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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기자의 풍수와 권력

‘전통 명당’ 성북·강남 지고 ‘新 명당’ 부암·구로 뜬다

서울 최고 부귀(富貴) 명당

  • 안영배 │동아일보 출판국 전략기획팀 기획위원·풍수학 박사 ojong@donga.com

‘전통 명당’ 성북·강남 지고 ‘新 명당’ 부암·구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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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사산 외곽으로는 외사산 일대를 따라 군데군데 재물 기운이 포진한 형국이다. 한강 북쪽 지역의 경우 동쪽 용마산 자락의 용마자연공원을 중심으로 망우동, 신내동 일대에 일정 규모의 재물 기운이 운집돼 있다. 한강 이남 지역에선 송파구 석촌호수 남쪽에서부터 문정동과 거여동에 이르는 일대, 압구정동·청담동·삼성동·논현동·반포동·서초동 등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디지털단지가 조성된 구로구와 금천구 일대, 강서구청을 중심으로 한 강서구 일대 등에 비교적 큰 규모의 재물 기운이 형성돼 있다. 즉 서울은 한강을 가운데에 두고 북쪽과 남쪽 모두에 강한 재물 기운이 곳곳에 포진해 있음을 알 수 있다(앞쪽 지도 참조).

물론 이 중 한양도성을 중심으로 한 한강 이북의 재물 기운이야말로 향후 100년간 대한민국 경제를 꾸려나갈 수 있는 가장 막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곳의 재물 명당은 한양도성 내부의 권력 기운까지 품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조성된 한양도성은 4대문과 4소문을 갖추고 있었다. 4대문은 동쪽 흥인지문(동대문), 서쪽 돈의문(서대문), 남쪽 숭례문(남대문), 북쪽 숙청문(숙정문, 북대문)을 가리키고 4소문은 북동쪽 홍화문(동소문), 남동쪽 광희문(수구문), 북서쪽 창의문, 남서쪽 소덕문(서소문)을 가리킨다. 이 문들을 좌표로 삼아 옛 한양도성 길을 다니노라면 서울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권력 기운의 경계선과도 맞닿아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재물과 권력의 기운을 목·화·토·금·수의 오행(五行)론으로 치환하면 재물은 주로 토(土)에 가까운 기운이고, 권력은 금(金)에 가까운 기운으로 이해하면 된다. 아무튼 우리 조상이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면서 그 기운을 정확히 헤아리고 있었음에 감탄하게 된다.

한편으로 풍수학인들 사이엔 권력 핵심지인 조선의 경복궁 터와 현재 대통령이 거주하는 청와대 터의 명당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경복궁 터가 주산(主山)인 북악산의 중심 기맥(氣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곳에 자리 잡고 있고, 청와대 터 또한 너무 외진 곳에 있다는 것 등이 명당 불가론의 근거로 활용된다.

그런데 청와대 터와 조선의 궁궐터는 땅의 지맥(地脈)을 중심으로 살펴봐서는 그 핵심을 짚어내기가 어렵다. 땅의 지세와 지기를 살피는 중국 풍수론으로 볼 때 분명 이 터들은 지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거나 지기의 생기가 그리 굳세지도 못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청와대와 궁궐터를 포함한 한양도성 전체는 땅의 기운만으로 볼 때는 살기에 강하게 노출된 형국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이를 하늘에서 쏟아지는 에너지인 천기(天氣)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천기에서 쏟아지는 생기가 지기에서 분출되는 살기를 적절히 제어하면서 지형 특성에 따라 권력과 명예, 건강 기운 등 명당을 형성한 것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하늘의 생기보다 땅의 살기가 더 강해 사람들이 해를 입을 수 있는 곳도 존재하긴 하지만….

서울에서 여러 좋은 기운이 섞여 나타나는 지역으로 두 군데를 꼽을 수 있다. 하나는 조선의 궁궐터인 비원과 창덕궁을 중심으로 한 가회동, 성북동, 명륜동 일대다. 이 지역은 특이하게도 재물 기운 및 권력 기운과 더불어 자손에게 이로운 기운까지 3박자를 고루 갖췄다. 1세대에 의해 축적된 권력이나 재물 기운이 당대에 끝나지 않고 그 후손인 2, 3세대에게도 전달돼 자손까지 번성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앞쪽 지도 참조).

이 지역은 그 기운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조선시대부터 주목받던 곳이었다. 북악산 자락에서 남쪽을 바라보는 전망이 뛰어나고 한양의 고질적인 배수 처리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비껴나 있었을 뿐 아니라 겨울의 북풍한설을 피할 수 있는 장점 등을 고루 갖췄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권력깨나 행사하는 양반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어 전통적인 귀족촌을 형성했다. 가회동 일대는 ‘북촌’이란 별칭으로 불렸을 정도다.

이 지역은 현재도 부유층이 대거 모여 산다. 한국의 전통 부촌 1번지로 꼽히는 성북구 성북동 단독주택가는 우리나라 재벌의 집합처라 할 만하다. 원래 이곳은 박정희 정권 시절 정·관계 인사들이 청와대와 가깝다는 이유로 자리 잡고 있었는데, 1970년대부터 정권 주도의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대기업 총수 등 한국의 부자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김상하 삼양사 회장 등을 비롯해 재벌 1세대 및 중견 기업인 10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특히 현대그룹의 재벌 가족은 이곳에서 ‘성북동 일가’를 이뤘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과 그 아들 가족,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이곳에 둥지를 틀어 그 명당 기운을 누린다. 최근에도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한남동 단독주택에서 벗어나 성북동 북악산 자락에 100억 원 넘게 들여 단독주택을 신축했다.

‘전통 명당’ 성북·강남 지고 ‘新 명당’ 부암·구로 뜬다

한양도성 내 전통 명당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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