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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 ⑦

아기보다 민감한 엄마, 맘(Mom)의 맘(心) 좇아온 30년

유한킴벌리 하기스 기저귀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아기보다 민감한 엄마, 맘(Mom)의 맘(心) 좇아온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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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ning Product로 승부”

아기보다 민감한 엄마, 맘(Mom)의 맘(心) 좇아온 30년

유한킴벌리 ‘하기스 매직팬티’.

소비자에 대한 심층(In-depth) 인터뷰도 빠지지 않는다. 2명의 엄마 고객이 조사원과 두 시간가량 기저귀에 관한 심층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마케터와 마케팅리서치 담당자, R·D(Research · Development) 연구원, 그리고 디자이너까지 지켜보는 것. 이런 리서치는 사나흘 동안 하루 종일 이어지곤 한다.

이는 각종 리서치 프로젝트를 통해 집계된 정량 데이터를 정성 데이터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 정량적 조사에서 ‘천연소재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높았다면, 심층 인터뷰에서 엄마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통해 이들이 얼마나 천연소재에 관심이 높은지를 몸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등’으로 계속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혁신해야 하는지가 자연 도출된다.

유한킴벌리가 집요할 정도로 소비자 조사와 고객 요구에 맞는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위닝 프로덕트(Winning Product)가 아니면 출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각종 소비자 조사에서 경쟁사 제품을 이길 때까지 시제품 품질을 수차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유한킴벌리만의 원칙이다.

지난해 4월 출시한 ‘하기스 프리미어’ 역시 이런 맥락에 있다. 유한킴벌리의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는 기저귀의 흡수력과 새지 않음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다. 부드러움은 후순위였고, 부드러움 중에서도 ‘매끄러운 부드러움’을 선호했다. 하지만 ‘폭신폭신한 부드러움’이 강점인 일본 기저귀를 경험한 이후 소비자 성향은 ‘폭신폭신한 부드러움’을 선호하는 쪽으로 달라졌다.



아기보다 민감한 엄마, 맘(Mom)의 맘(心) 좇아온 30년

유한킴벌리 하기스 마케팅팀이 소비자 조사에 관한 회의를 하고 있다.

이에 유한킴벌리는 13년 만에 ‘하기스 골드’를 ‘하기스 프리미어’로 업그레이드하면서 통기성 향상에 중점을 두는 한편 기저귀 안감에 ‘폭신폭신한 부드러움’을 도입하기로 했다. 에어엠보싱 패턴을 적용해 아기 엉덩이와 안감 사이에 공기가 통하는 공간을 18% 늘렸고, 안감을 ‘폭신폭신한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소재로 바꾸었다. 이 같은 쉼 없는 제품 혁신으로 하기스는 한때 80%대까지 올라갔다가 60%대까지 떨어졌던 브랜드 최초 인지도(Top of Mind·특정 카테고리에 있는 제품을 말해보라고 요청받았을 때 가장 먼저 말하는 브랜드)를 70%대까지 회복했다.

늦게 기저귀 떼는 아기들

하기스가 압도적인 1위를 하고 있는 카테고리가 있는데, 바로 팬티기저귀다. 2005년 ‘하기스 매직팬티’를 출시한 이래 하기스는 국내 팬티기저귀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모 대형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 통계에 따르면 하기스는 팬티기저귀 상품군에서 50~60%에 달하는 점유율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오프라인 점유율은 이보다 높다).

한국 아기들은 다른 나라 아기들보다 기저귀를 빨리 떼는 편이다. 기저귀를 떼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미국 아기 27개월, 프랑스아기 29개월가량인 데 비해 한국 부모들은 아이가 한 돌 반이 지나면 차츰 기저귀 떼는 훈련을 시작하곤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시기가 상당히 늦춰지는 추세다. 요즘 엄마들은 아이가 자연스럽게 대소변을 가리고자 할 때까지 기다리기 시작했다. 유한킴벌리의 ‘기저귀 사용자 행동 및 인식조사’에 따르면 2010년 아이가 기저귀를 떼는 데 걸린 개월 수는 26.2개월로 조사됐다. 이는 5년 전에 비해 2.5개월이나 길어진 수치다. 또 ‘기저귀를 천천히 떼는 것이 아이에게 좋다’는 의견도 같은 기간 15% 증가했다.

유한킴벌리는 이런 육아 트렌드가 앞으로 더욱 강해지면서 팬티기저귀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팬티기저귀는 전체 기저귀 시장의 35%를 차지하는데, 유한킴벌리는 6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한킴벌리는 팬티기저귀 시장이 커지면 하기스 입지가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한킴벌리 대전공장에는 중국, 러시아, 호주 등 전 세계 11개 국가의 국기가 나부낀다. 모두 하기스를 수출하는 나라다. 하기스는 2008년 단일 품목으로 ‘1억달러 수출’을 달성했고, 2011년 한 해에만 1647억 원의 수출고를 올렸다. 특히 중국 프리미엄 기저귀 시장에서 하기스(중국명 ‘하오치·好奇’)는 9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세계 1등 브랜드의 치열한 격전장인 중국에서 미국 P·G, 일본 유니참 등 세계적인 생활용품 기업을 제치고 올린 성과다.

중국 아기들, 하기스 차고 자란다

주요 국가 중 하기스가 아직 진출하지 않은 나라가 바로 생활용품 제조 강국, 일본이다. 유한킴벌리는 몇 년 전부터 일본 진출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는데 이 또한 ‘위닝 프로덕트’ 원칙을 따른다. 유한킴벌리는 수년 전부터 일본 현지 고객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며 일본 수출용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김영일 유한킴벌리 홍보팀 과장은 “2010년 실시한 한 고객 조사에서 개발 과정에 있는 하기스 시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일본산 기저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뜨겁다. 한류의 요인으로 여러 가지가 조명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움과 이에 부응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낳았다는 점이다. 하기스의 성공도 까다롭고 꼼꼼한 엄마들만큼 철저하고 깐깐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품질을 향상시켜왔기 때문이 아닐까. 하기스가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기저귀 한류’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저귀는 과학이다”…이노베이션센터 개설해 기술 연구·개발 박차
오늘날 기업은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과 소비자 요구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스피드’와 ‘혁신’ 역량을 갖춰야만 살아남는다. 통상 6개월을 주기로 신제품을 출시해온 유한킴벌리는 속도를 더욱 높이고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통합 R&E(Research & Education) 센터인 ‘유한킴벌리 이노베이션센터’를 세웠다. 유아·아동용품, 여성용품, 가정용품, 스킨케어, 시니어케어, B2B 등 6개 주요 사업부문에서 개별 운영하던 R&E 핵심역량을 이 센터로 한데 모은 것이다.
유한킴벌리는 이 센터의 60여 명 연구인력을 2015년까지 44% 확대하는 등 혁신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유한킴벌리는 이 센터를 통해 제품 간 적용 기술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제품 생산에 신기술이 보다 빠르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규복 대표이사는 이 센터 개소식에서 “이노베이션 센터는 국내 생활용품의 혁신을 이끄는 허브 역할을 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동아 2012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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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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