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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안보연애소설

려명黎明

8장 회수작전(回收作戰)

려명黎明

2/12
최영수가 빌린 승합차는 한국산 봉고였고 조선족 기사까지 딸렸다. 기름값 제하고 운전사 비용까지 하루에 120달러, 장거리를 뛰면 운전사 숙식비도 부담한다는 조건이다.

“어디로 가십니까?”

관광객이 빠져나간 로비 옆쪽 커피숍은 썰렁했다. 40대쯤의 운전사가 윤기철에게 물었다. 윤기철은 아직 안내원 최영수에게도 목적지를 말해주지 않았다. 양무현 미관을 지도에서 찾고 나서 얼버무렸다. 미리 운전사에게 알려준다면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운전사는 물론이고 안내원 최영수까지 북한의 정보원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탈북자 안내단체를 통하는 것이 가장 무난했겠지만 시간이 없었다. 숨을 들이켠 윤기철이 운전사를 똑바로 보았다.

“양무현 미관까지 몇 시간이나 걸릴까요?”

“양무현 미관이라.”



그때 운전사의 시선이 최영수에게로 옮겨지려다 탁자 위로 떨어졌다. 최영수가 운전사에게 목적지를 말한 것 같다. 운전사가 머리를 들고 윤기철을 보았다.

“지금 출발하면 다섯 시간쯤 걸립니다. 더 걸릴 수가 있고요.”

“…”

“근처에 독립군 묘지하고 고구려 때인지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성벽터가 있을 뿐인데, 관광객이 잘 안 가는 곳입니다.”

“그곳까지 갔다가 오늘밤에 돌아올 수 있겠지요?”

“그거야….”

마침내 운전사의 시선이 최영수와 부딪쳤다가 돌아왔다. 반쯤 대머리인 사내의 얼굴에 개기름이 번질거린다. 눈동자가 흔들거렸고 구취가 풍겼다.

“그런데 그곳까지 왜 가십니까?”

운전사가 묻자 윤기철이 호흡을 가다듬었다. 조금 전부터 각오는 했다.

“왜요? 이상합니까?”

되묻자 운전사가 쓴웃음을 지었다.

“제가 아니더라도 다 그렇게 물었을 겁니다. 모두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까요.”

“…”

“지리도 모르시면서 대뜸 국경과 가까운 마을로 가자고 하면 탈북자 데리러 가는 것으로 알 겁니다.”

“…”

“만일 그렇게 하다가 공안에게 적발되면 우리 끝장입니다. 망하는 거죠. 우리만 망하는 게 아니라 가족까지 거지가 되는 겁니다.”

그때 윤기철이 물었다.

“얼마면 하겠소?”

최영수와 운전사가 얼굴을 마주 보았다. 윤기철이 의자에 등을 붙였을 때 최영수가 물었다.

“몇 명입니까?”

“한 명.”

“남자인가요?”

“여자.”

“고위직입니까?”

“이 사람들이 가격 올리려고 별걸 다 따지는구먼. 이보쇼, 고위직이면 내가 당신들 붙잡고 이러겠소? 기관에서 나섰지?”

버럭 화를 낸 윤기철이 다시 의자에 등을 붙였다.

“그냥 아는 여자요. 내가 엉겁결에 끼어들어서 지금 이렇게 빼도 박도 못하고 이러고 있다고요.”

“우리는 모든 것을 걸어야 할 테니 우리 둘 몫으로 3000달러 내십시오.”

최영수가 어깨를 부풀리며 말했다.

“제가 1000달러, 여기 있는 장형이 2000달러 먹습니다. 물론 경비 다 포함해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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