 직접 고객을 만나는 공간은 ‘스테이지’, 객실 청소 담당자는 ‘룸 스타일리스트’로 불린다. 이들은 트레이닝을 통해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말할 것인가, 무엇으로 W 호텔에서의 경험을 전달할 것인가”를 늘 교육받는다.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디자인과 스타일을 강조하는 W 호텔에는 디자인 책임자(CDO·Chief Design Officer)가 없다. 디자인 책임자의 위상으로 디자인 경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W 호텔의 가치는 사장부터 일선 직원까지, 모든 탤런트가 디자인과 W 브랜드의 가치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이 엿보인다.

신동아 201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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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월간 기자 gardennew@desi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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