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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트렌드

미샤 & 이니스프리의 황금알 비교품평 마케팅

  • 이의철│ 인턴기자 eclee.el@gmail.com

미샤 & 이니스프리의 황금알 비교품평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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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만에 기업가치 2.6배로

처음 비교품평 광고를 한 지 9개월이 지난 지금도 많은 고객이 미샤의 제품과 SK-II 제품을 비교하고 있다. 3300원을 표방했던 저가 화장품 미샤가 하루아침에 SK-II와 경쟁하는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경쟁 광고를 부정적으로 보기도 했다. 미샤 제품의 디자인과 콘셉트가 경쟁사 제품과 너무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다한 광고비 지출이 성장에 발목을 잡을 거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미샤 에센스에 대한 많은 사람의 긍정적인 평가가 입소문을 통해 확산되며 출시 3주 만에 3만여 개, 출시 9개월 만에 80만 개가 팔렸다. 미샤의 캠페인 문구처럼 마케팅의 힘으로 고객의 “생각과 믿음과 마음과 환상을 바꿔”가고 있었다.

호사 속에 2011년을 마감한 미샤는 곧바로 두 번째 비교품평 마케팅을 이어갔다. “더 이상 값비싼 수입 화장품에 의존하지 않도록 당당히 경쟁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미샤는 중년여성들의 필수품이자 대표적 기능성 화장품인 나이트 앰풀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번에 상대로 지목된 상품은 ‘에스티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리커버리 콤플렉스’, 갈색병이라는 애칭이 더욱 익숙한 상품이다. 해외여행을 갈 때 면세점에서 남자는 위스키를, 여자는 에스티로더 갈색병을 구매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유명한 제품이다. 지난해 출시 30주년이 된 에스티로더의 최고 인기 상품으로 전 세계에서 1분에 3개씩 팔리는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미샤가 또 한 번 세계적인 제품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미샤의 마케팅 담당자는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제품의 핵심 가치, 지향점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공감을 얻기 위해 더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게 됐다”며 비교품평 캠페인을 통해 “제품의 질에 대한 자신감과 브랜드의 진정성을 확실히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미샤는 신제품에 “보라색 혁명”이라는 문구를 붙이며 갈색병과 보라색병의 대결구도를 만들었다. 비교품평을 확산하기 위해 사전 온라인 신청을 통해 5만여 명의 고객에게 미니어처 제품을 무상으로 나눠줬다. 다시 한 번 인터넷을 통해 미샤의 제품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이 퍼졌다.

마침 ‘MBC 프라임’의 ‘작은 기업, 그들의 행복한 동행’이라는 방송을 통해 미샤의 제품이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경쟁상품을 제치고 소비자 평가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가 나갔다. 호평 속에 제품 출시 후 6개월간 총 60만 개가 팔려나갔다. 재고가 없어 줄을 서 기다리는 고객이 생겼다. 보라색병은 미샤 전체 제품 중 판매 1위의 효자 상품이 됐다.

미샤는 연타석 홈런을 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 ‘에이블씨엔씨’의 매출액은 3302억, 2010년의 2593억 대비 27%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11% 증가한 338억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05년 이래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에 줄곧 빼앗겼던 브랜드숍 매출 1위 자리를 되찾는 쾌거를 올렸다.

주가에서는 더욱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처음 캠페인을 시작한 2011년 9월 1일의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2만5300원, 10개월이 지난 올해 7월 9일에는 최고점을 기록하며 6만6000원에 이르렀다. 주가가 10개월 사이에 2.6배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880에서 1836으로 3% 하락,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118만5000원에서 106만5000원으로 11%가 떨어졌다.

자연주의 위장크림

미샤 & 이니스프리의 황금알 비교품평 마케팅

‘미샤’ 비교품평 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평가하고 입소문을 내는 것에 있다. ‘트리트먼트에센스’(왼쪽) ‘나이트 리페어 앰풀’

미샤가 중저가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면, 이니스프리는 신상품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경우다. 이니스프리라는 브랜드 이름은 아일랜드의 대표적 시인 윌리엄 예이츠의 ‘이니스프리의 호도’를 생각나게 한다. 서정적이고 편안한 정취를 풍기는 시인의 노래와 같이 이니스프리 역시 ‘피부에 휴식을 주자’는 모토를 통해 태어났다.

섬(Innis)과 자유(Free)의 합성어로 브랜드 이름을 만든 이니스프리는 2000년 최초의 자연주의 브랜드를 표방하며 출시됐다. 화장품 시장의 절대강자 아모레퍼시픽의 하위 브랜드였다. 친환경 청정 원료를 사용해 만든 화장품으로 고객에게 건강한 아름다움을 전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09년에는 모회사로부터 독립하며 더욱 전문적인 브랜드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제품 면면을 살펴봐도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유채꿀크림, 올리브리얼 아이크림, 그린티크림, 3년 숙성 발효 스킨 등 다른 브랜드의 제품명과 차별화해 자연의 이름을 고스란히 담았다. 재활용지 포장재와 버려지는 감귤껍질로 만든 라벨, 저탄소 화장품 용기 등 제품 전체에 환경 친화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자연 친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화장품 회사에서 남성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위장크림을 처음 출시한 것은 의외의 사건이었다. 위장크림을 출시하자는 아이디어는 마케팅 담당자와 지인이 우연히 나눈 대화에서 시작됐다. 그들은 최근 남성의 화장품 사용 습관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나누던 중, 대다수의 남자가 “군대를 다녀온 뒤 피부가 나빠졌다”고 말하는 것에 주목했다. 그중에서도 “군대에서 자주 사용하는 위장크림이 잘 지워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많은 화학성분이 들어가 있어 피부에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는 남성이 많은 것을 보고, 천연 원료를 사용해 피부에 나쁘지 않으면서도 쉽게 지워지는 위장크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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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철│ 인턴기자 eclee.e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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