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용(龍)과 춤을 추자 _ 조영남 지음, 민음사, 416쪽, 2만5000원중국은 세계 강대국으로 빠르게 부상하는데, 우리 사회는 이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오해와 근거 없는 주장이 난무하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독재국가 중국의 힘이 커지면 주변 국가를 복속시킬 것이고, 한국은 중국의 조공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신(新)중화질서론이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많은 내부문제로 중국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중국붕괴론도 있다. 군사대국이 된 중국이 북한을 흡수하고 한국에도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는 중국위협론도 나온다. 잘못된 이해와 여기서 기인하는 근거 없는 두려움이나 자신감은 올바른 중국 정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이를 해소하는 길은 중국의 부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뿐이다.
이 책을 쓰면서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중국을 우리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대응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원칙이다.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과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중국의 부상에 대한 이해도 달라야 하고 대응책 또한 달라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미국이나 일본의 중국 연구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그것을 통해 중국을 이해하려고 한다. 저자는 여기서 벗어나, ‘우리의 관점’이라는 방침에 따라 중국의 부상과 관련해 한국에 가장 중요한 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째, 중국은 세계 강대국으로 등장할 것인가? 둘째, 중국은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인가? 셋째, 중국은 언제 민주화될 것인가? 넷째, 바람직한 대중국 정책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이 책의 대답은 이렇다. 먼저, 중국은 10~20년 후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하겠지만 불완전한 강대국이 될 것이다. 영국이나 미국 등 기존 강대국과 달리, 중국은 불균등성, 지역성, 취약성이라는 세 가지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시아에 신중화질서가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한 중국의 고도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중국은 2002년부터 전면적 소강(小康) 사회 건설이라는 국가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까지의 국정 목표는 법치(정치), 전환(경제), 민생(사회), 평화적 부상(외교)이다. 올가을 5세대 지도부가 등장해도 이 정책은 유지될 것이다.
게다가 당분간은 공산당 일당제도 지속될 것이다. 중국은 30년 전부터 싱가포르를 본받아 정치 개혁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인권과 국민 기본권의 보장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정치체제는 전보다 더 합리적이고 능률적으로 개선됐다. 중국이 경제발전과 사회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관여(교류와 협력), 위험분산(경계와 대비), 다자주의(타국과의 협력)로 구성된 대중국 정책 삼중주(policy trio)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남북관계는 세 정책의 무게중심이다. 우리가 북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야만 이 세 가지 정책을 잘 추진할 수 있다.
조영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New Books이제는 평양건축 _ 안창모·크리스천 포스토펜 지음, 필립 뭬제아 엮음, 윤정원 옮김“수령님의 업적과 위대성을 후세에 전하기 위한 가장 직관적이고 항구적인 수단은 기념비 건축물이다. 기념비 건축은 인간과 함께 영원히 존재하며, 사회발전과 세대교체에 관계없이 사람들의 사상의식에 능동적으로 작용한다.” 김정일이 쓴 ‘건축예술론’의 일부다. 이 글에서 드러나듯 북한의 건축에는 ‘사상과 이념’이 깊이 배어 있다. 독일 출신의 출판편집인으로 평양을 여러 차례 방문한 크리스천 포스토펜은 주체사상탑을 “170m까지 치솟아 신성시되는 탑은 권력의 우상화라는 관점에서 서구 교회의 기능에 비견된다”고 평가하는 등, 평양의 공간 구성과 각각의 건물에 담긴 의미를 꼼꼼하게 읽어나간다. 공동 저자인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평양의 역사를 요약하고, 사회주의 사상에 기반을 둔 북한의 도시 설계 등에 대해 설명한다.
도서출판 담디, 368쪽, 2만5000원입시개념어사전 _ 강남메가스터디 입시진학연구소 지음“현재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2000개가 넘는 전형 개수, 복잡한 전형 내용으로 인해 입시전문가조차 어려워하는 실정이다. 입시용어 또한 난해하다 보니 …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내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입시전문가 집단이 ‘입시 개념어’를 분석, 정리한 책을 펴낸 이유다. 저자들은 ‘수시모집’ ‘정시모집’ ‘추가모집’ 등 널리 쓰이지만 정확한 뜻을 알기 어려운 단어부터 ‘실질반영비율’ ‘비교내신’ ‘미등록충원’ 등 원서 작성 단계에서 반드시 알아둬야 할 개념까지, 현행 입시 제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용어 66개를 골라 사전 형식으로 풀이했다. 또 ‘합격의 히든 카드, 모집 단위의 크기를 보라’ ‘요즘 뜨는 이색학과, 특성학과’ 등 입시 정보를 덧붙이고, 기존 입시에서 합격하거나 불합격한 학생의 수능 점수와 내신 등을 분석·정리한 ‘케이스 스터디’도 실었다.
동아일보사, 260쪽, 1만3000원조선의 리더십을 탐하라_ 이영관 지음김종직의 2인자 리더십, 개혁주의자 정약용의 위기관리, 세종대왕의 인재관리, 혁신으로 백성을 리드한 전봉준, 덕치주의 지도자 황희…. 순천향대 관광경영학과 교수인 저자는 조선의 위대한 리더 20명을 선정한 뒤 각각의 특징을 분석, 정리했다. 더불어 이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역사의 현장을 방문한 답사기를 덧붙였다. 김종직이 풍류를 즐긴 영남루, 정약용의 다산초당, 세종대왕의 휴양지 온양행궁, 전봉준이 전투를 치른 황토현, 황희정승 유배지 광한루 등이다. 그는 “이 유적지들은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우리 조상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자리다. 이곳에서 조선왕조를 지탱한 리더십의 본질을 검토하면 한국적 리더십이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수양대군, 명종, 인조 등 ‘조선 사회를 퇴보시킨 권력자들’의 과오에 대해서도 다뤘다.
이콘, 336쪽, 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