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에 위치한 열처리 업체 ‘미래세모텍’은 직원들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원격제어시스템을 통해 공장 바깥에서도, 야간에도 생산 과정을 확인하고 설비를 제어할 수 있다.
최적화된 상품 제조 플랫폼인 CPS 구축은 스마트 생산 실현의 핵심이다. CPS는 상품 제조 등이 일어나는 ‘물리 세계’와 인터넷, 서비스 중심의 ‘사이버 세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며, 소프트웨어, 센서, 정보처리장치 등에 기반을 두고 스마트 생산을 지원한다. 독일 정부는 CPS를 구축하고 스마트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3년간 5억 유로(약 7500억 원)를 연구개발에 지원할 계획이다.
스마트 생산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기업 간, 생산 단계 간 네트워크를 통해 자유롭게 통제될 수 있도록 표준화가 진척되어야 한다. Industry 4.0 플랫폼 구축을 위한 표준화는 생산의 모든 주체가 하나의 공통된 접근 방식을 거쳐 CPS에 접근하고 제조과정, 장치, 환경 등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등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향을 말한다. 개방형 네트워크가 확산되는 만큼 사이버 보안 및 안전성을 강화해야 하는데 더욱이 CPS상에서 다양하고 많은 정보가 생성되므로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는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또한 가상세계와 실재세계, 생산관리체계와 공장통제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을 잘 조직화할 수 있는 인력이 중요해진다.
똑똑한 생산체계
Industry 4.0은 기존 생산 방식을 맞춤형 소량 생산으로 변화시키고 생산주체와 과정 등도 유연성이 향상되는 미래형으로 전환시킬 것이다. 제품에 내장된 IT시스템을 기반으로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고, 자동화된 시스템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고,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통해 재고가 부족한 곳에 상품이 배송되는 ‘똑똑한 생산체계’가 구축되는 것. 특히 스마트한 생산 방식은 공급자의 신속한 참여를 유도해 자원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제품, 생산 과정, 서비스 등 다양한 빅테이터가 생성되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가치 창출과 고용도 가능하다. 임베디드 시스템을 통해 생성된 생산체계와 고객 등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고 다양한 고용 형태가 등장할 것이다. 스마트 생산 방식은 기업 간 서비스를 촉진할 수 있어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또한 스마트·도심형 생산으로의 전환은 일-가정 양립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경쟁력을 높게 평가받는 제조업을 새롭게 진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에너지, 의료, 운송 등의 효율성을 높였다.
미국 등 여타 선진국도 IT와 제조업의 결합에 나섰다. 독일 지멘스, 보쉬 등 대기업들은 향후 제조업 혁신을 추진하면서 80% 이상을 ICT에 기반을 둘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도 경쟁 우위가 있는 제조업의 혁신을 통해 창조경제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국내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꾸준한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제조업을 혁신하는 ‘한국형 창조경제 모델’이 필수적이다. 지난해 5월 말 창조경제 주창자인 존 호킨스는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활용해 벤처 창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에서는 제조업과 대기업의 성공모델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일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경제 안정성을 높이는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래형 생산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도 미래 제조업이 개별·맞춤형 및 소량 생산체계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제조업 생산체계의 혁신이 요구된다.

프랑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내부 센서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에너지를 절약한다.
또한 정부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IT 인프라와 기술이 제조업과 결합해 혁신을 이끌고 새로운 가치체계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한국의 네트워크 준비지수를 세계 11위,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을 세계 5위로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이들 간 결합은 미미한 수준이다. 독일은 스마트 공장, 미국은 최첨단 제조업을 앞세워 IT와 제조업의 결합을 확산하고 모든 생산체계를 네트워크화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정부는 CPS 등 개방형 시스템의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표준화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미래 제조업에서는 스마트 공장, CPS 플랫폼 등을 관리·통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개발이 중요하나 국내 경쟁력이 낮은 만큼 산업과 학계의 연계,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연구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특히, 독일 등 선도자들이 생산체계 시스템을 표준화할 경우 후발주자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스마트 생산 시스템의 표준화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