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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2013

“기업지배구조 개선” “투기자본 경영간섭 우려”

상법 개정안

  • 장재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jychang@shinkim.com

“기업지배구조 개선” “투기자본 경영간섭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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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원 분리 선출

현행 상법은 선임된 이사들 중 감사위원을 선임하도록 하고 있는 데 반해, 개정안은 자산이 2조 원 이상인 상장회사에 대해 감사를 대신해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감사위원회 위원의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했다. 현행 상법에서 대주주는 이사 선임 단계에서는 의결권을 제한받지 않지만, 선임된 이사들 중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는 합산 3%룰(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해 3% 한도로 의결권 제한)을 적용받는다.

개정안에선 감사위원이 될 이사의 선임 단계부터 합산 3%룰이 적용돼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이사회 구성 권한이 약화된다. 법무부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통해 감사위원의 독립성이 확보돼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감사위원 역시 이사이므로 분리선출을 강제할 명분이 없고, 합산 3%룰은 1인 1의결권 원칙의 과도한 제한이며, 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은 합산 3%룰을 적용받는 반면 나머지 주주는 단순 3%룰(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지 않고 주주별로 3% 의결권 제한)을 적용받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재계는 상장회사가 투기자본이나 경쟁회사들에 의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집행임원제 의무화



집행임원제란 2011년 상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것으로, 회사는 집행임원을 선임해 그로 하여금 회사의 업무 집행과 회사 대표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게 한다. 이번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 회사에 대해 집행임원제 채택을 의무화했다. 집행임원이 업무 집행을 전담하고, 이사회는 업무 집행에 관한 감독권만 행사하라는 것. 현행 제도상 대규모 상장회사는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감사위원회를 반드시 둬야 하므로 이사회가 업무 결정 및 집행, 그리고 감독 기능까지 수행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것이다.

재계는 회사의 업무 결정 및 집행 기능은 회사 운영의 핵심 기능이며 세계 어디에서도 이를 특정 기관으로 한정하는 기업지배구조를 보기 어렵고, 단지 기업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특정 지배구조를 강요하면 기업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주주의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처해온 우리 대기업에 집행임원제 의무화는 기업 경쟁력, 나아가 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반박한다.

다중대표소송 도입

다중대표소송은 과거 상법 개정 논의에서 수차 논의됐지만 재계의 반대로 지금껏 도입되지 못했다. 자회사의 이사가 임무해태 등으로 자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모회사의 주주가 해당 이사를 상대로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 다중대표소송이다. 재계는 대다수 국가가 다중대표소송을 도입하지 않고 있고, 일본도 100% 자회사에 대해서만 그 도입을 검토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한다.

상법은 회사의 탄생, 운영 및 소멸을 규율하는 법적 틀이다. 회사는 주주들이 부담한 자금으로 설립돼 영리활동을 펼치는 시장경제의 구성원으로 그 공적 기능을 부인할 수 없으며, 다수 이해관계자의 기능과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법이 개별 회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데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상법의 본질은 회사의 활동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업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상법에 제한 규정이나 강제 규정을 추가해 손쉽게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기능은 경쟁법이나 세법과 같은 규제 법률을 통해서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규정이 제 기능을 못한 이유를 따져보는 게 우선일 것이다.

가령 주주대표소송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서 다중대표소송을 도입하자는 제안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회사의 자산이 일정 규모 이상이라는 이유로 집행임원제를 의무화하는 것보다는 미국처럼 유인(誘引) 요소를 제공해 기업이 자연스럽게 집행임원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규제를 통해 정책 목표를 실현하는 것보다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기존 제도가 활용될 여건을 조성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기업을 유도하는 것이 상법의 본질에 부합할 것이다. 이를 위해 판례를 통한 법원의 적극적이고 유연한 역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규제는 한번 잘못 만들어지면 그 부작용을 바로잡는 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

신동아 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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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jychang@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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